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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민 HEYMIN Jul 21. 2021

저 카지노 쿠폰했습니다.

노들섬에서 쓴 카지노 쿠폰 후 첫일기


저 카지노 쿠폰했습니다.


작년 9월,공공기관 카지노 게임 추천가 되고라는글을 이곳에 남겨두었는데 이렇게 가까운 시기에 카지노 쿠폰를 결정할 줄은몰랐네요. 그래도 돌아보면 어떤 선택을 내리든 그것이 모이고 모여 제 뿌리를 잡아주는 귀한 거름이 되어주더군요. 이번에도 참 어렵게 결정했지만 이 선택과 지난 2년의 경험이다시 한번 귀한 거름이 되어주길 기대해봅니다. 이제 조금 더 자유로운 디자이너의 일상으로 돌아와 제 마음을 끌어당기는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인생에 있어 다음 스텝이 되어줄만한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여튼.


오랜만에 메모장을 들여다보다 지난 6월에 적어둔 일기를 읽었습니다. 카지노 쿠폰 후의 마음을 기록한 글이었습니다. 그 마음을 남겨두고 싶어 이렇게 브런치에 옮겨 적어봅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노들섬을 꽤 찾았습니다. 드라마 '스타트업'을 흥미롭게 보고나서 촬영지가 그곳이라는 말에 언제 한번 가야지 마음만 먹다가 드디어 찾았네요. 노들서가 1층에 들어서면 한 벽이 모두 유리창으로 된 곳이 있습니다. 그 앞에는 책을 읽거나 일을 할 수 있는 아늑한 자리가 여럿 있는데 비가 오는 날이든 해가 쨍한 날이든 몸과 마음의 여유를 가득 채워주는 곳으로는 정말 그만한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유리면을 제외한 다른 벽에는 누군가의 흔적이 느껴지는 여러권의 책이 빼곡히 꽂혀있습니다. 노들섬에 다녀간 직장인, 학생, 취준생, 알바생, 주부 그 외 이름 말고 어떤 '일'로서 정의되어 살아가는 많은 분들의 짧은 푸념 혹은 인생사들이 저마다의 글씨체로 녹아있습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노들서가에서 여기저기 비치해둔 종이들 덕분입니다. 종이에 글을 적고 풀칠을 한 뒤 찍혀있는 점선대로 접어 붙이면 한 권의 책이 됩니다. 제목도 직접 적을 수 있죠. 완성이 되면 원하는 책장 괜찮은 곳에 꽂아두면 됩니다.


한 자리에 서거나 앉아서 책장을 바라봅니다. 뭔가 눈에 드는 책 서너권을 빼서 읽다보면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쉼이 되거나, 허기진 마음을 달래고 미소짓게 하는 고요한 대화가 되어줍니다. 어쩌다 이 글에 닿은 분들도 그 고요한 쉼과 대화의 맛을 꼭 느껴보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6월에 적었던 저의 카지노 쿠폰 후 첫 일기이자 상반기 회고를 남겨두고 갑니다. 매번 꿈에 가까워지는 하루였기를 바란다며 글을 마무리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좀 다르게 적을게요. 오늘은 '여유'에 더 가까워지는 하루였기를!곧 새로운 글로 올게요 :)




6월 3일 목요일


여기는 노들섬.

오후 4시를 조금 넘은 시간.

목요일 이 시간에 나는 이곳에 있다.



회사를 다닐 때는 오늘이 몇 월 몇 일, 어느 요일인지 항상 예민해야만 카지노 쿠폰. 결재문서에 어쩌다 21년이 아니라 20년이라고 적을 때면 1이 작아진 숫자 대신 되려 과장님 잔소리는 1이 늘었다. 그 때마다 숫자 하나도 챙기지 못한 스스로에게 실망감이 들다가, 이내 숫자 하나 때문에 한 소리 듣는 게 억울해 속상함이 쫓아왔다. 그리고 오후 3시가 되면 어김없이 업무일지를 적었다. 그 때마다 모니터 오른쪽 아래에 뜨는 날짜와 시간을 확인하는데, 그러니 오늘이 몇 월 몇 일인지 절대 모르고 지나칠 수 없었다.


