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지는 하늘.
나는 짓다 만 집들을 본다.
관둔 것은 아니지만, 완성은 더더욱 아니다.
완성이 아니라 짓는 순간 또한 좇아가느라 허둥댔는데
잠시 여유를 갖고 내 집들을 바라본다.
이곳엔 뭔가 문제가 있다.
*
우리는 많은 것을 끝내는만큼
또 시작하기도 한다.
많은 것과 헤어지는만큼
그것들과 만나기도 한다.
그 끝에 무엇이 있든지
그것과 우리들 사이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있었다.
세상이 인연으로 이루어져있다면
그 인연이란 물은 필시 고여만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은 흐르게 마련이니
자연스럽게 흐르게 두어야 하며
새로운 흐름에는
언제나
첫 순간이 있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계속되지 않는 삶이란
지루해지기 쉽다.
*
토대와, 기둥과, 99%의 완성을 넘어 붕괴 또한 겪기도 했던
인연이란 집들을 가만 다시 바라본다.
역시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부수어야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집보단 내 마음이 문제기 때문이다.
난 더이상 떨리지 않는다. 설레지 않는다.
내가 쌓은 인연들은 어느새 고인 물이 되어버렸다.
이들을 다시 흐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내겐 첫 삽의 기억이 필요하다.
모든 것의 첫 순간이 필요했다.
어떤 하나의 감정으로 치환할 수 없는
너와 나, 조우의 순간.
거꾸로 치는 파도가 되어,
나는 나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을 다시 돌이켜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