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연출 기본기』- 카지노 게임 지망생과 입문자를 위한 현장 지침서
작년 6월에 글 쓴 뒤로, 반년이 흘러 2025년이 되었네요. 혼자 일하는 저의 하루는 95%의 확률로 다음과 같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애들 학교 보내고, 밥 차려먹고, 어영부영 일하다 보면 끝도 안 났는데 애들 돌아오고, 다 같이 밥 먹고 나면 깜깜해요. 모두 코 잠에 들면 또 아침입니다. 이런 생활을 몇 년간 반복하다 보니 알게 된 게 있습니다.
'시간이란 건 진짜 빨리 흘러가버리는구나.'
뭘 하든, 안 하든 그냥 빨리 흐릅니다. 그래서 덜 초조해졌습니다. 예전엔 뭔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그렇게 더디게만 흘렀는데, 이제는 경험해 봤으니까요. 기다리지 않아도 시간은 가버린다는 걸. 그렇게 가버리는 시간 중 5%의 확률로 이런저런 이벤트들도 있었습니다. 작년 카지노 게임했던 『직업으로서의 카지노 게임』가 2쇄를 찍게 됐고, 전자책 지원사업 우수콘텐츠로 선정돼 전자책으로도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밀리의 서재와 리디에서도 볼 수 있게 됐어요. 또 사람들 앞에서 말도 제대로 못 했던 제가, 고등학생들에게 진로 특강이란 것도 해봤습니다. 책을 보고 연락을 주신 선생님께서 기회를 주셔서요. 2시간이란 시간을 혼자서 떠들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우황청심환 마시는 걸로 꼭 먹고 가라며, 마흔 중반의 저에게 "우리 아들! 파이팅! 할 수 있어!"라며, 무한 파이팅을 날려주시기도 했습니다. 수능 때도 이러진 않으셨는데... 그런데눈을 반짝이며 듣는 학생들을 보니, 어느덧 저도 모르게 2시간을 넘도록 떠들고 있었습니다. 어? 나 괜찮네?! 아저씨의 오래된 트라우마 하나를 극복하도록 도와준 부개고 카지노 게임반 학생들,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그리 유쾌하지 않은 이벤트도 있었어요. 병원입원이란건 허리 디스크로 20대 때 입원 한 번 했던 게 다인데, 사고로 뇌출혈이 생겨 병원에 몇 주간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뇌에서 마비가 생기는 부분을 다 피해 출혈이 생겼다며, 의사 선생님이 천운이라고 했습니다. 아, 나 죽을 뻔했구나. 아내와 아이들에게 작별 인사조차 못하는 죽음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갈 뻔했습니다. 일생의 모든 운을 한 큐에 다 써버린 듯, 다행히지금은 완쾌해 상기했던 95%의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일상이 흘러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행운인지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선가전에 '에이, 됐다. 뭐... 한 번 했으면 됐지...'라며 접어뒀던 일도 하기 시작했어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카지노 게임 위해서요.
첫 카지노 게임 책, 『직업으로서의 카지노 게임』가 제 직업의 경험과 감상을 담은 에세이였다면, 두 번째 책은 제가 카지노 게임라는 직업을 경험하며 얻은 연출에 관한 지식, 노하우들을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야만 20대부터 지금까지 카지노 게임로서의 제 삶이 빈 곳 없이 깔끔하게 정리될 것 같았어요. 앞으로도 카지노 게임는 계속하고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이 타이밍에 정리 한 번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걸 알아버려서요.
또 한 가지 이유는 일을 하며 제가 얻은 것들, 정리한 것들. 이대로 사라져 버린다는 게 아쉽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이건 분명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20년 간 일하며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재미없다. 재밌게 고쳐봐라.'
어떻게 고쳐야 재밌어지는지, 왜 그렇게 고치면 재밌어지는지, 사수도 없었지만, 메인 카지노 게임들이든 선배들이든,단 한 번도,그 누구에게도 그런 조언들은 듣지 못했었고, 물어볼 곳도 없었고, 지금도 분명 카지노 게임 바닥엔 그런 고민에 밤새 혼자 애태우는 친구들이 많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카지노 게임 지망생과 입문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은 20년간 이 일을 경험한 내가 선별할 수 있다. 그에 대한 원리와 이유와 방법을 정리한 것들은, 분명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확신했고, 조금이나마 돕고 싶었고, 그래서병원에서 나온 후,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브런치를 시작한 후 가장 먼저 썼던 브런치북 『예능 편집 기본기』를 뜯어고치고, 보강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두 배가 넘는원고로 마무리되었을 때『카지노 게임 연출 기본기』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아줬습니다. 이건 꼭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기에 투고는 필요 없었습니다. 출판사를 등록하고, 책의 형태를 만들어, 인쇄소와 배본소를 계약하고, 지금 인쇄기가 열심히 책을 뽑아내는 중입니다. 출판 쪽은 처음이지만 확신이 있어서 그런지, 한 권의 책을 만들어나가는 모든 과정이 흥미롭고 즐겁습니다. 이제야 진정한 독립출판을 하게 됐네요. 나머지 과정을 마무리하게 되면 1월 말이나 2월 초 서점에서 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책을 내겠다는 생각 없이 브런치를 했었는데, 이제 어쩌다 보니 두 권을 내게 됐습니다. 많이 봐주셨고, 도움이 되었다는, 고민이 해결됐다는 댓글들 때문에 에너지를 얻게 된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후에 카지노 게임되면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