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1일 -『그래도 우리의 나날』이 불러온 카지노 게임들
세계 최고의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소설이다.
그래도 우리의 나날.
도서관 입구큐레이션 추천 서가.추천 도서 가운데 오늘 눈길을 끈 건 시바타 쇼의 그『그래도 우리의 나날』(권남희 옮김, 문학동네)이었다. 그 책을 추천한 이가추천한 이유 가운데는 신형철의 짧은 글이 있었다.
'세계 최고의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소설이다.'
신형철 평론가의 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세계 최고의 소설'보다 신형철 평론가의 '내 인생의 소설'이 훨씬 궁금했다.
아내에게 도서관에서 빌린 책 이야기를 하다가 『그래도 우리의 나날』이라는 제목이 생각나지않고, '시바타'라는 특이한 이름만 생각나서 스마트폰을 열어 검색했다. 신형철, 시바타, 책 추천.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③그래도 우리의 날들 - 시바타 쇼.
경향신문 연재 컬럼이었다. 신형철 평론가는 2018년에쓴 이 글의 끝에 『그래도 우리의 나날』은 '세계 최고의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소설이다.'라고 썼다.'내 인생의 책'은 명사들이인생책 다섯 권을 소개하는 연재였다. 2022년까지 이어졌다. 소설가나 예술가도 있고 어떤 어떤 기관의 '장'들도 많았다.
...시대를 바꾸는 건 어떤 카지노 게임을 하느냐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권위의 구도 바깥에서
누구의 목소리를 불러오느냐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온라인 경향신문에 들어가 '내 인생의 책'을 넘겨보다가, 또 클릭! 클릭!하며 옮겨다니다 보니 어느새'위근우의 리플레이'를 읽고 있었다.안성재 셰프가 손석희의 카지노 게임들에 출연해 말한 '워라밸'이 이슈인 듯했다. 며칠 사이 여러 지면에서 봤다.
안성재의 ‘워라밸’ 발언과 명사 토크쇼로서 <손석희의 카지노 게임들의 한계 : 경향신문
위근우 작가(기자)는 '문제는 이처럼 개인화된 미덕이 사회적 맥락 안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담론화되는지에 대한 저널리즘적 고민과 카지노 게임이 동반되지 않을 때, 명사의 성공담은 흔한 자기개발과 공정의 서사로 환원된다는 것'라고 전제하며, 안성재 셰프가 말한 워라밸의 위험성과 좀 더 깊이 있는 카지노 게임들로 나아가지 못한 손석희의 진행을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한국경제TV가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 규제 예외'로 안성재 셰프의 인터뷰를 활용한 사례를 들었다.
나는 위근우 작가의 글 가운데 '미래라는 것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불확실해졌기 때문에' 지금 워라밸을 추구한다는 말에 동의했다. 그리고 그가 던진 마지막 '카지노 게임'을 인상깊게 읽었다.
'정말 시대를 바꾸는 건 어떤 질문을 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질문하고 누가 답할지 이미 정해진 권위의 구도 바깥에서 누구의 목소리를 불러오느냐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 '유발 하라리: AI 시대, 인간의 길' 강연에 다녀왔다. 유발 하라리는 스스로생각하는 정보(AI)의 등장을 경고했다.심지어 먹지도 마시도 잠을 자지도 않으며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일을 수행하는. '트렌드코리아2024'가 뽑았던 열 가지 키워드 가운데 '호모 프롬프트'가 있었다. 프롬프트에 어떤 카지노 게임을 할 것이냐? AI에게 무엇을 묻고 또는 입력할 것이냐?이것이 무척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AI가 어떤 존재로 진화할지 우리는 알 수 없다.인류가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개체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AI에게 카지노 게임하며 AI에 적응하는 방법을 익혀 나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반대로 종속될 수도 있겠고.뜻밖에도 중요한 건 인간의 불완전함이다.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나조차 나를 알 수 없는 게 인간이고, 내 속에 너무 많은 나를 너무도 잘 아는 게 AI일 테니까. 그 차이가 둘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지 않을까.
잊을 뻔했다. 신형철 평론가가 경향신문'내 인생의 책'에 밝힌 인생 책은 다음과 같다.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 ⑤성의 변증법 -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 ④스토너 - 존 윌리엄스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 ③그래도 우리의 날들 - 시바타 쇼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 ②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 손턴 와일더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 ①두이노의 비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리고 그 세번째 책, 시바타 쇼가 쓴 『그래도 우리의 나날』은 같은 문장을 두 번 반복하며 끝이 난다.
"카지노 게임 너는 어땠어?"
"카지노 게임 너는 어땠어?"
아직 읽지는 않았다. 읽기 전에 마지막 장부터 열어봤는데(늘 그러지는 않는다) 이 문장을 읽고나니더욱 궁금해졌다.『그래도 우리의 나날』을 읽고 나면이 두서 없는 글에 질서가 생길 수도. 아님 더 큰 카지노 게임이 생겨날지도.물론 질서가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