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다일라이 골프장
뭘 입고 가지?
비가 올지도 모른대...
날씨가 추울 예정인데우리 어떡해?
Go...Stop?고민 중이다.
고 스돕? ㅎㅎ 어디로?
부부 맞짱 뜨러 골프장 가요~
남편과 둘이서 오붓하게 라운딩?
꽃단장 안 하고 뭘입고 가도 편안하다.
춥고 비오니 남들이 포기 했지만 우리는
무조건 골프장으로 고고씽~하기로 했다.
비가 온다던 예보는 쿨하게 빗나갔다.
구름 낀 하늘에 바람도 불지 않았다.
골프 치기 딱좋게 비바람이 Stop 되었다.
갈까? 말까? 망설임이 있었지만 카지노 게임~
골프인생어느새 6년 차~
필드에 가는 설렘은 예전보다 줄었다.
백돌이, 백순이?
( 골프공 백개를 친다는 비속어)
벗어나 보기 플레이 (90타 이하)를
원하고 바라는 아마추어 부부다.
더 이상 늘지 않는 골프 정체기다.
영어를 포기하면 영포자
수학을 포기하면 수포자
골프를 포기하면 골포자라고 한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골프 3년이면 백돌이쯤 된다고 한다.
포기하지 않고꾸준히 골프 쳤더니
저질체력에서 벗어났고,
갱년기도 거뜬하게 이겨냈으며
골프공과 씨름하는 사이
타국살이의 그리움도 달랬다.
골프는 나의 엔도르핀이다.
Go, Go, Go...
Go? Stop?
우리 부부는 작년에 어깨통증으로
한국으로 치료를 받았고 골프를
6개월 정도 쉬게 되면서 골포자가 될 뻔
그러나 다시 나란히 골프채를 잡았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힘을 빼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하노이 다일라이 골프장에 도착했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날씨 예보덕분에 기다림이 없이 좋았다.
골프공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누가? 바로 내가 마음속으로
계속 뭔가를 바라며 중얼중얼 거린다.
'자! 시작이야~~ 멀리멀리 고고고'
'어머나! 벙커로 ...아니아니 스도옵~'
'가가가줄래... 서서 서줄래?'
해저드를 넘어 가든지 ? 멈추던지?
고고고... 소돕?어쩌라고?
공도 나도 필드에서 헤매고 있다.
비도 안 오는데 마음속에 비가 내린다.
휴우~그린 위로 겨우 올라간 공에게
'홀컵 안으로 쏙 들어가 주라 제발...'
고고고(GO..) 스스돕(Stop) 알겠지?
그러나, 홀컵을 빠르게 쌩~ 지나가는 공
야야야야야~~~~ 스돕!! 해야지...
나는 삐지고, 공은 내 마음도 모른 채
저 멀리 도망갔다. 도대체 왜????
다시 퍼팅을 해야 한다. 집중 또 집중!
잘 들어가 주라... 진심으로 부탁한다.
오호라~~ 진심이 통했다. 야호!!
더블 더블 하다가 드디어 파를 했다.
남편과의 맞짱은 고고고 스스돕만
외치다 와장창 깨지고 말았다.
세상에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그게 바로 골프와 자식이라지~
골프공과 라운딩 즐거우셨나요?
어쩌다 공이 잘 맞으면 내가 잘한 거고
공이 안 맞으면 공에게 탓을 돌린다.
날씨 탓도 못할 만큼 날이 너무 좋았다.
그저 고고고 할 때 가고
스돕 할 때 서주면 얼마나 좋을까??
골프공처럼 자식들도 그때그때 다르다.
신나게 한바탕 골프장을 누비고 오면
시끄럽던 속도 Stop!
차가웠던 마음도 눈 녹듯 Stop! 한다.
겨울이 Go Stop! Go Stop하더니
어느새 3월 봄이 손짓 한다.
하노이 다일라이 골프장에서 고스돕을
외치던 아이리스 H는 집으로 돌아오던 길
Stop을 외친다. 왜? 고구마를 사기 위해...
남편은 애써 후진하여 꿀 고구마를 사주었다.
골프보다 달콤한 고구마로 피로가 풀린다.
음냐음냐...
인생 뭐? Go... Stop?
골프 뭐? Go... Stop?
선택은 언제나 쉬운듯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