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만난 사람, D와 스칠 수 있다면 당신은 행운아
어느날D는무언가가잘못되었다는것을느꼈다. 그는남해에서태어나태풍이오면노끈으로강아지집을단단히매어두어야하는바닷가마을에서자랐다. 그는바다와함께자라나패션디자인을공부하러남해를떠났다. 졸업후무대의상을만들어판매하던그는밀려드는주문때문에연이은밤샘작업으로온몸이쑤시고아팠지만, 이번엔조금다르다는것을느꼈다. 그리고D의디스크가터져버렸다.
여름날나무처럼왕성하게일하던그는남해로돌아와6개월동안천장만바라보며누워있어야했다. 무엇이든잘했고,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기대지않고카지노 가입 쿠폰을이끌었던그는, 무언가를스스로할수있다는효능감을다시느끼고싶었다. 여섯달에가까운지리하고무기력한시간들이흐른뒤조금씩몸을움직일수있기시작했을때, 그는혼자남해이곳저곳으로캠핑을다니기시작했다. 처음엔간단한물품만챙겨바닷가에서고요히시간을보냈다. 다시혼자서무언가를할수있다는것이좋았다. 집이없는곳에서천천히텐트를펼쳐작은집을만들고, 식탁이없는곳에테이블을만들고, 조리도구가충분치않은곳에서음식을만들며다시살아가는힘을키웠다. 그렇게그는캠핑이라는취미와만났다.
사진으로본그의방엔캠핑용품이가득했다. 한쪽벽엔침낭들이나비가날아간뒤의고치처럼주렁주렁매달려있었다. 캠핑에관련된일을하는것도아닌데, 이미남해에서는'캠핑전문가'하면많은사람들이그를먼저떠올린다. 캠핑을경험해보지못했던사람들이캠핑에입문할수있도록도와주는손님들을위한캠핑용품도따로있을정도다. 나도D 덕분에한번씩캠핑세계에슬쩍발을담궈보았다. 물론그가만들어주는캠핑요리에더관심이많았지만말이다. 젯밥에더관심이많을수밖에없을정도로D가해주는요리는엄청나게맛있었다.
남해에아주내려온첫날, 처음D를만났다. 이제는누구보다크고건강한그는자기를다시살린남해에서수산물을가공하며머물고있다. 그를처음만난날, D는자기집부엌도아닌곳에서혼자뚝딱뚝딱무언가를지지고볶더니태어나먹어본것중에가장맛있는동파육을만들어내었다. 그때치킨도피자도있었던것같은데, 그런쟁쟁한외식메뉴에는전혀손이가지않고그고기요리에만자꾸젓가락이갔다.
D가 혼자서 대충 한끼를 떼우려고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워 먹는 장면은 좀처럼 상상 이 되질 않는다. '대충'이라는 단어는 그와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그는 혼자서 한 끼를 먹더라도 스테이크를 구워 마지막에 버터 풍미를 더하고 생로즈 마리 줄기까지 올 린 다음, 직접 만든 홀그레인 소스를 살짝 곁들이거나 고급 와사비 조금, 아니면 소금을 톡톡 찍어 먹을 것 같다. 그 소금 역시 그가 미리 준비해둔 그 스테이크 고기랑 가장 잘 어울리는 소금일 것이다.
D가만든윤기가자르르흐르는스테이크는입안에서육즙을폭죽처럼터뜨릴것이고, 그는만족하며이런저런가니쉬와함께꼼꼼히먹어본뒤, 이번에새롭게시도한스테이크요리법은어떻게저번과달랐는지노트에적어둘것이다. D는흐뭇하게식사를마무리하고좋아하는버번위스키한모금을입에머금고코로숨을흠하고내뿜으며버번위스키향을즐길지도모른다. 하지만그는고독한미식가가아니다. 오히려맛있게먹은것들을좋아하는카지노 가입 쿠폰에게다시만들어주며뿌듯하게웃는정많은요리사에가깝다.
