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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택 May 03. 2024

카지노 쿠폰 하게 됐습니다

카지노 쿠폰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브런치에 썼던, 카지노 쿠폰로서 밥벌이했던 제 이야기들을 엮어 책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그래서 제 브런치북 <직업으로서의 카지노 쿠폰를 삭제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많이 읽어주시고 라이킷과 댓글도 남겨주셨는데, 먼저 말씀드리지 못하고 삭제하게 돼버려 죄송합니다.


아직 얼떨떨합니다. '실화냐'라는 생각이 들어요. 늘 어떤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전략을 고심하고 애써왔던 20대, 30대였습니다.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만을 생각하고 실천해 왔어요.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룬 적은 거의 없습니다. 번아웃으로 몸과 마음이 타버렸고,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에 분노와 허탈함이 가득했던 청춘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상합니다. 카지노 쿠폰을 목표로 글을 썼던 게 아니라서요. 어느 날, 수면시간이 적으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지금도 수면시간은 적지만, 방송을 해왔던 지난날들은 정말 비정상적으로 잠을 못 잤어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난 치매에 걸리겠구나' 영상 바닥에서 일을 시작한 지 20년째라서 당연히 과거의 일은 점점 희미해져 갑니다. 거기에 치매라도 걸리면 내 젊은 날이 송두리째 날아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나름 불태웠던 청춘이 제게 결코 무의미한 건 아니었고 다들 그렇게 이 세상 살다 간다지만, 슬펐어요. 지금도 아무도 제게 묻는 이는 없지만, 만에 하나 혹시라도 제 딸이 '아빤 어떤 청춘을 살았어?'라고 물을 때,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는 건 역시 슬프잖아요. 그래서 아직 기억이 남아있는 지금, 제 청춘의 기억을 제 컴퓨터 안의 워드 문서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적다 보니, 이번엔 억울하고 아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수 없던 제가, 영상을 제작하며 겪었던 문제를 해결하려고 홀로 고민했던 그 시간들, 그 경험들, 그로 인해 알게 된 지식들이 제게서 끝난다는 게요. 다른 글에서 적었듯, 전 지금 방송 현장을 떠났습니다. 혼자서 일하며 누군가를 가르치지도 않고 있습니다. 제가 얻은 것들은 제게서 끝난다는 건 점점 기정사실로 되고 있고, 역시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덜컥 브런치 작가가 된 후, 2022년 제가 얻은 영상 제작 노하우를 담은 <예능 편집 기본기라는 브런치북을 올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고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카지노 쿠폰로서 제 청춘의 기록까지 올릴 용기는 없었어요. 제 딸들이나 읽어볼 만한 정말 개인적인 이야기고, 성공하지 못한 일개 카지노 쿠폰 나부랭이가 '카지노 쿠폰는 어떻다, 저떻다' 얘기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럴 자격도 없고요. 혹시, 지금도 필드에서 밤낮없이 구르고 있을 카지노 쿠폰들에게 폐를 끼칠 수도 있을 거란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입 카지노 쿠폰님들과 취준생님들의 댓글을 봤어요. 제 글이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습니다. 기뻤어요. 그리고 카지노 쿠폰가 되고 싶었던 어린 날의 제가 떠올랐습니다. 어린 날의 전, 카지노 쿠폰로서의 경험을 뭐가 됐든 얘기해 달라고 지금의 제게 졸라댔을 거예요. 그런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제 컴퓨터 안에 있던 청춘 기록을 공개하자.


그래서 <예능 편집 기본기를 쓴 지 거의 2년이 다 돼서, 브런치북 <하필이면 카지노 쿠폰를 해서와 <직업으로서의 카지노 쿠폰를 오픈했습니다. 그런데 종이책 한 권 만들 분량도 넘쳤어요. 모두들 '내 인생, 책으로 만들면 몇 권 나온다' 할 정도로 각자의 드라마가 있는데, 저도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투고해 볼까? 안 되면 말고'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지노 쿠폰이 목표가 아니었으니까요. 눈여겨봤던 다섯 군데 출판사에 투고했고, 역시나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렇지. 그 정도 이야기까진 아니지'란 생각에 투고를 중단했고, 맡겨진 일을 하며 아이를 돌보며 몇 달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메일이 왔어요.


카지노 쿠폰


그래서 다음 달 제 책이 나옵니다. '하모니북'이란 든든한 출판사와 대표님을 만나, 지금 열심히 제작하고 있어요. 정말 이상합니다. 20~30대에는 그렇게 이루려고 노력해도, 머리를 굴려 갖은 방법과 전략을 짜도, 밤낮없이 시간과 건강을 써대도 결코 이뤄지지 않았어요. 그런데 40대가 된 지금, 하고 싶은 일을 그냥 하니까 천천히나마 하나씩 이루어집니다. '시청률·조회수·구독자 상승!'이나 '매출 증대!'란 목표처럼, '절대 카지노 쿠폰!'을 목표로 달리지 않았는데 책을 좋아했던 어렸을 때의 바람. '나도 내 이름으로 책 한 권 써보고 죽어야지' 그게 이뤄지려 하고 있습니다. 기쁘면서도 뭔가 맥 빠지기도 하고, 정말 이상하고 희한합니다.


영상 바닥에선 계약하고도 엎어지는 일들이 너무 많아서, 출판 계약서에 사인한 후에도 엎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구독자님들께 말씀드리지 못하고 브런치북을 삭제했습니다. 이제야 다시 한번 죄송하단 말씀드립니다. 5월, 열심히 제작해서 6월. '여름이었다'네요. 여름의 초입에 완성된 책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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