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8~현재
2012년 폭염에 까망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매주 금요일이면 오는 나를 컹컹 짖으면서 두발로 폴짝폴짝 뛰면서 세상 반갑게 맞아주었었는데
그날은 내가 택시에서 내려도 아는척을 하지 않고 잠을 자고 있었다. 이상했다.
까망아, 하고 가만히 이름을 불러도 꼼짝을 않는거다.
가까이 가 보니 몸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한낮의 더위였는지 녀석의 남은 온기였는지는 몰라도, 까망이 몸은 슬프게도 따뜻했다.
한참을 엉엉울다 형부에게 전화했다.
바로 달려와준 형부는 까망이를 소중히 안고, 아빠 산소 옆에 데려가서는 그곳에 묻어줬다.
내가 태어난 이래 우리 집마당에 개가 없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수많은 메리, 순이, 멍멍이들과 달리 까망이는 조금 특별했다.
처음으로 동물과 교감이란 걸 할수있구나 알게 해준 아이였고, 외로운 나를 말없이 위로해준 친구였고, 산책을 갈때나 교회를 갈때도 함께 동행할 수 있을만큼 언제 어디서든 얌전히 나를 기다려줄 줄 아는 아이였다.
그렇게 특별했던 아이가 떠난 이후, 바람에 달그락거리는 개밥그릇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미어져서 밤새 울었다.
엄마는 무슨 초상이 났냐면서, 이미 떠난 걸 어쩌냐며 왜 그리 길게 우느냐고 이제 그만하라고 화를 냈다.
걱정되서 화를 냈겠지만, 사람과의 이별에도 취약한 내가 동물과의 이별이 쉬울리 없었다.
그리고 몇주 뒤, 형부가 상심한 나를 위해 진돗개 두마리를 데려웠다.
( 그이후에도까망이를닮은삽살개 탄이와, 우리집귀염둥이막내리트리버 레오도형부가데려다줬다)
조카들은 진돗개 두마리에게 피터팬& 웬디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웬디는몇달만에다른집으로분양되었다. 웬디를잃은피터팬에게나는온라인 카지노 게임, 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줬다.
그렇게꼬꼬마피터팬이 지금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되었다.
아래사진이피터팬 시절(2012년8월)마당에서찍은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진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생후 2-3개월, 어린조카는 6살, 둘째조카 9살, 나 서른두살. 우리 넷 모두 젊었던 한때다.
다시 오지않을 2012년 여름.
그때로부터 10년동안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별탈없이 우리가족과 잘 지내고 있다.
20년전아빠가심은느티나무아래에서, 아빠가가져다둔큰돌들을타넘으면서나름명당이랄수있는곳에서. 너무도 잘.
물론 작은 병치레 몇번은 있었다.
두번의 안충제거술과, 한번의 심장사상충, 귀뒤 피부병, 한번의 체기.
함께한십년동안크게걱정끼친건겨우다섯번뿐이니 효자둥이, 라고 할 수 있겠다.
정확히 몇년도였는지 기억나지않지만, 어느여름초파리가우리온라인 카지노 게임눈에알을깐사건이발발했다.
얼마나 가렵고 괴로웠을까.
당장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다.
난생 처음으로찾아간동물병원앞에서온라인 카지노 게임는자꾸만뒷걸음질쳤다. 형부는힘으로온라인 카지노 게임를제압하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엉덩이를기어코의사선생님앞으로밀어넣었다.
“앞발로 계속 눈을 비벼대길래 무슨일인가 싶어 들여다보니 눈에서 실지렁이 같은 게 가득해서 데려왔어요”
검사결과안충이하나둘이아니었다.
바로마취를하고, 눈에있는모든안충을제거했는데굳이의사선생님이종이컵에온라인 카지노 게임눈에있던안충을담아오셨다.
유유히 유영하는 안충들을 보며 어찌나 분한 마음이 들었는지.
안전하게 자기 종족을 보존하겠다는 그 욕구를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우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맑고 깊은 눈알에 알을……!!!!! ㅂ ㄹㄹㄹㄹ
말못하는 짐승이 그간 얼마나 가려웠을까.
