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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엘 Jan 13. 2020

#05 카지노 게임에서 바리스타

나타샤와 지밀 모카

세계에서 가장 일관성 있게 사는 사람을 뽑는다면 카지노 게임 사람일 것이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아침에 커피를 마시고 점심에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은 점심에 샌드위치를 먹는다. 카페 앞을 수없이 지나다니는 사람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길을 수없이 지나다닌다. 카푸치노를 마시는 사람은 늘 카푸치노를 마시며 엑스트라 핫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기록적인 폭염이 와도 엑스트라 핫 커피를 마신다.


카페를 찾는 손님은 저마다 방문하는 시간대가 있는데 어떤 손님은 늘 전화로 주문을 하고 온다. 사람인지라 가끔은 빨리 오거나 늦게 오기도 하지만 마시는 커피는 변함없다. 아주 특별한 사람을 제외하고. 게다가 카페 입구로 통하는 길은 세 곳인데, 찾아오는 길마저도 정해져 있다. 하지만 아무 때나 불쑥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면, 바로 나타샤이다.


나타샤는 골드코스트 대학 병원의 레지던트 의사다. 그녀의 이름을 묻는데 6개월이나 걸렸지만 직업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병원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입고 오거나 수술 키트와 두꺼운 의학 서적을 들고 다녔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 카페는 손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단골손님이 된다. 그러니 적당한 타이밍에 이름을 물어보면 누구나 기꺼이 알려준다. 그리고 상대의 이름을 되묻는 것이 매너다.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개인의 역량에 달렸지만 이름이란 기억하기 위해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으로 손님 이름을 아무 때나 물어보지 않는다. 이름을 기억할 준비가 됐을 때 물어보는 것이 좋다. 나타샤처럼. 그리고 그 이름을 잊어버리면 안 된다.


나타샤는지밀모카를마시고스매쉬드아보카도(Smashed Avocado)를사워도어(Sourdough) 토스트에올린메뉴를주로먹는다. 아무때나나타나도이선택에는 변함이 없다. 스매쉬드아보카도는어느카페에서든먹을수있는카지노 게임대표아침식사메뉴다. 박살내다, 라는뜻그대로아보카도껍질을벗기고속살을으깨서적당히구운토스트위에발라준다. 아보카도를으깰때, 레몬즙을한두스푼넣으면색은선명해지고맛은상큼해진다. 거기에엑스트라버진(Extra Virgin) 올리브오일을살짝넣으면크리미한(Creamy) 질감을만들수있다. 여기에피스타치오나아몬드등견과류를뿌려고소함을더하고페타(Feta) 치즈를올려짠맛을곁들인다. 그리스페타치즈는심하게짠편이라페르시안페타치즈를사용하면더좋다. 여기에잘게썬토마토와수란을하나올리면궁극의아침식사메뉴가된다. 설명만들어도건강해지는것같다. 가히의사가좋아할만한메뉴다.



카지노 게임카지노 게임 카페 대표 메뉴인 '스매쉬드 아보카도 온 토스트'



스매쉬드아보카도는레시피만보면대단히만들기쉬워보인다. 하지만커피처럼절대만만하지않다. 요리방법은간단명료하나과정은섬세함을요구한다. 카지노 게임사람들이예민하게받아들이는것에관한섬세함말이다. 빵은사워도우를사용해야하며빵의식감이쫄깃하도록겉만 바싹 구워야한다. 아보카도가덜익어단단하면안되고블렌딩한것처럼너무으깨져도안된다. 아보카도마다크기가달라레몬즙과올리브오일양조절을잘해서간이지나쳐도안되며부족해도안된다. 그리고접시위에모든재료를올리는프레젠테이션은카지노 게임감성이물씬풍겨야한다.


나타샤가마시는모카(Mocha) 란이름은아라비아반도의끝예멘, 남서해안의작은항구도시‘무카’에서따왔다. 중세에양질의커피를수출하던이항구는‘모카커피’라는고유명사를만들었다. 우리가지금마시는‘모카’는에스프레소에초콜릿을첨가한커피를뜻한다. 여기에스팀밀크를부어만든것이정통적인모카이자카지노 게임식모카이다. 한국식모카는휘핑크림을추가로올리고초콜릿시럽과초콜릿파우더로장식까지해준다.


