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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Jan 21. 2025

방 한 칸이 줄어드는 집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할 방법은? ③

미리미리 카지노 게임 추천

카지노 게임 추천 견적 내러 오신 분에게 이삿날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게 뭐냐고 여쭸다. 75리터짜리 카지노 게임 추천봉투라고 했다. 보통은 세 개 정도 필요한데, 우리 집은 정리가 잘되어 있는 편이라 두 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분이 가시고 마침 카지노 게임 추천봉투가 다 떨어져서 동네 슈퍼에 갔다. 평소보다 두 배 더 큰 20리터짜리로 세 개를 샀다. 온 김에 이삿날 필요하다는 75리터 카지노 게임 추천봉투도 달라고 했다. 혹시 몰라서 하나를 더 보태 세 장을 사서 집에 왔다.


일주일 동안 짐 정리를 하면서, 20리터 세 개를 모두 사용했고 75리터 한 개도 꽉 채워서 버렸다. 어제 또 한 개의 75리터 봉투를 채워서 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마지막 세 번째 75리터 봉투가 카지노 게임 추천로 가슴까지 차올라 있다. 아마 그 봉투는 오늘 안으로 목까지 꽉 차서 내다 버려질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이삿짐센터가 주문한 두 개의 봉투에 여분의 한 개까지 사용했다. 내일 아침에는 생활카지노 게임 추천용 봉투 20리터 세 개를 사러 간다. 그때 75리터 봉투를 세 개 더 살 예정이다. 이삿날 나올 카지노 게임 추천를 위해서는 그 전날 두 개의 봉투를 살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카지노 게임 추천를 위해 버린(그리고 버릴) 카지노 게임 추천 총량은


75리터 X 8개 = 600리터


가 된다.

1리터짜리 우유 600개가 쌓여 있는 셈인데, 이 정도면 이삿짐센터 사장님에게 카지노 게임 추천를 많이 버렸으니 카지노 게임 추천 비용을 좀 깎아달라고 흥정해도 먹힐 판이다.


이삿짐센터 사장님 말씀대로 우리 집이 정리가 잘된 편이라 치자. 그 잘된 정리의 실체는 600리터들이 카지노 게임 추천다. 만 4년 동안 내가 ‘잘’ 정리해 둔 건 물건이 아니고 카지노 게임 추천.

어떤 작가는 ‘엔트로피의 법칙’을 가져와 퇴고의 이유를 주장한 바 있다. 가만히 있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것에 먼지가 쌓이듯글도 그러하므로 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우주가 생겨먹은 게 그렇기 때문이란다.


법칙의 이름이 그럴듯해 보이고 복잡해 보여서 그렇지 사실 매우 단순한 이론이다. 며칠 가만히 있으면 집 안 꼴이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안다.

먹은 그릇은 씽크대에 차고 넘치고, 손님 한 명 없이 혼자 누워만 있었는데 옆자리에 손을 대면 회색의 먼지가 손에 묻는다. 조용히 볼일 보고 손만 씻었을 뿐인데 화장실에 가면 찌든 냄새가 청소를 미룬 우리를 혹독하게 꾸짖는다. 가만히만 있었는데 먼지가 쌓이고, 냄새가 다채롭게 층을 이루고, 짐이 늘어난다.

하도 신기해하고 놀라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인류애가 충만한 누군가가 그게 바로 우주의 일반적 법칙이라면서 위로를 해줬는지도 모르겠다.


2년~4년에 한 번씩 카지노 게임 추천를 다녔다. 복비에 카지노 게임 추천비용에 물리적 손실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대신 묵혀 있던 짐들을 버릴 기회를 가졌다. 돈 쓰면서 정리를 한다고, 역시 제 돈 들여야 정리도 깔끔하게 하는 거라고 카지노 게임 추천를 칭송했다.


그런데 공간이 줄어드는 카지노 게임 추천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피를 줄이기 위해 가지고 있던 큰 물건을 처분하는 경우는 없었다. 내다 버릴 물건을 찾아내기 위해 매의 눈이 된 나의 눈은 이제 모든 물건을 ‘버릴 것’으로 의심하고 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자 모든 것이 필요 이상 크게 느껴졌다. 절대 버릴 수 없을 것만 같던 3단 서랍과 5단 서랍을 버리겠다고 결정하고 나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가구들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질문 앞에 놓였다. 이렇게 말이다.


-식탁이 꼭 필요해? 그게 없으면 주방이 얼마나 넓어지겠어. 4인가족 이제 한자리에 앉을 시간도 별로 없는데. 씽크대를 아일랜드식탁으로 활용해도 되지 않겠어?

-김치냉장고가 꼭 필요해? 이제 김장 담가서 주실 분도 없는데 냉장고 하나로 충분하지 않겠어? 사서 쟁이지 말고 그때그때 조금씩 사서 먹어버려.

-냄비가 이렇게 종류별로 필요해? 작은 거 하나 큰 거 하나만 있으면 되는 거 아냐?

-선풍기가 꼭 필요해? 팬에 먼지만 쌓이지.


이런 식으로 모든 가구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급기야 남편에게 식탁을 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이 강경하게 반대한다.


“안 돼. 이건 내가 고른 거야.”


의외의 반응이었다. 그리고 바로 알겠다고 했다.

그래. 식탁은 남편의 추억과 자긍에 결부되어 있는 품목이구나.


아이들 책은 초등학생 때 읽었던 책들과 다 푼 문제집들이 폐기 대상이었다. 일인당 네 보따리씩 나왔다. 철 지난 옷도 꽤 되었다. 애착이 가는 옷들일수록 보들거렸다. 많이 입고 많이 빨았기 때문이다.

그중 일부를 걸레용으로 남겼다. 아낀다고 몇 번 안 입은 옷들은 오히려 폐기 목록 일순위가 되었다. 아끼다가 철이 지나고 해가 바뀌어서 유행에 뒤진 옷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역시 아끼는 옷은 아끼지 말고 입어야 그 값어치를 한다. 알겠지, 우리 아이들?


안 쓰고 접어 세워둔 트레이드밀(런닝머신), 미니 건조기, 에어컨을 샀더니 사은품으로 준 소리 많이 나는 선풍기, 고기 굽는 자이글. 생각보다 필요 없는 물건들이 많았다. 이를 어쩐다. 검색하니 폐가전제품방문수거 서비스가 있었다. 나는 바로 신청했다. 일주일 뒤의 방문이 어서 빨리 오기를 기도하는 맘이다.


꼭꼭 숨겨둔 물건들에 카지노 게임 추천라는 명패를 달아주면서 이런 상상을 한다. 아무 가구 없이 아주 작은 책상 하나와 내 몸에 딱 맞는 의자 하나만 있는 방을. 무언가를 들이고 그 안을 채우는 대신 있는 걸 나누고 비우고 버리는 일에 스며든다.집이 좁고 방 개수가 적어도 그 안이 물건으로 채워지지 않도록 감시하겠다 다짐한다. 그러기 위해 이곳 구석구석에 숨겨진 물건들에 미리미리 카지노 게임 추천라는 이름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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