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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작가 Dec 25. 2023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 겨울 어느 하루

아으.. 추워

몸을 찌그러뜨리고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간다.


아니 귤이 한 바구니에 4500원?


엄청 싸잖아?


하나, 둘.. 서이 너이..

커피 한 잔 값에 귤이 8개네


길을 가다가 가판대에 올려진 과일이나 채소에 눈이 갈 때면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다는느낌을 받는다.


자취를 시작한 지 10년이 넘어가면서버릇이 생겼다.

과일이나 채소가 귀하다.

자취생 집에서는 빨간 딸기나 사과, 배 같은 건 찾기 어렵다.

채소도 마찬가지다.

혼자 살면 뭉터기로 파는 과일이나 채소는 혼자 먹기엔 양도 많고 금방 상해서 보관하기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안 사게 된다. 작게 소분돼있는 것들은 왜 이렇게 비싸게 파는지.

하여간 불편하다.

그러다 보니 고향 집에 종종 내려갈 때나 명절에 가면 그동안 안 먹은 부채감에 잔뜩 먹고 온다.

그래도 20대 때는 덜 먹어도 심리적으로 괜찮았는데,

30대가 되니 이상하게 마구찾게 된다. 초록색을 먹어야해!


얼마 전에도 장보다가 딸기를 한 팩에 8천 원에 팔길래

8천 원이면... 저거 살 돈으로 고기를 사는 게 나으려나... 고민하다가 카지노 게임 둘 다 샀다.

다음날, 약국에 가려고 중앙시장 쪽을 지나가는데 시장 가판대에 어제 산딸기랑 같은 걸5천 원에 팔고 있었다.

왠지 저걸 안사면 어제 산 내가 너무 손해 보는 기분이라 '또 먹지 뭐!'하고 카지노 게임 한 팩 더 샀다.

검은 봉다리를 흔들며 모퉁이를 돌아갔더니

다른 아저씨가 '3팩에 만 원!'이라며 똑같은 걸더 싸게 팔고 있었다.

'헣이게 인생인가...'




요샌 모퉁이마다 붕어빵 장수가 보인다.

추운 카지노 게임엔 역시붕어빵이지.

몸을 웅크리고 빠른 걸음으로 집에 가다보니 관성 때문에 카지노 게임 지나쳤다가


'하... 붕어빵..?'

'바삭바삭하고 달달한 팥앙금...집가서 아이스아메리카노랑 같이 먹으면...'


다시 종종걸음으로 붕어빵 장수에게 돌아간다.

꼭 한 번에 들리는 법이 없다.

한 10미터쯤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온다.

다행히 계좌번호가 붙어있다.

두꺼운 투명 바람막을 비집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4마리만 주세요~'


추운 카지노 게임

집으로 가던 길에

붕어빵을사면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빨리 집 가서 나눠 먹어야지.'


사랑이다.




PS.

그 사람들과 행복한 연말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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