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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Apr 24. 2025

카지노 가입 쿠폰 운이 좋다

유난히 운이 좋은 것만 같은 날이 있었다. 버스를 타러 가는데, 정류장에 도착해서 1분이 채 되지 않아 타려는 버스가 왔다. 내가 도착하면 계속해서 버스가 왔다. 비가 한참 내리다가, 내가 나가려 할 때쯤에는 비가 점점 잦아들기도 했다. 모든 게 내가 원하는 대로 풀리는 그런 날이었다. 여러 가지가 모두 너무 잘 풀린다 말하자, 친구가 내게 로또를 사라고 했다. 하지만 나의 행운들을 너무 소소하게 나눠 쓴 것인지 큰 한방의 행운은 찾아오진 않았다.나는 종종 카지노 가입 쿠폰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요즘 꽤나 만족스러운 일상을 보내고 있어서인지, 내가 대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자리잡지 못한 "연구교수"라는 직함을 달았지만 "교수"같은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 근로자로 대학에서 일하고 있을 뿐이니- 내 나이에 이 위치라면 딱히 삶이 잘 풀렸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대단하게 큰 행운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삶을 이루는 소소한 면에서 난 운이 좋다.


우선, 나는 매우 기쁜 마음으로 연구실로 향한다. 아침 출근길에 기대감을 가지고 출근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나는 일하기 위해서 출근한다기보다, 연구를 하러 출근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쩌면 일을 한 거다. 연구 아이디어나, 발표자료를 준비하거나, 보스에게 과제 미팅을 위한 데이터들을 정리한다. 아침 6시에도 하고, 새벽 1시에도 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싫지가 않다. 내가 일했다고 말하자, 친구가 대단하다며 자신은 아무 쓸데없는 쇼츠나 봤다 말하며 나를 칭찬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다른 게 없었다. 우리 모두 "도파민"을 위한 행동을 한 것뿐이다. 나는 재밌어서 한 거다.


연구가 잘 될 때는 나는 종종 주말에도 일요일에도 내내 연구실에 있기도 한다. 그럴 때면 친구들이 말한다. "뭐 하러 그렇게 해.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사실 "근로자"로 자신의 권리를 위해 (노동법을 위해 애써온 많은 조상님들을 생각하면) 노동법을지키는 게 맞다. 그런데, 내가 속한 대학교의 연구실은 뭐랄까, 회사의 연구실과는 다르다. 모든 게 더 자유로워서 내가 연구하고 싶은 시간에 자유롭게 할 수 있다.그래서돈이 아닌 나의 마음으로 일을 하러 간다. 그저 재밌어서, 주말 내내기다리기에 얼른 연구 결과를 확인하고 싶어서, 그 궁금증을 참을 수 없기에 나는 연구실에 간 거다. 돈이 내게 답을 찾았을 때보다 큰 기쁨을 줄 것 같지 않다. 그러니 일요일에 자진해서 일하러 나가는 이 마음은, 돈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거다. 물론, 돈을 더 준다면 좋기는 할 거다. 일요일에 일을 하고, 저녁에 더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을 테니까.


하는 일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 외에도 카지노 가입 쿠폰 운이 좋다. 지금 나의 보스는 지금껏 내가 만난 연구책임자(PI)중 베스트이다. 이분은 세계적인 석학이다. 이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그렇기에 학회를 가서 이 분이 발표를 할 시간이 다가오면, 학회장에 사람들이 들어오며 학회장을 가득 메운다.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일을 하시는 것 같다. (내 메일의 답장을 보면 말이다.) 연구 열정이 대단하셔서, 내게도 계속 내가 하고 있는 연구들에 참고하라며 자료를 보내주신다. 그렇지만 내가 진행하는 일들에 대한 간섭은 전혀 없다. 나를 지지해주는데 압박은 없다. 최고다.


내가 무엇보다 내 보스에 대해 좋아하는 것은, 공동연구에 대한 추진력이다. 많은 연구들이 공동으로 진행되는 시대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모여, 더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는 거다. 일단, 이 분은 워낙 유명한 분이다 보니- 공동연구 제안에 스스럼없으시고, 아는 이들도 많다. 네트워크 잘 형성되어 있다. 이런 데는 이 분의 연구 실적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품도 영향이 있을 거다. 얼마 전 아침 9시에 내가 가지고 있는 물질의 어떤 가능성이 보였다. 하지만 그건 공동연구가 필요했다. 이 분자가 왜 그런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지 정리하여 보스에게 보냈다. 답장이 없었다. 2시간 뒤 보스의 이름으로 메일이 왔다. 내가 보낸 내용으로 공동연구 제안을 바로 보내셨더라. 그런 후, 1시간 뒤에 공동연구를 하자고 물질을 보내달라는 답장이 오더라. 아직 점심도 먹기 전에 - 그렇게 일이 처리되었다.


내가 많은 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 그럴 때면 매번 "좋습니다."라는 답을 받아서, 의아했다. 내가 제안하는 모든 것이 좋을 리가 없다는 자신에 대한 의심에서였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제안에 대해서는 그게 이전 보고된, 내가 첨부한 논문과의 차이점이 뭐냐 되물으셨다. 내가 보내는 모든 자료들을 확인하고 내게 답을 하시던 거였단 얘기다. 그렇다는 것을 뒷받침하듯, 생각해 보면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들에 대해- 내가 '아 이건 진짜 꽤 괜찮은 아이디어야.'싶은 주제들에 대해 "좋습니다"라고 대답하신 경우, 늦어도 하루 내에 그에 관한 참고 자료 같은 것을 보내시곤 했다. 그러니 이 분은 그냥 "예스맨"은 아니었던 거다.


자신이 재밌어서 하는 일을, 좋은 상사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아무 트러블 없는 직장 동료 (대다수가 학생이지만)들과 지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일이 삶의 전부는 아니지만 - 일 자체가 삶에서 차지하는 시간이 상당한데, 그 시간을 이렇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 운이 좋다.


주말에도 신나서 연구실에 나가 연구를 하고 데이터를 뽑아낸다. 만족스러운 결과이기도 조금 아쉬움도 있지만 이런저런 마음 모두 안고, 미리 예약해 둔 레스토랑에 간다. 주변에는 모두 데이트하는 연인들이 가득 차 있었지만, 나 홀로 식사를 즐긴다. 와인도 곁들이고. 그렇게 주말을 마무리하고 다시 월요일이 된다. 월요일 아침에도 이번 주에 확인하고 싶은 것들이 있기에 그 궁금증에 연구실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그렇게 주중에 일을 하다가 퇴근 후, 좋아하는 밴드의 내한공연도 간다. 행복과 사랑이 가득한 공연이었다. 그 공연을 신나게 즐기며, 퇴장하는 스탠딩 존의 사람이 넘쳐나 1시간이 걸렸음에도 나는, '나는 운이 좋아'라고 생각했다. 짜증 따위는 없었다. 나는 꽤 좋은 삶을 살고 있다 생각했다. 어차피 내가 바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저 즐거움. 재밌는 것을 하며 살면 된다. 어쩌면 나는 엄청난 도파민 중독자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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