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노 Apr 06. 2025

모두 싣고 달리는 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를 운전하려면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기관사로 일해도 종류가 다른 카지노 쿠폰를 운전하려면 면허를 새로 따야 한다. 카지노 쿠폰 면허에 특별한 조건은 없다. 자동차 운전면허처럼 누구든 얻을 수 있다. 지금도 기관사를 꿈꾸는 청년들이 카지노 쿠폰 면허 시험을 위해 애쓰고 있다. 노력하면 누구나 기관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카지노 쿠폰를 가질 수는 없다. 자동차와 배 하물며 비행기도 살 수 있지만 카지노 쿠폰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 제아무리 돈 많고 힘세다 한들 카지노 쿠폰를 혼자 차지할 수는 없다. 카지노 쿠폰는 모두 싣고 달린다. 카지노 쿠폰를 타려고 정해진 자리에 앉은 우리는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같은 시간에 도착할 것이다. 정다운 카지노 쿠폰는 사랑 싣고 떠난다.


카지노 쿠폰처럼 함께 못하고 그르친 일들이 많다. 나는 천주교 신자인 어머니 태 안에서 신앙을 물려받았고 유아 세례를 받았다. 모름지기 성당 오래 다녔다고 은총 더 받는 건 아니다. 성당이 군대처럼 호봉이나 계급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런데도 성당 동생들 하는 일에 끼어들어 쓸데없이 아는 체했다. 그때 동생들 볼 낯이 없다. 고집이 센 나는 음악도 힙합 음악만 들었다. 노래방에서는 랩(Rap)만 중얼거렸고 록(Rock)이나 발라드, 특히 트로트는 숫제 듣지 않았다.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들으면 힙합을 배신하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왜 그랬나 싶다. 절대 수용도 절대 거절도 하지 않는 열린 지성이 왜 내게 없었는지 후회된다. ‘힙합’이라 쓰니 하잘것없어 보일지 모르겠다. 힙합을 ‘진보’로 트로트를 ‘보수’로 바꿔 쓸 걸 그랬나.


나는 어쩌다 어른이 되었고 여전히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 본질은 사랑이다. 사랑도 카지노 쿠폰를 닮아서 모두를 안고 달려야 한다. 카지노 쿠폰를 가질 수 없듯 사람 마음도 함부로 가질 수 없다. 단박에 성과를 맛보려고 “내가 아는 예수님을 당신도 믿으라, 아니면 지옥 갈 거다”라고 카지노 쿠폰역 광장에서 목 놓아 외치는 저 사람도 알았으면 좋겠다. 마땅한 일도 강제로 요구하면 못마땅한 일로 느껴진다는 사실 말이다. 나는 현재를 사는 내가 얼마나 옹졸하지 않고 천주교 신자답게 지내는지에 관심이 있다. 새치기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일. 길거리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일. 분식집 라면 면발이 꼬들꼬들 대지 않아도 쉽게 분개하지 않는 일 따위에 마음을 둔다. 운전만 하면 그렇게 남 탓을 하는데 가끔 성당 다니는 게 부끄러울 때가 있다. 내게 자동차 운전석은 석가모니 보리수고 짊어지고 가야 할 예수님 십자가다. 끼어들기하는 이웃을 사랑해야 천국에 갈 수 있고 사방에 울려 퍼지는 경적 속에서 욱하지 않아야 깨달음을 얻어 부처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산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하신 그 돌.

‘혹시 자동차 경적을 두고 한 말씀은 아닐까?’


내 성격은 호구와 친절, 우유부단과 배려 사이를 줄다리기한다. 그래 놓고 끌려다닌다는 소리를 들으면 두드러지게 짜증을 낸다. 특히 얻어맞은 사람 기분을 잘 안다. 다 겪어보고 하는 소리다. 인터넷 학교폭력 기사는 꼭 ‘화나요’를 누르고 댓글까지 남긴다. 살면서 사람이 사람을 덮어놓고 때리는 일은 좀 없었으면 좋겠다. ‘사람 때리면 인생 망친다’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학교에서만큼은 폭력이 사라져야 한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게. 아니, 아이를 보내는 내 마음이 편할 수 있게. 적어도 사람을 때렸으면 방송에는 안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여간 생각은 인도에서 '비폭력 운동'을 전개한 마하트마 간디 버금간다. 이러나저러나나부터 집에서 성질을 죽여야 하는데 자꾸 큰소리다.나는 그렇게 살고 오늘도 카지노 쿠폰는 간다. 사랑 싣고 달리는 카지노 쿠폰는 정차역이 어딜까. 그래도 올바른 마음으로 즐겁게 지내다 보면 천국이나 극락이나 어디든 가지 않을까. 이런 내 마음 어머니가 아신다면 당장 달려와 ‘등짝 스매싱’을 날리시겠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