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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Apr 14. 2025

말을 바로 해야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라?

바야흐로 대선 정국이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되었고 대선일은 6월 3일로 결정되었다. 유명 정치인들이 속속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가 하면 한편으로 출마 포기를 밝히는 이들도 잇따른다. 다들분주하다. 더불어 매체도 온갖 소식을 전하느라 바쁘다. 가히 뉴스의 홍수다. 그런 가운데 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다음과 같았다.


14일 정계에 따르면 김문수 캠프는 이날 이문열 소설가를 명예선대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문열 소설가는 출세작 ‘사람의 아들’을 포함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황제를 위하여’ ‘변경’ 등 90편의 작품을 발표한 한국의 대표 소설가다. 지난해 문화예술 분야 최고 카지노 게임인 ‘금관문화카지노 게임’을 수여했다.


"지난해 문화예술분야 최고 카지노 게임인 '금관문화카지노 게임'을 수여했다."라고 했다. 주어가 생략되었는데 주어는 문맥상 이문열 소설가임이 분명하다. 그러니까 이문열 소설가가 지난해 금관문화카지노 게임을 수여했다는 것이다. 어? 이상하다. 이문열 소설가가 금관문화카지노 게임을 누구에게 수여했다는 것인가? 수여는 주는 것이다. 준다는 것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것이다. 이문열 소설가가 금관문화카지노 게임을 누구에게 주었단 말인가?


그게 아니다. 이문열 소설가는 지난해 금관문화카지노 게임을 받았을 뿐 주지 않았다. 그러므로 수여했다는 잘못 쓰였다. 그렇다면 기자가 잠깐 착각한 것인가, 아니면 수여하다받다라는 뜻인 줄 알고 쓴것인가. 설마 수여하다받다인 줄 알았을까 싶지만 그러나 알 수 없는 일이다. 기자가 잠시 착각했든 아니면 정말 수여하다의 뜻을 잘못 알았든 문장 전체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래서야 되겠는가.


글은 단어를 잘 부려써야 뜻이 제대로 전달된다. 엉뚱한 단어를 쓰면 뜻이 제대로전달될 수 없다. 문법을 어겨도 마찬가지다. 기자, 법관은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말이 안 되는 법조문이 숱하지만 그냥 방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제법 이름 있는 신문에서 낸 기사에 "지난해 문화예술 분야 최고 카지노 게임인 ‘금관문화카지노 게임’을 수여했다."라는 문장이 들어 있다. 뜻이 명료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라고? 이래서는 안 된다.수훈했다라고 하거나아니면 그냥 받았다라고 해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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