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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안톤 Oct 25. 2020

엉덩이 30대 맞고 먹었던 오징어 무료 카지노 게임

서툴지만 따스한 정이 그리운 날

엎드려!

퍽! 퍽! 퍽!

체력좋고깡좋은스무살이었지만야구배트로엉덩이를맞는것은허리까지찌릿할정도의엄청난고통이다.
처음에는홈런을치는타자처럼머리뒤에서부터크게휘두르며내리치기 시작했다.
순간 엉덩이가 얼얼해지다가이내밀려오는고통에아파할틈도없이또한번크게휘두른방망이에고통이차곡차곡 누적된다.
그렇게한대, 두대맞던것이열대가넘어갈무렵부터때리는자와맞는자의인내심싸움이시작된다.
엎드려있던나는주장언니가일어나라고할때까지한번에쉼없이맞아야하고, 주장언니는숨이차고팔에힘이빠져도약속한서른대를모두때려야한다.
그렇게어느 늦은 저녁, 주장 언니와나는합숙소뒤체육관에서땀과눈물을쏟아냈다.


그날의 일로 인해 나는대학들어와서맞은엉덩이빠따(몽둥이로엉덩이를맞는다는의미)의최고기록을경신하였다.
주장언니는들고있던야구배트를바닥에내동댕이치듯던지며가뿐숨을몰아쉬었고, 나는일어나라는말이떨어지기무섭게엉덩이를두손으로감싸고제자리에서발을동동굴렀다.



고향이인천인나는대학축구부입단을위해일가친척하나없는울산으로가게되었다.
낯선환경과엄격한규율에 적응하기도 전에 향수병과사춘기비슷한무언가가찾아왔다.
집에가고싶은것은아니지만합숙소는나가고싶었고, 반항하고덤빌생각은없지만말은듣기싫은상태가된것이다.
오랜 속앓이끝에자취하고있던일반학생친구집에기거하며3일간잠수를탔다.
늘소원하던늦잠을자고방에서뒹굴며TV 보다가지루하면만화책을봤다.
그렇게잠시나마여유롭고평화로운(?) 휴식을취한뒤, 곱게숙소에복귀해서열심히운동할생각이었다. 멀리인천에서온가여운신입생의귀여운일탈로봐주겠거니하는근거없는자신감도함께.

3일만에복귀한합숙소는발칵뒤집어져있었다.
합숙소를무단으로이탈했기때문에학교측에서는일주일안에복귀하지않으면특기생자격박탈또는최악의경우퇴학조치를하겠다고으름장을놓은상태였다.
그런상황을알리없는나는이리저리눈을굴리며합숙소안으로조심스럽게들어갔다.
빨랫감을들고나오던동기가거실에서있던나를보고소스라치게놀라며방으로뛰어들어갔다.

“언니!! 왔어요!!!”

그소리에놀라눈알만이리저리굴리고있으니주장언니가한손에야구배트를들고방에서나왔다.
동기들과선배들도내가서있는거실로하나둘나왔다. 그러고는아무말없이나를데리고체육관으로향했다.

‘역시.. 곱게넘어가주는건아닌가보다.. 몇대맞고빨리끝났으면좋겠다’

주장언니는나에게어디가서무엇을했는지전혀묻지않았다. 내가없는3일동안모든축구부원이저녁마다나를찾아이곳저곳헤매고다녔다는것도말하지않았다.
다만합숙소무단이탈로퇴학을당할뻔했다는것과환경이바뀌어마음이어수선한것은한번씩겪는일이니다시는그러지말라는주의만주었다.
그러나숙소내기강을위해그냥용서해줄수는없으니속썩인대가로하루에10대씩, 총30대만맞자고했다.




걸을수가없을정도로멍이들어다음날은훈련에서제외되었다.
아침일찍숙소에들린감독님께죄송하다는말씀을드렸다. 당분간은훈련하지말고숙소에서쉬며반성하고앞으로는열심히운동만하라는짧은말씀을하고돌아가셨다.
이상하리만큼다들내게화를내지도, 욕을하지도않았다. 어색한기운은있었지만한성격하는선배들도질책하거나눈치를주지않는것이다.


그날오후기름에호떡부풀듯잔뜩부어오른시커먼엉덩이를까고거울을보며연고를바르고있는데누군가노크를했다.
주장언니가한쪽이살짝찌그러진은색스테인리스쟁반을들고방으로들어왔다.
몸을돌려낑낑대며약을바르던나를보더니이내들고있던쟁반을내려놓았다.
내손에서연고를뺏어엎드려보라고했다.

“괜.. 괜찮습니다...”
“시끄러워.. 빨리엎드려”

“시커멓게된걸보니좀있으면멍빠지겠네.”
“식당할머니가주신호랑이연고를바르니금방낫는것같습니다”
“그거매일발라야돼”

그런데아까부터내코를자극하는강렬한향이있었다.
‘아...! 무료 카지노 게임이다!’

