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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라이더 한 명을 살렸다.
(좀 과장인가? 과대표현문장으로 브런치 윤리위원회에 회부될 수도 있으니, 정정하겠다.)
나는 오늘 크게 다칠 수도 있었던 어떤 라이더를 구해냈다.
결혼을 하면서 나의 터전은 서울 변두리의 번잡한 동네가 아니라 서울 근교의 조용한 동네가 되었다. 생존을 위해 운전을 배웠고, 대부분의 이동을 차로 한다. 한적한 동네이니 처음부터 나의 주행 능력은 매우 우수했다. 문제는 좌회전이었다. 집에서 출발하여 구불구불한 동네 마을 길을 빠져나와 2차선 도로와 합류할 수 있는 길이 두 갈래 있다. 그러나두 갈래길 모두 좌회전 신호가 없다. 10년 전 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첫 교통사고도 문제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때문에 일어났다. 왼쪽에서 달려오는 차를 보지 못한 것이다. 그 이후로 내가 다니는 길은 오른쪽에 횡단보도가 있는 길로 고정되었다. 그나마 그쪽은 오른쪽에 횡단보도가 있어서 횡단보도가 녹색 신호고, 차도가 적색 신호일 때는 좌회전 신호급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은 나의 남편도 마찬가지다.
그날 저녁, 남편은 둘째 학원 픽업을 혼자 가겠다고 나섰다. 남편 껌딱지도 아닌 내가 같이 가겠다고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같이 가고 싶었다. 별일 아닌 하루 일과들을 줄줄이 소시지햄처럼 늘어놓고 싶었다.
5500원짜리 마트용 비빔밥의 알찬 구성에 대해
도서관에서 일어난 소소한 민원들에 대해
막 읽기 시작한 SF 소설 '수확자' 제목이 왜 '수확자'인가에 대해
동네 마을길을 거의 빠져나가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고지로 향하는데, 운이 좋게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할 타이밍이었다. 오른쪽에 정지된 차량도 두대나 있어 남편은 서둘러 좌회전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나의 왼쪽 시야에 오토바이가 들어왔다. 무서운 속도로 달려온다.
"어, 어, 어~"
위험을 알리는 소리가 자동 발사되고
"끽!"
급브레이크! 남편도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이 익~"
다행히 오토바이도 멈췄다. 간발의 차이였다.
"신호를 좀 보고 다니시죠?"
놀란 남편은 창문을 열고 라이더에게 한 마디 했다.
순간, 남자는 신호를 본다. 비로소 빨간불임을 확인하고는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죄송하다고 말하는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50대 후반의 눈이 크고 순한 인상이었다.
오토바이 뒤에는 검은 배달통이 실려있었다.
사과를 듣고, 우리는 예정대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했다
"당신 오토바이 못 봤어?"
"못 봤어. 당신 소리 듣고 멈췄어"
"내가 당신 살린 건가?"
"아니지, 저 아저씨를 살린 거지"
"그러네, 저 아저씨 내가 살린 거네"
검은 배달통 안에는 무엇이 담겨있었을지 궁금했다. 신호를 어길 만큼, 아니 신호를 보지 못할 만큼 긴박하고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적어도 그것이 짜장면, 보쌈, 족발, 햄버거가 아니기를 바랐다.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일어나지 않은 세계를 상상해 본다.
산산조각 난 오토바이
부웅~하고 솟아 5m쯤 날아가
쿵! 하고 떨어진 170cm의 마른 체구의 남자
혼비백산하여 119에 전화를 돌리는 남편
검은 아스팔트에 나뒹구는 퉁퉁 불어 터진 짜장면 면발과 빨간 짬뽕 국물들
남편과 내가 동시에 몸서리를 친다. 우리는 잠시 같은 세계에 머물렀던 것일까? 갑자기 차가 느리게 가고 있다고 느꼈다.우리는 잠시 별일 아닌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을 잊어버렸다. 별일 아닌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함께 느끼는 중이었다.
다행히 그 어떤 것도 일어나지 않았기에 아이를 무사히 집에 데리고 오고, 간식을 먹이고, 남은그릇을 식기세척기를 돌리고, 화장을 지우고, 발을 씻고, 양치질을 하고, 책상에 앉고, 노트북을 켜고 책을 펼칠 수 있었다.
내 왼쪽 시야가 기특해졌다.눈이 매일 나빠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안전 감지 장치 역할을 하는 왼쪽 시야는 10년 전보다 오히려 좋아진 걸까? 어쨌든 나의 왼쪽 시야 덕분에 그 라이더도 별일 아닌 일상을 살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 라이더 한 명을 살렸다는 첫 문장은 과장되지 않았다.
내일 나는 무엇을 또 살릴 수 있을까? 그것이 사람의 생명처럼 거대한 무언가가 아니어도 좋다. 사실 나는 그런 위인의 삶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 것이었으면 좋겠다.
소확행이 아닌 소확생.
축 처진뱅갈고무나무에게 물을 주는 일,
엄마가심은 감씨가 틔운 새싹에 물을 주는 일,
카지노 게임 서랍 속에 잠들어 있는문장들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일.
사실 이런 별일 아닌 일상을 살리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야 말로 내가 살려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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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거 둘 다 별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