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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효진 Aug 03. 2018

모든 상태의 초코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


아침밥으로 초코카지노 쿠폰를 먹었다. 과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줄 알고 몇십 년을 살아왔는데, 알고 보니 종류를 바꿔가며 과자 중독에 빠지는 사람이었다. 그동안 맛동산과 빈츠, 홈런볼, 꼬북칩, 꼬깔콘 허니버터맛 등이 명예의 전당을 거쳐갔다. 눈 뜨자마자 새우깡 한 봉지를 비우기도 하고, 마감을 핑계로 자갈치와 초코송이를 한입에 털어 넣기도 한다. 이 모든 과자를 제치고 나만의 '언제나 먹고 싶어, 이 과자!' 리스트 1순위에 올라 있는 것은 초코카지노 쿠폰다. 12개짜리 한 박스를 사 오면 앉은자리에서 연달아 4개 정도는 먹어 치운다. 내용물이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봉지를 뜯고, 절반 정도 크게 베어 먹고 나면 반드시 단면을 확인한다. 이로 깨끗하게 잘린 마시멜로의 단면을 보는 게 나름의 의식이다. 남들 앞에서는 굳이 하지 않는 행동이지만.


마시멜로 자체에는 별 흥미를 못 느낀다. 딱히 어떤 맛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파이 부분만 따로 먹는 것도 푸석해서 별로다. 그러니 파이와 파이 사이에 마시멜로를 끼워 만든 초코카지노 쿠폰는 얼마나 천재적인 아이디어인지. 마시멜로 덕분에 파이의 푸석함은 묻히고, 파이 덕분에 마시멜로의 느끼함도 잡힌다. (실은 초코카지노 쿠폰의 이 '파이' 부분을 파이라고 해야 할지, 케이크라고 해야 할지, 빵이라고 해야 할지 헷갈리지만 일단은 파이라고 해 둔다) 크림보다 가볍고 폭신폭신하면서도 나름 쫀득한 식감도 훌륭하다.


초코카지노 쿠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알고 있다. 첫째, 그냥 먹는다. 맛있다. 둘째, 얼려 먹는다. 조금 딱딱해지는 게 문제지만 역시 맛있다. 셋째, 냉장고에 넣어뒀다 차갑게 먹는다. 그냥 먹는 방법 다음으로 맛있다. 그중 가장 괴상한 건 이거다. 초코카지노 쿠폰가 든 봉지를 주먹으로 마구 내려쳐서 가루를 만든 다음, 봉지째 손 안에서 동그랗게 궁굴린다. 단단한 경단 모양이 될 때쯤 봉지를 뜯고 꺼내 먹는다. 당연히 맛있지만 마시멜로의 식감을 중요시하는 나의 원칙에는 어긋나므로 이렇게 먹는 일은 잘 없다. 이 밖에 파이 부분을 먼저 먹어치우고 남은 마시멜로를 마저 먹는다는 선택지도 있지만, 아무래도 깔끔한 모양새는 아니다. 그렇게 재료를 따로따로 발라내듯이 먹는 건 핫도그로 충분하다.


초코카지노 쿠폰는 비슷한 다른 과자와 늘 비교되고는 한다. 대략 파이 사이에 크림이나 잼 등이 끼워져 있는 몽쉘, 빅파이, 오예스 같은 것들이다. 눈앞에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집어 먹을 정도로 전부 좋아하는 과자들이지만 그래도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내 선택은 항상 초코카지노 쿠폰다. 편의점에서 500원을 주고 낱개로 사 먹더라도 돈이 아깝지 않다. 단, 오리온에서 나온 것으로. 똑같아 보여도 롯데에서 만든 초코카지노 쿠폰는 오리온 것보다 전체적으로 딱딱하고, 초코도 잘 녹지 않아 입 안에서 겉돈다. 그것만 확인하고 나면 초코카지노 쿠폰는 어떤 상태든 다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요즘처럼 더운 날 초코가 봉지에 잔뜩 녹아 붙은 것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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