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내리던 날 받은 잊지 못할 퇴사 선물
2024년 11월의 어느 날. 이례적으로 눈이 많이 내린 날이었다. 첫눈이자, 기록적인 폭설이었다. 출근길부터 펑펑 쏟아지던 함박눈은 점심시간이 다가와도 멈출 줄 몰랐다. 금방 그치겠지 했던 눈은 점점 더 거세졌고,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까지 걸어가는 길은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오늘 점심은 우리 팀 막내들과 함께 먹기로 했다. 작년과 올해 들어온 신입 후배들 세명과 함께 하는 점심. 그냥 퇴사 전 밥 한 끼 하면서 짧지만 같이 있었던 회사생활 이야기를 하면서 맛있는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다.
세 명의 후배는 내가 멘토로 처음 맡았던 인턴사원들이었다. 인턴 기간 동안 이제 막 회사라는 세상을 마주한 친구들에게 ‘회사란 곳은 이렇다’며 어설픈 조언도 해주고, 같이 야근하면서 “너네 잘하고 있어”라는 말로 응원해 주기도 했던 카지노 게임었다.
오전 업무를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회사건물 밖으로 나섰다. 아쉽게도 카지노 게임 한 명은 회의가 길어져 조금 늦는다고 해서 다른 카지노 게임 두 명과 먼저 식당으로 향했다. 눈은 여전히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내리고 있었다. 식당에 도착해서 예약해 놓은 테이블을 안내받고 자리에 앉았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잠시 후 문 쪽에서 함박눈을 머리에 한가득 쓴 채 카지노 게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 죄송해요! 회의가 늦게 끝나서…”
몸에 눈을 잔뜩 뒤집어쓰고 식당에 들어온 후배의 두 손에는 꽃이 가득 담긴 운동화 상자가 들려 있었다. 후배의 양손은 얼어서 빨개져있었고, 눈을 피해 오느라 가쁘게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후배의 손에 들려져 있는 선물 상자를 보고서는 입이 벌어진 채로 잠시 멍하니 있었다. 알고 보니, 오늘 점심은 그냥 식사가 아니었다. 세 명의 후배들이, 내가 퇴사한다고 하니 앞으로 꽃길만 걸으라는 의미로 운동화 상자에 꽃을 한가득 담아 준비한 선물을 준비했던 거다.
“책임님, 앞으로 가시는 길, 카지노 게임만 걸어가세요.”
퇴사 전의 며칠은 매일 눈물이 나고, 매일 감정이 출렁였다. 하지만 이 날처럼, 마음이 따뜻해서 울컥한 날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13년 동안 이곳에서 보낸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고, 내가 쌓아온 관계와 마음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는 걸 조용히, 그리고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꽃이 담긴 운동화 상자를 품에 안고 다시 카지노 게임로 돌아갔다. 추운 날씨에 눈은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내리고 있었지만, 내 손에 들려 있던 꽃들은 유독 따뜻했다. 그리고 그 온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동안 카지노 게임에서 걸어온 시간이 나를 만들어 주었고, 함께했던 사람들이 그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었음을, 나는 그날 선명히 깨달았다.
살면서 누구나 ‘떠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 순간이 아프지 않으려면, 결국 ‘지금’이 진심이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관계는 시간이 쌓여야 피어나고, 마음은 말보다 행동으로 전해진다. 나는 이 카지노 게임 준비해 준 ‘꽃신’과 ‘꽃길’을 통해 지금껏 내가 나름대로 괜찮게 살아왔다는 걸,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는 다짐을 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