운동선수에게인스턴트음식과설탕은금기다. 과자, 빵, 탄산음료, 무료 카지노 게임은꿈도꿀수없었다.
과자나빵은별로좋아하지않았지만무료 카지노 게임은일주일내내먹을수있을만큼좋아한다. 휴가를받으면제일먼저달려가는곳이무료 카지노 게임을파는분식집일정도었다.
노란양은냄비뚜껑으로가려있지만이것은분명내가가장좋아하는오징어무료 카지노 게임이다. 그무료 카지노 게임이지금내눈앞에하얀연기를모락모락내뿜고있다.
내가무료 카지노 게임냄비를뚫어져라보고있는걸주장언니도눈치챈모양이다.

“너오징어무료 카지노 게임환장한다며? 이거네가좋아하는무료 카지노 게임이니까어서먹어”
“언니.. 무료 카지노 게임먹어도되나요?”
“먹기나해..”
“언니도같이드세요”
“난됐어. 무료 카지노 게임안좋아해. 먹고문앞에놔둬. 난간다”

감사하다는인사를건넬틈도없이주장언니는방문을쾅닫고나갔다.
나는엉덩이의통증도잊은채허겁지겁무료 카지노 게임을먹기시작했다.

‘내가오징어무료 카지노 게임을제일좋아하는걸어떻게알았지? 어라? 오징어도더넣어주셨네!’
‘찬밥에김치랑단무지까지... 주장언니센스는있는사람이었구나’

배부르게무료 카지노 게임을먹고나니잠이스르르왔다.
그렇게‘엉덩이부상’으로일주일동안방에서격리당한나는매일매일주장언니가끓여주는오징어무료 카지노 게임을배부르게먹었다.

전국체전이끝나고공식적인모든시합이종료되었다.
주장언니를포함한선배들의퇴소일이결정났다. 저마다진로가결정된선배들은하나둘짐을챙겨나가기시작했다.
어느날주장언니가나를찾는다는말을듣고방으로들어갔다. 주장언니는한쪽끝에자물쇠가달린오래된서랍장을작은열쇠로열더니가까이와보라고손짓했다. 그안에는내가좋아하는오징어무료 카지노 게임이수북하게쌓여있었다.

“너숙소뛰쳐나갔다가들어와서나한테맞은거기억나?”
“아.. 네기억하죠”
“감독님하고2학년선배들하고너들어오면가만안둔다고난리도아니었어”
“근데저한테는아무얘기도안하시던데요”
“감독님한테너오면내가잘타이를테니혼내지말아달라고하루종일사정했었어. 2학년들도따로불러서설득하느라애먹었다.”
“......”
“너처럼예민한애가울산에서지내는게얼마나답답했을까싶기도하고, 나도1학년때도망가려고짐싼적있어서그때생각도나고그랬어”
“감사합니다.. 몰랐어요. 일주일동안무료 카지노 게임도직접끓여주시고.... 연고도매일발라주시길래그냥때린게미안해서그러시는줄알았어요...”
“이제후배들도들어올거니까잘해주고.. 숙소생활힘들면여기무료 카지노 게임꺼내서하나씩먹으면서버텨라”

그렇게서랍장열쇠를내게툭던지고선배는방을나갔다.
눈물이났다.
감독님과선배들이혼내고괴롭힐것을걱정해본인이자처해서나를심하게때린것으로무마시킨것이다.
며칠동안동기들은병문안오듯내방을오가며주장언니가그렇게독할줄은몰랐다고욕을한사발씩했었다.
덕분에내가잘못한일은자연스럽게묻혔다.
그런데도마음여린주장언니는매일멍이빠질때까지손수무료 카지노 게임을끓여주며사과를하고있었던모양이다.
생각보다입이무거운식당할머니덕분에호랑이연고도주장언니가전했다는것은내가졸업하기직전에알게되었다.



전쟁터와같은회사생활에몸도마음도지쳐있었다.
매일반복되는결론없는회의를하루에만세차례치르고파김치가되어집으로돌아왔다.

‘꼬르륵’
회사에있을때는조용하더니그래도집에왔다고눈치만보던배꼽시계가요란하게울렸다.
찬장을열고손으로뒤적거리자무료 카지노 게임한봉지가손에잡혔다.
오징어무료 카지노 게임이었다.
냄비에물을담고가스레인지에불을올렸다.
물이끓자건더기스프와면을넣고분말스프를털어넣었다.
오징어무료 카지노 게임특유의향이주방을가득채웠다.
그옛날은색스테인리스쟁반에노란양은냄비를들고오던주장언니가생각났다.
의지할곳없던타지생활에주장언니는큰힘이되었다.
힘내라는말은단한번도하지않았다.
양은냄비에무료 카지노 게임하나끓여툭밀어주고가는것이전부였다.
그렇게주장언니나름의방식으로위로를건네고있었던것이다.

직장생활을하다보면엉덩이가아닌마음을맞을때가많다.
말로받은상처라호랑이연고를바를수도없다.
오늘따라유독진하게느껴지는오징어무료 카지노 게임의향이그시절주장언니의서툰위로를그립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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