생애 첫 마취를 해본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마취가 깨어날때 두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일어서면 쓰러지고 일어서면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그 모습에 왜 또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결국 오. 열. 했. 다. ㅠ
엎친데덮친격으로병원에서검진을받아보니심장사상충이의심된다고했다. 밖에서키우는개들대부분은심장사상충에노출될수밖에없다고, 길면몇년짧게는몇달밖에살수없다고의사가말했다.
하지만 웬걸. 가족모두 지극정성으로 돌본 덕분에 그때로부터지금껏우리온라인 카지노 게임는잘지내고있다.
당시에 청천벽력과도같은소식을듣고여름장마속에서온라인 카지노 게임를끌어안고두시간넘게엉엉울며 그때도 오열했는데 그날 엄마는언니 형부들에게 말했다고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랑, 나랑둘다같이갖다버리라고;;;;;;;;;;;;;
하여간우리엄마는참.
그리고 몇년 뒤 한번 더 그 끔찍한 일이 반복됐다.
이건순전히내잘못이었다. 깜빡하고 예방약을며칠 건너뛰었는데 그새…일을 당했다.
이후로열심히, 하트가드를먹이고있지만
매해 여름 긴장이 되는 건 사실이다.
올 여름도 잘 지나가보자.
2021년여름에는귀뒤에피부병이생겨서약을사다며칠을정성껏발라줬다. 넥카라도 씌워주고. 그러나 반나절만인가, 그걸 다 뜯어버렸다. 패기넘치는 녀석. 그래도 다행히 여름에서가을넘어가는선선한바람속에서귀뒤 피부병은 또다시 잘 치유가됐다.
그때 귀뒤를 박박 긁어대는 모습을 보고 또어찌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일단혀로정성껏앞발을핥고나서, 그발로귀뒤를긁던모습이얼마나스마트해보이면서도 애잔했는지. 해줄 수만 있다면 대신 긁어주고 싶었다.
그리고 올해 2월.
이날도내가 양평에 내려오는 금요일이었다.
주말이면으레내려오는나를기다리면서점프를하고포효해야마땅한데온라인 카지노 게임가미동이없는거다.
매주 빵이며, 고기, 간식을 싸서 내려온다는 걸 아는데 저렇게나에게토라지기라도한양등을보이고서는 짖지도 않고 다가오지도 않는거다.
어디가 아프구나.
밥그릇에 사료가그대로고, 심지어 내가 싸온 맛난 고기를 먹지않는걸보니분명히 어디가아픈건데도통어디가아픈지알수가없었다.
물이라도 먹여보려고 물을갖다줬다. 그랬더니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쉬지않고8분간 물을마셨다. 물이 고팠구나.
가족들 아무도 물을 안준건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물을잔뜩먹고바위로가서토하고, 또다시물을잔뜩먹고토하고, 를 반복했다.
체한건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는 양을 가만히 지켜보니 아무래도 속이 불편해서 억지로 토를 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여서
집앞에서불을피우고따뜻한온기를손바닥에가져가온라인 카지노 게임를어루만져주고위청수세병을까서물에타줬다.
대체며칠간밥을못먹은거지?
엄마가독감에걸려서이틀간집밖으로못나가도 하루 한번 개밥은 줬다고 했는데. 평소처럼 발로 물그릇을 차서 물을못먹은걸까? 개도 체할 수다 있나?
위청수를먹이고나니사람처럼온라인 카지노 게임도냄새풍기는 트름몇번을하고, 몇번을게워내더니조금괜찮아진것같았다. 라면한냄비를끓여그안에냉장고에있는좋은것들(조기, 고등어, 고기)을듬뿍넣어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가져갔다. 아직속이불편한지전혀입에대질않았다. 냄새조차맡으려고도하지않았다.
궁여지책으로 참치캔을 하나 내밀었다.
다른건 거들떠도 안보더니 녀석은 참치캔을 물어서 구석으로 갔다. 10년을 함께했지만참치캔을그렇게나좋아하는지그날처음알았다.
