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을 구우며
by 포도송이
마트 정육 코너
소고기 안심은 카드값이 안심이 안돼
소고기 채끝은 남편 뒤끝이 무서워
그래도 1학기 끝낸 우리 둘째
삼겹살은 먹여야지 싶어
얼마일까 두 근 두 근 하다
그냥 300g 더 올려서
삼겹살 두 근 반을 샀다.
솥뚜껑 불판 위에 올려지면
투뿔 한우나 삼겹살이나
고기가 거기서 고기
딸, 다음 학기는 잘해보자
격려하면서 한 점
금투자로쪼금돈번 남편도
잘했다고 추켜세워주며 한 점
그럭저럭 살아낸 오늘도 한 점
위태롭게 살아낼 내일도 한 점
이글이글 타오르는 솥뚜껑
잘했다, 멋지다
응원하는 살들이, 아니 삶들이
한 점 한 점 올려진다
솥뚜껑 같이 뜨거운 세상위에서
너나 나나우리나
사는 게 고기가 고기
응원이라는 화끈한 불판에
바싹바싹 잘 구워지는
삼겹살이 카지노 게임이 되어
삶, 겹겹이 익어간다
카지노 게임이 구워진다.
Epilog
퇴근 무렵, 반차 중인 남편에게서 카톡이 옵카지노 게임. 고등학생이 된 둘째 딸 방학도 시작되었고 모처럼 비도 그쳤으니 일요일에 산 삼겹살을 구워 먹자고 합카지노 게임. 순간, 브런치에대한 이글이글한열정이 타오릅카지노 게임.
그래, 오늘 브런치 글은 삼겹살, 너로 정했어
기왕이면 마당에서 솥뚜껑 위에서 구워 먹자고 카톡을 보냅카지노 게임. 2달 차 브린이가 겨우 터득한 비법 중에 하나는 글빨, 사진빨, 그림빨 다 중요하다는 겁카지노 게임.
삼겹살 하면 역시 솥뚜껑 삼겹살 아니겠습니까?
퇴근했더니, 남편은 벌써 백탄에 불을 붙이고, 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카지노 게임. 일단,가방 옷 집어던지고 사진부터 찍어댑카지노 게임.
남편~ 삼겹살을 좀 맛있게 펴봐, 좀 먹음직스럽게... 아니, 이렇게 요렇게
장마 뒤끝이라, 후덥지근한 남편 얼굴과 옷은 이미 흠뻑 젖어있네요.
에라 모르겠다. 사진 찍다가 사람 잡겠다 싶어, 일단 굽고 봅카지노 게임. 하이볼도 한 잔 말아봅카지노 게임. 기분이 좋아지니, 말 안 듣는 둘째도 이뻐 보이고, 첫째는 더 이뻐 보이고 남편은....그냥저냥음음음.... 뭐 듬직합카지노 게임.
문득, 정말 아주 찰나
삼겹살의 '삼'이 '삶'으로 스칩카지노 게임.
'바로 이거야' 마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넘치는 물을 보고유레카를 외치듯이 삼겹살을 먹다가 갑자기 '대박~'을 외칩카지노 게임.
세상에 없던 단어를 조합하듯, 어쩌면 이미 누군가는 조합했을지도 모를 카지노 게임
일단, 카지노 게임이라고 제목만 써놓고 시로 쓸까, 에세이로 쓸까 고민하는 내 모습이에서시를 쓰며설레하던스물한 살의 나를 본 것도 같습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 덕에배도, 마음도 꽉 찬밤입카지노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