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인싸’?
“엄마가 그린 그림 카지노 쿠폰에 올려줄까?”
“그게 뭔데?
“엄마만의 카지노 쿠폰 저장 창고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거야?”
젊은 애들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잘됐다. 그렇잖아도 카지노 쿠폰 저장하려니까 공간이 부족하다고 나오던데.
“그런데 매일 카지노 쿠폰 하나씩 꾸준히 올려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
( 나중에 알았다. 구속력이 있어 좀 더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싶은 딸의 의도였다는 것을.)
살짝 부담이 되었지만 꼭 안 지켜도 된다는 말에 회원가입을 했다.
“엄마가 해봐~ 안 넘어가는 거 있음 알려줄게.”
딸은 뭣이든 나이 핑계 대지 말고 일단 부딪혀보라고 권유한다.
“책에서 봤는데 일상에서의 작은 습관들을 바꾸는 게 젊게 사는 비결이래.”
그러고싶지… 사실, 뭔가를 시도해보기에 나이는그야말로핑계일지도모른다.
아날로그에더익숙한세대라종이 글씨보다는 전자텍스트가 눈에 잘 안 들어오기도 하거니와 , 굳이신경쓰지않아도될것에신경을써야함이귀찮아서.
적당히회피하고싶은마음에이런저런이유들을찾다가보니그중만만한나이탓으로둘러댄다.
아이디를 만들고, 비밀번호를 조합하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예전엔 숫자 만으로도 가능했던 것이 요즘은 대부분 영문. 숫자 혼용으로 조합을 해야 되기에, 그것도 사이트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달라서 하나로 통일하기 쉽지가 않다.
처음만들때엔분명쉬운걸정했음에도 며칠지나고나면기억이가물가물해뭐였더라..? 를연발하며‘헬프미’를요청하게 된다.
자주 그런 일이 있다 보니 딸은 아예 내 이 메일 주소, 아이디, 비밀번호를 따로 적어뒀단다.
나도적어두긴했다. 어디에다분명 잘적어뒀는데그마저까먹어서그렇지-.
그래서요즘은내가자주들춰보는나태주님의시집<꽃을보듯너를본다 뒷장여백에빼곡히적어두고는 식구들한테공개적으로소문을냈다.
한 번은 딸이 친구와 만나고 있는 중에 전화로 내 아이디를 물어보는데, 그 친구도 역시 엄마에게서 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는 얘길 듣고는 한참 웃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안도하면서-.
절반은 딸의 도움으로 드디어 카지노 쿠폰 계정을 만들었다.
카지노 쿠폰 올리는 방법과 기초적인 설명을 듣긴 했는데 귀에 잘 안 들와 대충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일단 덮어뒀다.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카지노 쿠폰들을 구경해보니, 와~ 기가 죽는다. ‘다들 전문가 수준이네~’
보잘것없는 내 카지노 쿠폰을 누군가는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창피하기도 하고 약간 부담도 되었다.
“편하게 생각해. 카지노 쿠폰 평가받는 공간이 아니니까~.
그냥 취미생활을 공유한다고 생각하면 돼. 그리고 엄마가 누군지 아무도 신경 안 써. “
딸의 말에 용기 내어 첫 카지노 쿠폰을 올려 보기로 했다.
‘우선, 카지노 쿠폰을 선택하고 - 다음으로 넘어가서 확인 버튼 누르고 - 글쓰기란에 짧은 글을 쓰면 된다고 했지?’
‘근데… 키보드가 왜 이렇게 작아? 분명 키보드가 크게 나왔었는데…’
손가락으로 찍자니 옆에 있는 글자를 건드려 자꾸 오타가 난다.
그다음 해시태그를 달아야 한다며 어디서 끌어다가 붙여 넣기를 하던데… 여기서 또… 막힌다. 읔 ~~~
‘아! 메모장에 적어뒀다고 했었지? 해시태그를 입력하고 - 끝으로 공유 버튼 누르기… ‘
가까스로 첫 카지노 쿠폰 올리기 성공!!!
요즘애들 말로 나도 ‘인싸’가 된 기분!
혼자도취되어카지노 쿠폰에 올라간 내 그림을 봤다. 엥~~ 확대해서보니엉망이다. 색칠이제대로안되어비어있는부분도있고바깥으로삐져나온부분도여러군데다. ‘취소하려면어떻게해야하지? 에라모르겠다~ 몇사람이나보겠어?’
(카지노 쿠폰에 처음 올린 그림 -꽃밭 속 우리 부부)
근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누군가 내 카지노 쿠폰에 ‘좋아요’를 했다는 알림이 떴다. 한 개도 아니고 무려 열개 씩이나!
…. 이런기분이구나! 딴사람의관심이부담스러울줄만알았는데…
나도 이제부터 웬만하면 다른 사람의 글이나 카지노 쿠폰, 사진을 보고 나면 ‘좋아요’ 답을 해야겠다.
카지노 쿠폰 올리는 재미에 거의 하루 하나씩 올렸다. 그래 놓고 은근히 기다려진다.
‘좋아요’가 내 작은 일상에 박카스처럼 활력을 준다니!
그게 뭐라고 어린아이 마냥 들떠 딸에게 자랑을 했더니, 해시태그 단어와 카지노 쿠폰 올리는 시간에 따라 조회수가 달라질 수 있다고 Tip 이라며 알려준다.
기억해 뒀다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할 것 같은 시간대에 맞춰 올려야지 ㅋㅋㅋ
“엄마 관종이야?ㅋㅋㅋ” 딸이 놀린다. 나도 ‘관종’ 이 뭔지 정도는 아는데…
그리고는 꾸준히, 나름대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갔다. 틈만 나면 어쭙잖은 카지노 쿠폰을 그리고, 밤 시간대를 기다려 카지노 쿠폰 올리던… 어느 날.
“이거 뭔 일이지? 팔로워가 생겼어. 열명이 넘었다고!” 너무 기뻐서 호들갑을 떨었다.
나중 딸의 고백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우쭐해 있겠지 ㅋㅋㅋ
“엄마가 내 친구들 그려줘서 감사하다고, 그리고 응원한다고 팔로워 했대.”
“ㅋㅋㅋㅋ 어쩐지~~~~ “
“엄마. 용기 내! 엄마 카지노 쿠폰에 팔로워 한 내 친구들은 여섯 명이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이야.”
사실 팔로워가 몇 명이고, 좋아요 가 몇 개 인지가 뭐 그리 중요할까?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는 일상이 취미가 되었고 그로 인해 내 삶이 훨씬 더 풍요롭고 행복한걸.
아! 참고로- 지금은 팔로워가 15명으로 늘었음. 고백하자면, 그중 남편과 조카도 포함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