눈앞에 산해진미가있어도나의손을핥아주면서나에게재롱을피우고 밥한먼 먹고 재롱피우고 밥한번 먹던 녀석이었는데
참치캔을입에물고,
행여나내가그걸뺏기라도할세라, 한입먹고, 입으로물어서구석으로가고, 한입먹고입으로 물어서 자리를 옮겨갔다. 녀석 참!!!!
그날이후로별미로한번씩참치캔을 따준다.
주말이면언니들이랑삼삼오오마당에모여서보쌈도해먹고, 샤브샤브도해먹고, 싸우기도하고풀도뽑다가헤어지는게우리 #도곡리오자매 일상이다.
언니들과조카들이모두떠나고적적한마당에앉아있다가오늘걸어야할<만보를걷지않은게생각나서저너머논으로산책을갔다. 아무리걸어도오늘은만보넘기는틀린거같아서8천보즈음, 집으로돌아왔는데평소때라면저멀리서부터나의발걸음을인지하고멍멍짖으며나를반겨줄텐데. 또웬일인지자기집앞에서몸을웅크리고앉아있는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발견했다. 낮에만해도별탈없이햇볕을만끽하며행복하게졸고있었는데무슨일이지싶어다가가서어루만져주니다행히 어디아픈거같지는않았다. 다만, 몇달전부터 산책할때녀석이 많이노쇠해졌다는 걸 느꼈다. 예의그깨방정도부리지않고탄이(삽살이, 9살)나레오(리트리버, 4살)에비해깃털처럼 가볍고. 레오나탄이는산책할때힘이너무좋아서따라가다 내가 넘어질것같은위기가몇번있었는데, 분명우리온라인 카지노 게임도한창때는그랬는데언젠가부터힘이빠져있는게 에너지가 없는게 전해진다.
목안에털이많이벗겨지고, 살이빨갛고, 등가죽의털도푸석푸석중간중간많이빠져있고.
이러다올여름을넘기지못하는것은아닐까?
바로온라인 카지노 게임최애간식참치캔을하나가지고나왔다.
엄마는 또 난리난리다.
내가 오는 주말이면 평소보다 사료도 두배로 주고 고기도 주면서 참치캔까지 가져다 준다고 아까워서 성화다. 개 세마리때문에 엄마랑 주말마다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엄마가 많이 내려놓아서 나름 휴전중인데 가끔씩 이렇게 부딪힌다.
“엄마.
마당에 목련도 수국도 언젠가는 지잖아.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죽어.
언젠가될지모를마지막순간까지 잘해주고 싶어. 나는. 올여름도자주 산책시켜주면서, 좋아하는간식챙겨주고, 기도해주고, 어루만져줄꺼야. 그러니 엄마도 협조 부탁해.”
어느새 방으로 들어간 엄마.
홀로 남겨진 거실에서 이 글을 쓰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무상이라는 것이 자연과 동물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우리 엄마도 해당되겠구나.
언젠가는 매주 내려오는 이집에 우리 엄마가 없을 수도 있구나. 안방의 돌침대에 누워서 트로트를 듣다가 맨발로 나와서 “은숙이 왔니?”하고 맞아주던 우리 엄마가 없을 수도 있겠구나.
어느날은 엄마보다 개를 더 애달파하는 나를 보며
오자매를 키우느라 모든지 아끼는 엄마가 보기에 모든 헤프고 넘치게 주고, 심지어 주고 또주는 내가 얼마나 폭폭했을까.
말못하는 짐승 걱정속에
정작 노모 마음은 헤아리지 못한 주말이 떠오른다.
비단 엄마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뿐이랴.
내가 놓치고 흘려보낸 것들이.
인생무상의 무상.
죽음처럼 무상한 것이 또 있겠냐마는 나는 무상과 죽음앞에 허무해하기보다 내 잘못된 혹은 관습처럼 굳어진 태도를 바꿔볼 작정이다.
뼈를 깎는 고통만큼 어렵겠지만.
형성된 모든 것은 소멸한다는 것을 깨닫고
만나는 모든 것, 도착한 모든 곳을 아름답게 바라보기로.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않기로.
(성화만큼 어려울 거라는 걸 알지만 내 삶의 지향점을 그렇게 두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