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30분.
회의가 끝나고 자리로 돌아와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봤다.
오늘도 어김없이 든 생각.
"카지노 게임 싶다."
이 회사에서의 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출근길은 지옥철, 업무는 반복,
퇴근은 미정, 월급은 빠듯하다.
이제 정말 그만둬야 하나 싶었다.
그러나...
"띵-"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대출 상환일 안내] 이번 달 상환일까지 D-3입니다. 자동이체 계좌 잔액을 확인하세요.
나는 핸드폰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아, 맞다.
나는 카지노 게임할 수 없는 몸이었다.
현실의 족쇄, 대출 상환 일정
카드값
전세 대출
차 할부금
각종 생활비
이 모든 것들이 나를 회사에 붙잡아 두고 있었다.
순간 눈앞이 흐려졌다.
카지노 게임면 자유를 얻을 줄 알았는데,
자유보다 먼저 굶어 죽게 생겼다.
카지노 게임는 사치일지도 모른다.
카지노 게임 후의 나를 상상해봤다.
카지노 게임 직후 → 속이 뻥 뚫린다! 자유다!
한 달 후 → 통장 잔고가 줄어든다...
두 달 후 → 생활비 걱정이 시작된다.
세 달 후 → 다시 구직 사이트를 검색하고 있다.
이게 뭐야.
카지노 게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카지노 게임를 막는 또 하나의 현실: 이직 시장
그래, 카지노 게임 후 이직하면 된다.
그런데...
요즘 채용 공고를 보면 기분이 묘하다.
분명 내가 하는 일과 똑같은데,
연봉이 내 것보다 높다.
내 월급은 업계 평균 이하인 것 같고,
지원 조건을 보면
이상하게 내 경험과 딱 맞지 않는다.
경력 3년 이상 필수 (나는 2년 11개월)
관련 자격증 보유자 (나는 없음)
가족적인 분위기(???)
이직을 하려니 나는 부족해 보이고,
그렇다고 카지노 게임를 하자니 대출이 나를 붙잡고 있다.
결국, 나는 또 다짐한다.
"일단 이번 달 월급까지만 받고 생각하자."
카지노 게임와 통장의 싸움에서 항상 통장이 이긴다.
나는 다시 컴퓨터를 켰다.
방금 전까지 카지노 게임를 고민했지만,
통장 잔고를 확인한 순간
다시 업무 모드로 전환되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그리고...
내일 아침,
나는 또 출근길에서 카지노 게임를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다음 달 대출이 남아 있는 한, 나는 또 출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