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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우 Feb 08. 2025

카지노 게임 추천 6,7일차_잘 먹고 잘 자는 게 여행

어제는 숙소를 옮기는 날이었다. 열두시 체크아웃이라 그때까지 방에만 있기는 싫어 아이들과 이른 아침 길을 나섰다. 숙소 근처에 미슐랭 치킨집이 있어 아침 마실 겸 걸어갔다. 여기는 8시쯤 문을 여는 식당이 제법 있다. 코이 치킨앤 라이스, 아침부터 치킨을 게다가 밥과 함께 먹는 게 영 낯설었지만 맛만 좋으면 되지 싶어 아이들과 주문을 했다.


평소 음식 사진을 잘 찍지 않는 편인데 여행을 왔다고 해서 사람이 변하진 않는 모양이다. 아무리 뒤져봐도 음식 사진이 없다. 밥과 오이 치킨 소스가 전부인 단조로운 구성이지만 아이들은 너무나 맛있게 잘 먹었다. 나도 괜찮았지만 이게 미슐랭을 받을 만한 음식인가, 라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밥을 먹고 나와도 체크아웃까지는 한참 남았다. 첫 번째 숙소는 콘도 같은 곳을 개인이 에어비앤비에 내놓은 데라 저렴한 대신 일반 호텔처럼 리셉션이 없다. 무거운 캐리어를 맡길 수 없으니 이른 체크아웃을 하면 다음 숙소에 체크인할 때까지 끌고 다녀야 하는데 영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열두시 땡 하면 체크아웃할 심산이었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그제 우연히 알게 된 저수지가 생각났다. 아이들과 그랩을 타고 카지노 게임 추천 대학교 근처의 앙깨우 저수지로 향했다. 오랜만에 탁 트인 곳에 오니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저수지 둘레를 조깅하는 여행객들이 여럿 보인다. 아이들과 함께 길을 따라 걸었다. 저수지 뒤편으로는 도이수텝 산이 보인다. 산과 물이 공존하는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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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모를 찾아보고 얼굴보다 큰 낙엽을 들어보고 스프링클러를 따라다녀 보기도 한다. 카지노 게임 추천과 자연을 산책할 때 행복감이 가장 치솟는 듯하다. 저수지를 한 바퀴 돌고 나오니 카페가 보인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고르고 나는 아이스 타이티를 시킨다. 태국의 대표적인 티인 타이티는 어디를 가도 마실 수 있는데 홍차 베이스 밀크티다. 약간 붉은 빛을 띠는데 단맛은 조절해서 주문할 수 있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왜 인간은 물을 보면 좋아할까, 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왜 편해질까, 질문을 던지니 첫째가 말한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물은 필수니까 물을 보면 좋아하도록 진화한 게 아니냐고. 제법 그럴싸한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강을 중심으로 문명이 생겨나고, 바닷길을 따라 인류가 이동을 했다고 하니, 아이의 말처럼 우리 유전자 어딘가에는 물을 따르는 성향이 각인돼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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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을 타고 다시 숙소 근처로 돌아갔다. 열두시에 맞춰 캐리어를 끌고 나왔다. 숙소 인근에 리틀서울이라는 한국 음식점이 있는데 아이들이 이곳 빙수를 무척 좋아한다. 망고빙수가 한국 돈으로 4,5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떠나기 전에 또 먹어야 한다고 해서 다음 숙소로 가기 전에 잠시 들렀다. 배가 별로 고프지 않다더니 정신 없이 흡입하는 녀석들. 한국이라면 수만 원이었을 텐데 가성비가 좋긴 하다.


맛있게 먹은 뒤 두 번째 숙소로 향했다. 시내를 벗어나 조용한 로컬 지역의 작은 숙소에 있을 예정이다. 상권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일부러 카페와 레스토랑도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예약을 했다. 수영장도 있고 방도 넓고 조식도 주는데 일박에 8만 원 정도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는 일부러 저렴한 숙소를 주로 알아봤는데 여러 서비스를 감안하면 이 금액이 괜찮은 것 같았다.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뒹굴대며 보내기 딱 좋은 숙소랄까.


도착하니 비밀의 숲 같은 정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적당한 크기의 수영장도 보인다. 길을 따라 연못이 있고 어른 팔뚝만한 잉어들이 유유히 헤엄을 친다. 아파트 같은 숙소에 있다 이곳에 오니 아이들 표정에 생기가 넘친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이른 체크인인데도 별말 없이 안내를 해준다. 방도 넓고 깨끗하다.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수영복을 내놓으라고 난리다.



대충 짐을 부려놓고 아이들 옷을 갈아입혔다. 작은 규모의 숙소라 방에서 수영장까지 열 발자국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 사람이 잘 찾는 숙소는 아닌 듯했는데 유럽쪽과 중국쪽 여행객이 눈에 띈다. 아이들은 수영을 하고 나는 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른한 오후다.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좋을 것 같다.


