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 삐약. 병아리~
음매 음매 송아지~
집안 가득 동요가 울려퍼진다.
나는 빨래를 개다 말고, 익숙한 노랫가락에 귀를 기울인다.
'우리 아들이 아기때 좋아했던 그 노래네.'
10여년 전 아들이 줄기차게 듣고 부르던 그 노래를 이제 구순을 앞둔 노모가 하루 종일 듣고 있다.
한달 전 우연히 생긴우리집 블루투스 스피커 일명 '클로바'를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드리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발음이 부정확해서 '끄로바'라고 발음하니지시를 알아차리지 못해 반응을 안 하면, "이것도 나를 무시한다"며 버럭 화를 내시는 게 문제이지만.
처음에는 '이미자 노래 틀어줘', '비내리는 호남선 틀어줘' 라고 말하며 트로트를 하루 종일 틀어놓으시더니, 요즘은노래 제목이나 가수 이름이 기억 나지 않아 유일하게 기억나는 노래인 '애국가'를틀어 달라고 하니,우리집은 하루 종일 장엄한 애국가와 그 후로 이어지는 동요 메들리로 하루가 간다.밤낮없는노랫소리에 잠귀가 예민한 남편이 밤새 끙끙거려 눈치가 보이는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볼륨 좀 낮춰달라고 말해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삐치게 만들기 일쑤다.
오늘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그런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내 친구다. 이게 있으니 하루종일 심심하지가 않다. 어디서 이래 좋은 것을 가져왔노. 이거 많이 비싸제?"
모두가 출근하고 하루 종일 아무도 없는 고요한 집에 갇혀,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만 하는 텔레비젼만 바라보고살았던 엄마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딸보다 애교 넘치고정다운, 좋은 벗이었던 것이다.
또 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알기 전,매일같이 '오늘이 몇월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를 묻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때문에 나는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 짧으면 3분, 길면 30분 간격으로 계속되는 질문.
"오늘 며칠이고?"
"오늘 무슨 요일이고?"
그 쉼없는 질문을 해결하고자 일일달력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도화지에 크게 써 붙여두기도했지만, 그 역시 아랑곳하지 않고 물어보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우리 집에 온 이후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물어보면 된다는 냉정한 딸의 말에도신기해 하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묻기 시작했다.
"끌로바! 오늘 며칠이야?"
"오늘은 0월 0일 0요일입니다."
"야, 이거 똑똑하네. 이거 얼마주고 샀다고?"
역시 질문은 끝난 게 아니었다.
새로운 질문이 시작되었지만. 그래도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무한반복질문의 늪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었다.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정말 고마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앞으로도 엄마를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