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날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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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송이 Jul 26. 2024

카지노 게임을 구우며

응원이라는 불판 위에 삶이 익어가는 저녁


카지노 게임을 구우며


by 포도송이

마트 정육 코너

소고기 안심은 카드값이 안심이 안돼

소고기 채끝은 남편 뒤끝이 무서워

그래도 1학기 끝낸 우리 둘째

삼겹살은 먹여야지 싶어

얼마일까 두 근 두 근 하다

그냥 300g 더 올려서

삼겹살 두 근 반을 샀다.


솥뚜껑 불판 위에 올려지면

투뿔 한우나 삼겹살이나

고기가 거기서 고기


딸, 다음 학기는 잘해보자

격려하면서 한 점

금투자쪼금남편도

잘했다고 추켜세워주며 한 점

그럭저럭 살아낸 오늘도 한 점

위태롭게 살아낼 내일도 한 점


이글이글 타오르는 솥뚜껑

잘했다, 멋지다

응원하는 살들이, 아니 삶들이

한 점 한 점 올려진다


솥뚜껑 같이 뜨거운 세상위에서

너나 나나우리나

사는 게 고기가 고기


응원이라는 화끈한 불판

바싹바싹 잘 구워지는

삼겹살이 카지노 게임이 되어

삶, 겹겹이 익어간다

카지노 게임이 구워진다.




Epilog


퇴근 무렵, 반차 중인 남편에게서 카톡이 옵카지노 게임. 고등학생이 된 둘째 딸 방학도 시작되었고 모처럼 비도 그쳤으니 일요일에 삼겹살을 구워 먹자고 합카지노 게임. 순간, 브런치에대한 이글이글한열정이 타오릅카지노 게임.


그래, 오늘 브런치 글은 삼겹살, 너로 정했어


기왕이면 마당에서 솥뚜껑 위에서 구워 먹자고 카톡을 보냅카지노 게임. 2달 차 브린이가 겨우 터득한 비법 중에 하나는 글빨, 사진빨, 그림빨 다 중요하다는 겁카지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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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하면 역시 솥뚜껑 삼겹살 아니겠습니까?


퇴근했더니, 남편은 벌써 백탄에 불을 붙이고, 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카지노 게임. 일단,가방 집어던지고 사진부터 찍어댑카지노 게임.

남편~ 삼겹살을 좀 맛있게 펴봐, 좀 먹음직스럽게... 아니, 이렇게 요렇게

장마 뒤끝이라, 후덥지근한 남편 얼굴과 옷은 이미 흠뻑 젖어있네요.


에라 모르겠다. 사진 찍다가 사람 잡겠다 싶어, 일단 굽고 봅카지노 게임. 하이볼도 한 잔 말아봅카지노 게임. 기분이 좋아지니, 안 듣는 둘째도 이뻐 보이고, 첫째는 더 이뻐 보이고 남편은....그냥저냥음음음.... 뭐 듬직합카지노 게임.


문득, 정말 아주 찰나

삼겹살의 '삼'이 '삶'으로 스칩카지노 게임.


'바로 이거야' 마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넘치는 물을 보고유레카를 외치듯이 삼겹살을 먹다가 갑자기 '대박~'을 외칩카지노 게임.


세상에 없던 단어를 조합하듯, 어쩌면 이미 누군가는 조합했을지도 모를 카지노 게임


일단, 카지노 게임이라고 제목만 써놓고 시로 쓸까, 에세이로 쓸까 고민하는 모습이에서시를 쓰며설레하던스물한 살의 나를 본 것도 같습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 덕에배도, 마음도 꽉 찬밤입카지노 게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카지노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