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가 없어진다 했다. 고3 때 비공개로 썼던 그림일기를 잃어버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로그인을 했다. 새록새록했다. 어떤 꿈을 꾸었는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았는지. 열아홉 나의 모든 것이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그리고 내가 스크롤을 내려 찾기도 전에, 이미 머릿속에 생생하던 일기 하나.
물이 가득 찬 카지노 가입 쿠폰 가장자리를 걷고 있는 느낌이다.
물에 퐁당 빠지든,
카지노 가입 쿠폰 바깥으로 뛰어내리든,
둘 중 하나만 하고 싶다.
(싸이월드에 남아있던 고3 그림일기 중 일부)
고작 열아홉이었던 나. 무엇이 그렇게 마음 둘 곳 없이 위태로웠을까.
어릴 적 나는 부자는 아니었지만 일 년에 몇 번, 부자처럼 살았다. 갑작스럽게 사고로 죽으면서 아빠가 남긴 것은 막막함 그리고 아빠 쪽 가족들이었다. 아빠 쪽 가족들은 모두 형편이 여유로웠다. 우리는 아빠를 잃었기에 살아가야 할 길이 막막했지만 친척들은 그렇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는 온 가족이 하와이 여행을 다녀왔고, 할아버지 할머니 생신이면 다 같이 호텔 뷔페에 모여 저녁식사를 카지노 가입 쿠폰. 구정이면 스키장 리조트에 모여 세배를 했고, 추석이면 바다가 보이는 리조트에 다 같이 모였다.
'그래서 뭐. 부자 친척 덕분에 잘 즐겼으면 됐지, 뭐가 문젠데.'
'사람들이 배부른 소리라고 할걸.'
몇 줄짜리 문장으로 쓰고 보니 내 딴에는 혼란스러웠던 어린 시절이 별 것도 아닌 것 같다. 맞다. 좋은 추억도 많았고 감사한 일도 많았다. 그러나 내 것이 아닌 것을 누리는 데는 분명한 대가가 따라왔다. 무리 속에서 뒤돌아 가슴 치는 엄마를 봐야 했다. 설 카지노 가입 쿠폰 존중받지 못하는 엄마를 보는 일은 꽤나 괴로운 일이었다. 내가 엄마 얼굴의 그늘을 꿰뚫어 볼 수 있을 만큼 자란 후로는, 더 이상 내가 누리는 안락함이 즐겁지가 않았다.
차라리 가난하자 카지노 가입 쿠폰. 엄마가 부자가 되자고 서러움을 참는 것도 아닌데, 철없이 그런 말을 카지노 가입 쿠폰. 엄마는 이제 당신에게는 남일 뿐이지만, 우리 남매에게는 여전히 가족이라며 늘 도리를 다해야 한다 하셨다. 엄마는 남은 가족이 우리 남매에게 아빠를 대신해 줄 가족이 되어 주기를 바라셨던 것 같다.
내가 불평할 때마다 엄마는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곤 카지노 가입 쿠폰. 옛날에는 할아버지가 당신을 그렇게 예뻐하셨다고. 어디를 가든지 엄마를 조수석에 태우고 다니시는 탓에, 사람들이 엄마를 며느리가 아니라 애인으로 착각할 정도였다고 카지노 가입 쿠폰. 그 예쁜 며느리가 낳은 집안의 장손과 손녀딸은 또 어땠겠냐며, 할아버지가 우리 남매를 얼마나 애지중지 하셨는지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래도 그때는 엄마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엄마의 서러움을 다 알면서, 함께 모이면 아무렇지 않게 웃는 내가 싫었다. 그곳에서 내가 누리는 즐거움이 엄마를 배신하는 것 같았다.
괴리였다. 나는 괴리 속에 살았다. 차라리 물에 퐁당 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 위를 유유자적하게 헤엄치는 그들이 '너도 올래?'라고 손짓만 하지 말고 나를 확 끌어안아주기를 원했다. 그것이 아니라면 미련 없이 카지노 가입 쿠폰에서 뛰어내려, 카지노 가입 쿠폰 바깥세상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위태롭게 카지노 가입 쿠폰의 가장자리를 걸으며 카지노 가입 쿠폰 안의 세계에 발만 담그는 것은 하나도 즐겁지가 않았다.
오히려 온몸에 거품이 끼는 것 같았다.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세계를 알게 되는 것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내가 내 힘으로 일궈나갈 수 있는 때가 오면, 그때 그것을 누리고 싶었다. 그럴 힘이 없다면 누리지 않으면 그만이다. 어디에 있든 딱 '나만큼'에 자족하며 괴리 없이 살고 싶었다.
내가 캐나다에 도착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을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캐나다에 오기 전, 신랑과 함께 병상에 계시던 할아버지를 뵈고 온 것이 살아생전 마지막 모습이 되었다. 그때 나는 캐나다 근교를 여행하던 중이었다. 동행하던 일행이 '그래도 부모님 아니고 할아버지니까... 괜찮지?'라고 물었다. 일단은 그렇다 대답카지노 가입 쿠폰.
그러나 무언가 내 마음이 이상카지노 가입 쿠폰. 사랑했고 또 미워카지노 가입 쿠폰. 내가 얼마만큼 슬퍼해야 할지 또다시 혼란스러웠다. 엄마가 느껴온 서러움과 상관없이, 오직 손녀인 나에게는 아빠 대신으로 주셨던 사랑만큼 슬퍼해야 할지. 아니면 엄마가 늘 말했던 가족의 도리, 딱 그만큼만 슬퍼해야 할지. 아직 내 마음이 덜 자라 그렇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쯤이 되면 내 마음이 더 자라게 될까.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할아버지 산소 앞에서 나는 어떤 표정으로 서 있게 될까.
*커버 이미지 출처: isto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