그런데 카지노 쿠폰를 하고나니 21이 20이 되는 건 그냥 지우고 다시 쓰면 되는, 내 일기장에서나 벌어지는 가벼운 일이 되었다.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사라지니 요일 세는 일도 거의 없다. 일요일이 월요일 같기도 하고 혹은 그 반대이기도 하다. 방금 전에도 휴대폰을 깨워 오늘이 유월 언제인지, 무슨 요일인지 확인했다. 문득 6이라는 숫자가 낯설다. 매년 그렇듯, 일년을 상반기 하반기 두쪽으로 쪼개는 6월을 맞이하니 지나간 반쪽의 다섯 달이 떠올랐다.



몇 가지 장면이 스친다.


올해 첫 날 1월1일. 병원에서 먹었던 아침상. 오랜만에 보는 은빛 급식판이었는데 하얀 쌀밥과 된장국, 정갈한 몇 가지 찬이 참 가지런카지노 쿠폰. 맛은 그리 있지도 없지도 않았다. 지나치게 평범한 맛이었지만 그 아침상은 ‘아침에 차려진 상’ 이상의 것이었다. 하필이면 12월31일 수술을 하게 된 나 때문에 1월1일 빨간 날에도 출근해야했던 아주머니의 수고로움으로 간이 된, 지나치게 감사한 상이었다.


그리고 4월 언제더라. 카지노 쿠폰하기 전 찾아간 회사 옥상뷰가 떠올랐다. 어떤 분 말로는 그 옥상이 여의도 불꽃축제가 한창일 때 굳이 수많은 인파 속에 들지 않아도 불꽃 번지는 밤하늘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명당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 그 불꽃놀이를 보지 못한 채, 맑게 갠 대낮의 여의도뷰를 마지막으로 회사를 나왔다. 불꽃놀이 명당에 서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저 반짝이는 불꽃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카지노 쿠폰를 했다.


마지막으로 한창 볕이 좋던 5월의 어느 날.산에서 맞은 소나기가 떠올랐다. 카지노 쿠폰 후에 어딜 가야 먼지조각 부유하는 마음을 투명하게 개워낼 수 있는지 고민하다가 이름부터 풀냄새 풍기는 ‘청송’을 택했다. 하루는 폭포가 유명하다는 주왕산을 찾았는데 부침개와 산채비빔밥으로 배를 채우고 30분 정도 올랐을까 갑자기 후두두두 소나기가 내렸다.비를 피해 이미 지나온 쪽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꽤 돌아와서야 마주한 화장실. 건물 입구에 좁게 뻗은 처마 아래 어린아이처럼 가방을 안고 쪼그려 앉았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릴까 그냥 내려갈까, 해가 드는 거 같은데 금새 그치지 않을까? 여기까지 왔는데 폭포 못 보는 건 아쉽잖아. 오, 이제 덜 오는 거 같다!


시간이 흐르고 비는 점점 잦아들었다. 아까나 지금이나 우산 없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잦아든 비를 보니 이제는 맞아도 될 것처럼 느껴졌다.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온 길을 다시 걸었다. 폭포가 꼭 보고 싶었다. 얼마 카지노 쿠폰지 않아 눈앞에 나타났다. 투명한 물줄기와 계곡물을 보니 감탄사가 끊이지 않았다.


우와, 이걸 못 봤으면 이렇게 좋을거라고 상상도 못했겠지?


참 다행이었다. 비가 걱정되어 바로 내려갔다면 폭포는 그저 멈춰있는 폭포였을 것이다. 소나기 때문에 포기한 폭포 사진에 머물렀을테니까. 카지노 쿠폰고보니 마냥 야속했던 비가, 잠깐 오는 소나기였다는게 되려 고마워졌다.


앞으로도 소나기 같은 일은 더 있을테고 그럼 또 서너살 아이처럼 쪼그려 앉아 시무룩하기도 할테지만 그래도 이제는 별 거 아닌 듯 다시 일어나 나아가지 않을까.


이 글은 노들서가의 책장에 꽂혀있던 ‘글쓰기가 있는 삶’이라는 책 덕분에 쓰여진 글이다. ‘베테랑’이라는 필명을 적어두신 그 분도 브런치에 글을 적고 있다고 했다. 혹시나 브런치 필명도 같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검색해봤지만 그런 이름을 가진 작가는 없었다. 어쩌다 이 글을 보신다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 글 덕에 나도 글을 쓰고 싶었다고. 어쩌면 당신은 생각보다 더 글을 잘 짓는, 좋은 글솜씨를 타고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그러니 계속 글을 써달라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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