카지노 게임에서 모카는 에스프레소에 어떤 초콜릿을 넣느냐에 따라 맛이 좌우지된다. 에스프레소의 비중이 크지 않아서 모카를 만들 때, 잘못 나오거나 남는 에스프레소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사용하기도 한다. 커피 종류만큼이나 초콜릿 종류도 다양하지만 커피를 볶는 로스터리 (Roastery)가 추천하는 초콜릿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카페에서 사용하는 초콜릿은 파우더 아니면 시럽인데 대부분 초콜릿 파우더를 에스프레소에 섞어 모카를 만든다. 하지만 섞는 과정에서 잘 섞이지 않으면 가루가 씹히고 맛이 일정하지 않아 파우더 대신 시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나타샤가 마시는 지밀 모카는 카지노 게임식 모카에 특별한 밀크를 사용한다. 지밀 (Zymil) 이란 이름은 우유 회사 ‘폴스’의 락토스 (Lactose)를 뺀 우유의 상품명이다. '지모 밀'이라고도 하는데 ‘지밀’과 더불어 락토스 프리 밀크를 부르는 이름이 됐다. 버버리 코트나 스카치 테이프처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우유에 들어있는 락토스,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을 갖고 있다.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한국인의 경우 75% 이상이 이 증상을 갖고 있다고 하니 우유를 마실 때마다 배에서 꾸르륵하는 소리가 나거나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는 사람은 이 증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나타샤는 종종 카페에서 친구를 만난다. 가장 좋아하는 카페라고 내가 들을 수 있도록 친구에게 소개한다. 카페를 처음 온 친구에게 베이컨&에그 롤 (Bacon&Egg Roll)을 추천하고 자신은 모카와 스매쉬드 아보카도를 먹는다. 그리고 집이나 병원으로 사라진다. 두꺼운 의학 서적을 들고서.


카지노 게임 의과대학교는 6년제인데유학생들까지 몰려 경쟁률이 높다. 한국은 학교 성적과 수능 성적으로 대학 진학을 하지만 카지노 게임는 조금 다르다. 카지노 게임 입시는 의과대학교와 나머지 대학교로 구분할 수 있는데, 대부분 대학교는 고등학교 3학년 내신 성적만으로 진학한다. 입학이 어렵고 졸업이 쉬운 한국과 달리 카지노 게임는 입학은 쉽지만 졸업이 어렵다. 출석보다 연구와 과제 수행능력을 중시하는 카지노 게임 교육은 과목을 패스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패스하지 못하면 학비를 다시 내고 재수강해야만 한다. 한국에서는 한 학생이 ‘F’ 학점을 맞은 과목 때문에 교수님을 찾아가 눈물로 호소해 ‘C’ 학점으로 바꾸고 졸업을 할 수 있지만 카지노 게임에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카지노 게임 사회는 공정과 원칙에 의해 움직인다. 카지노 게임 대학생은 공부하느라 아르바이트할 시간도 없다, 는 말은 농담이 아니다.


카지노 게임 의과대학교에 진학할 때, 따로 보는 시험이 있다. ‘UMAT’라는 지능테스트인데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언어, 수리, 지각 능력을 측정한다. 한국의 아이큐테스트와 비슷한데 상위 20% 안에 드는 학생을 대상으로 의과대학교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80%에 해당하는 학생은 내신 성적이 좋더라도 기회를 가질 수 없다. 머리 나쁘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다른 길을 가라는 것이다.


카지노 게임에서 의과대학교에 가려면 먼저 훌륭한 지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거기에 뛰어난 학교 성적이 있어야 하고 면접 또한 통과해야 한다. 카지노 게임 얘들 공부 안 하니깐 경쟁이 쉽지 않으냐고 물으면 나타샤는 대답한다.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똑똑한지가 중요하다고. 카지노 게임 의과대학교 진학 시스템은 할 수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 안 되는 사람이라도 할 수 있다, 라는 힘으로 강요하지 않는다. 뭔가 모르게 인간미가 느껴지는 시스템이다.


카지노 게임 정부는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다. 유수의 대학들은 세계 대학교 순위에서 서울대보다 상위권에 있다. 한국 사람은 미국이나 캐나다로 유학을 선호하지만 카지노 게임에도 수많은 유학생이 있다. 카지노 게임에서 유학하는 많은 수재들은 인도와 중국 출신이 많다. 아시아계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카지노 게임 의과대학교도 아시아계가 절반 넘는다. 나타샤는 이 치열한 굴레에서 살아남아 의사가 된 것이다.


퇴근길에 나타샤는 언제나 녹초가 되어 있다. 골드코스트는 너무 평화로워 경찰관이 고양이를 구출했다는 뉴스가 일간지에 실릴 정도다. 하지만 도시의 안전과 인간의 건강은 연관이 없나 보다. 병원은 늘 바쁘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의 커피는 너무 맛없어 여기까지 와야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카지노 게임 어느 병원에 가나 커피는 맛없다고 정평이 나있다. 맛없게 만들기로 담합을 한 모양이다.


커피 없이 의사로 살아갈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나타샤는 가끔 차이라떼를 마시는데, 밤새 근무를 마치고 잠을 자러 가는 길이다. 아무 때나 불쑥 나타나 커피 한 잔으로 위로받는 그녀의 모습은 감동스럽다. 내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게 한다. 누군가의 아픈 몸을 치료하며 살아가는 그녀를 커피 한 잔으로 안심시킬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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