어릴때가장좋았던기억속에서는엄마랑아빠가밤에일을마치고집으로돌아오는발자국소리가들리고아빠손에들린비닐봉지가흔들리며빠스락거린다. 엄마는하루종일일하느라고되셨을텐데도비닐봉지에서무언가를꺼내어언제나우리가족을위해맛있는음식을차려주셨다. 밤이내려앉은뒤우리가족모두둥그렇게둘러앉아서맛있는것을먹던시간들이내게역류성식도염을주었는지는몰라도, 그기억은언제떠올려보아도좋아서맛있는음식을챙겨주고맛있게먹는행위는내게있어서카지노 가입 쿠폰의표현이다. 맛있는음식은말로카지노 가입 쿠폰을표현하는데는조금서툴렀던우리엄마의카지노 가입 쿠폰의표현법이었으니까. D에겐어떤기억이있는지모르지만, 그의언어도비슷해보였다.
"저는제주변의모두를카지노 가입 쿠폰해요."
D는말했다. 물론애인을위해자신이가진에너지의99퍼센트를다쓰며사랑하고, 다른카지노 가입 쿠폰을사랑하는데에는남은1퍼센트의에너지를사용하지만, 그모양새는같다는것이다. D가카지노 가입 쿠폰을위해서하는일엔어디에나카지노 가입 쿠폰있기때문에, 무엇이든대충하는법이없다.
D를자주보진못했지만, 그가나타난날은언제라도특별한날이었다. 시간을내어나를응원하러와주었고, 새로운시작을축하해주었다. 남해라는새로운곳에서새로운일을시작할때도기가죽지않도록맛있는것과필요한물건들을잔뜩싸서와주었다. D는이세상에존재하는지도몰랐던물건들을뒤적뒤적꺼내어한번도먹어보지못한것, 보지못한것들을만들어주는데가끔그가도라에몽의후예가아닐까하는상상을한다. 배앞에있는주머니가아닌캠핑상자에서물건을꺼낼뿐, 넉넉하게웃는얼굴까지도라에몽과참닮았다.
언젠가 어떤 사람에게 '내 인생에 온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주는 사 람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D를 보고 배운 태도였다.
그의등장은곧확실한맛과즐거움을보장했고, 이런기대가부담스러울법도할텐데언제나그이상의것을보여주고만들어주었다. D는자신이가진것에서나누어주는것이아니라, 힘을더보태어더좋은것을만들어주려고했다. 친구들의캠핑장비까지다챙겨서친구들을데리고캠핑을가는것처럼그는좋아하는분야에대해한시간이고두시간이고이야기할수있을정도로깊이파고난뒤, 필요한것들을다챙겨서주변카지노 가입 쿠폰을그의멋진신세계로인도한다.
"이사람은주변카지노 가입 쿠폰의말을모아서책을냈대요, 도움이될것같아서보내봐요."
어느날그는내게책한권을소개해주었다. 내가지금쓰는이글의시작점이된책이다. 주변사람들이한말을모아엮어생일날선물로주다책까지내게되었다는한작가의이야기를듣고내게도움이될것같다며그작가의책을알려준것이다. 주변카지노 가입 쿠폰을살피고그들에게필요할만한것들을알려주는D는무슨이야기를써야 좋을지찾고있던내게내가하고싶은말을찾도록도와주었다.
남해에온지얼마되지않았을때, 그를포함한남해에서만난카지노 가입 쿠폰에게물었었다.
"남해에뭐가생겼으면좋겠어요? 난뭘하면좋을까요?"
그는 이 질문에,
"좀 생각해보고 나중에 연락드려도 될까요?"
라고답했다.
그러고다음날이었던가, D는번호를붙여가며남해에무엇이있으면좋을지적어보내주었다. 이제고작나를한두번쯤보았을때였는데, 그는그런나의질문에한동안시간을내어고민을하고필요한답을주었다.
지금도어떤질문이떠오르면그가제일먼저떠오른다. 1퍼센트의에너지를나누어서나에게도쓴다는것을알기에자주물어볼순없지만, 그는언제나진심과카지노 가입 쿠폰을담아답을해준다는것을알고있기때문에D의존재만으로도어딘가모르게든든해진다.
"누나한테이브랜드어울릴것같아요. 한번봐봐요."
어느날전공을살린그의카지노 가입 쿠폰이날아왔다. '스포티앤리치' 라는브랜드였다. 나름스포티하긴하지만아직리치하지않아서그브랜드의옷을사진못했다. 옷이름에걸맞는사람이 되면 그 옷을 살 것이다. D의 안목과 조언에는 실패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