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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리 Feb 06. 2025

교수 아니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입니다

8년차 보따리 장수의 고군분투 대학 적응기

나는 대학 온라인 카지노 게임다. 2018년부터 수업을 했으니, 햇수로는 8년 차에 접어들었다. 대한민국 최남단에서 서울 수도권까지 가리지 않고 출강하는 난, 그야말로 지식 보따리장수다. 내가 팔고 있는 교육 서비스는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영상 창작’ 분야다. 하나만 하면 어려운 세상이니 최근에는 생성형 AI 분야로 슬금슬금 눈을 돌리는 중이다.


운 좋게도 남들보다 좀 더 일찍 대학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되었다. 박사학위를 마치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경력을 시작하는 이가 많은데, 내 전공의 특수성과 적절한 조력자의 만남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대학에서 강의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내 또 다른 이름은 대학원생이다. 이러한 이유로 낮에는 선생, 밤에는 학생으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박사학위 과정 중이라 전임 지원 자격이 없으며 1년 단위로 계약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일 뿐이지만, 임용된 학교에서는 나를 ‘교수님’이라고 불러준다. 학교 밖 사람들은 대학에서 가르치면 다 교수 아냐? 이렇게 생각하곤 하지만, 여기엔 큰 차이가 있다. 기업으로 따지자면 교수는 정규직이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계약직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나를 교수라고 불러주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예우 차원이다. 걸출한 능력을 갖춘 이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소소한 능력 하나로 허울만은 그럴듯한 직함으로 불리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교수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차이를 잘 모르는 나의 순진한 학생들은 때론 이렇게 질문한다.

“교수님을 뵙고자 하는데 연구실이 어디 있나요?”


그런 학생에게 이렇게 답한다.

“본관 주차장에서 0000 번호의 자동차를 찾으렴”


그렇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는 연구실이 없다. 자동차가 연구실이자 휴게실이며 이동 수단이다.


대학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경력이 쌓여갈수록, 한 직장에서 꾸준히 재직한 직장인과 다른 부분이 크게 보이기 시작한다. 긍정 회로 먼저 돌려보자. 우선 방학이 있다. 1년 중 4개월은 방학으로 이 시기에 논문을 준비하거나 공부하거나 수업을 준비한다.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다.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직원 혹은 조교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주 마주하지 않아도 되며, 대하기 어려운 학과장 교수님 또한 학기 초와 학기 말에만 면담한다. 주 고객인 학생과의 소통에만 집중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권태에 빠질 시간을 주지 않는다. 학기마다 스케줄이 바뀌고 출강하는 학교 라인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긍정적 사고와 부정적 태도는 종이 한 장 차이다. 4개월 동안의 방학은 생계의 공백을 의미한다. 학기 중 버는 돈이 중위소득 이상이라 할지라도 방학을 포함하고 계산하면 정부 지원이 필요한 수준의 연봉이 된다. 혼자 일하기에 학생 외에는 마주하는 이들이 적으며, 잘못하다가는 업계의 정보가 원천 차단되어 고립무원의 신세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안정적인 환경이 중요한 성격이라면 3개월 단위로 바뀌는 생활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낄지도 모른다. 일사분기와 삼사분기에는 채용공고의 홍수에서 무한 이력서 지옥에 빠져 살며, 이사분기와 사사분기에는 매일 다른 학교로 분주하게 출퇴근하기 때문이다. 1년 단위로 최장 3년에 걸쳐 계약해야 하는 불안정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게다가 대학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월 60시간 미만으로 근무하기에 건강보험 가입이 어렵다. 나 역시도 모친의 등에 달라붙어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로 연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말하길 좋아하고 안정보다 변화를 선호하는 나에게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대학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최적의 직업 중 하나다. 수업이 끝난 어느 저녁, 집에서 밥을 먹으며 생각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열심히 내 말을 들어주고, 돈도 주면서 대우해 주고, 방학까지 있는 삶이라니. 꽤 멋지지 않은가?


반대로 새벽 4시에 일어나 KTX를 타러 가는 길이거나, 폭우를 뚫고 출근해야 하는 아침엔 이런 생각을 한다


매일 출근하는 학교가 다르기에 겪는 체력 소모에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 하루살이라니. 불안한 삶이 따로 없네.


이렇듯 대학 온라인 카지노 게임라는 직업은 6개월 단위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며 많은 걸 배울 수 있지만, 반대로는 안정적이지 못해 한 치 앞을 살피기 어렵다. 앞으로 이어지는 브런치에서는 대학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살면서 겪은 사연과 햇병아리 교육자의 생각을 정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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