계속 들고 다니지만 진도를 나가지 못했던 책을 펼쳤다. 아이들이 수영하는 두시간 반 동안 오랜만에 길게 집중해 책을 읽었다. 그것만으로도 만족감이 차올랐다. 나가기 귀찮다는 아이들의 말에 숙소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주문했다. 치킨이 들어간 똠양꿍과 파인애플 볶음밥, 좀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까르보나라까지. 물놀이를 한 뒤라 그런지 아이들이 정신없이 먹는다. 까르보나라에 똠양꿍 국물을 끼얹으며 똠양파스타라 우긴다.


저녁 먹고 잠시 동네 산책. 골목길 사이로 넓게 펼쳐진 하늘이 눈부시다.


저녁 여덟시도 되지 않아 잠이 쏟아졌다. 한 게 별로 없는데, 그동안 쌓인 피로가 만만치 않은 모양이었다. 매일 쓰던 글도 포기하고 잠자리에 누웠다. 카지노 게임 추천도 일찍 잠에 들고 나도 누워서 책을 몇 장 넘기다 잠에 빠져 들었다. 이게 어제까지의 이야기.


오늘은 아침에도 서두르지 않고 뒹굴대다 아이들과 느지막이 조식을 먹었다. 태국식과 미국식이 섞인, 단순하지만 알찬 조식이었다. 든든히 아침을 먹고 숙소 근처로 나가 보았다. 마트나 식당의 위치를 좀 알아놔야 더 마음 편히 이곳에서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과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갔다. 주택가를 벗어나니 상권이 눈에 띈다. 빨래방, 식당, 마트 등 제법 이것저것 많이 보인다. 코코넛 타르트와 치킨 몇 조각, 같이 먹을 주전부리를 좀 사들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곧바로 옷을 갈아입고 다시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물을 좋아하는 첫째는 혼자 온갖 수영을 하며 놀고 물을 좀 무서워하는 둘째는 너무 깊은 곳엔 가지도 않고 얕은 곳에서 스노클링 장비를 끼고 고군분투를 한다.


나는 다시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책을 마저 읽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이 2분에 한 번꼴로 번갈아 가며 나를 부르지만 이만하면 양호한 것. 이 정도라도 쉴 수 있음에 감사하다. 물놀이 하다 나온 카지노 게임 추천과 사온 음식을 나눠먹고 카지노 게임 추천은 또 물놀이를 하고 나는 또 책을 읽었다. 중간중간 남편과 연락을 주고 받았다.


드디어 끝냈다!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



오늘은 남편이 카지노 게임 추천로 오는 날이다. 제주에서 아침 비행기를 타고 김포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까지 가서 저녁 비행기를 타고 카지노 게임 추천로 올 예정이다. 며칠 전부터 계속 한국 날씨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여기는 매일 날씨가 변함 없지만, 한국은 한파가 몰아쳐 눈이 많이 내리고 바람도 세게 분단다. 제주도 예외가 아니었다.


실시간으로 바뀌는 적설량과 바람 세기를 가늠하며 제대로 비행기가 뜰지 안 뜰지 고민하는 날들을 보냈다. 아마 나보다는 남편이 훨씬 피곤한 시간을 보냈으리라. 제주에서부터 비행기를 타지 못하면 카지노 게임 추천행 비행기까지 취소하거나 연기를 해야 한다. 어제까지 꽤 많은 비행기가 결항됐다며 남편은 계속 골치 아파했다. 어젯밤에는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마음을 비우고 기다려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제주공항 날씨부터 찾아봤다. 예상보다 바람이 세지 않다. 비행기가 뜰 수 있는 날씨다. 보통 비행기는 동체 측면으로 15m/s 이상의 바람이 불 때 이착륙이 금지된다고 한다. 남편에게 연락하니 벌써 공항이란다. 평소라면 한 시간이면 갈 거리인데 눈길이라 한 시간 사십분 동안 거북이 걸음으로 운전해 도착을 했단다. 다행히 비행기는 제때 이륙을 할 것 같다고 한다.


예상보다 무난하게 인천에 도착한 남편은 오랜 기다림 끝에 카지노 게임 추천행 비행기를 타고 이곳으로 날아오고 있다. 이곳 시간으로 자정쯤 도착할 것 같다. 제 시간에 무사히 오는 것만로도 너무나 감사하게 느껴진다.


어느덧 카지노 게임 추천에 머문 지 일주일. 아이들에게 지난 일주일을 돌아보며 아빠와 함께 꼭 가보고 싶거나 먹고 싶은 걸 꼽아보라 했다. 왓 쩨디루앙, 도이수텝 사원, 블루누들, 망고빙수 등을 읊는다. 이틀 연속 물놀이로 새카매진 아이들. 내일은 숙소를 벗어나 남편에게 카지노 게임 추천를 좀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8일 정도. 지금처럼 걷다 쉬다 하면서 또 함께 추억을 쌓아가야지. 여행을 다니면 의외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가장 기본에 충실한 삶이 가장 건강한 삶이기 때문일까. 또 하나는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선물같은 하루가 시작됐음을 절감한다는 것. 오늘은 어떻게 보낼까, 무엇을 할까, 내 몸과 마음이 원하는 게 뭘까, 들여다 보며 백지 같은 하루의 빈 공간을 하나씩 채운다.


우리는 그 당연한 진리를 깨우치러 이곳에 왔는지도 모르겠다. 비행기를 타고 머나먼 지구 건너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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