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도대체 팀장처럼 생각하라는게 뭔데요
팀장은 일 잘하는 팀원을 시키는게 아니다.
팀장처럼 생각하는 팀원을 시키는 것이다.
-said by 내 친구 (종이 울렸습니다 글에 등장했던)
수도 없이 들었다. 꽤나 규모 있는 스타트업의 COO를 하고 있는 친구의 잔소리 덕분이었다. 그런데, 아니 도대체 팀장처럼 생각하라는게 뭔데... 그게 도대체 뭔데!!! 그게 어려웠다. 마치 체육 시간에 그건 이렇게 해서 저렇게 하면 돼!! 어때? 쉽지? 라는 체육 선생님을 보며 쌤... 저희는 이렇게 저렇게 하는거 자체가 어려운건데요 ㅠㅠ 가 생각난다.
위대한 대답은 없다. 위대한 질문만 있을 뿐
- said by SH
두달 정도 되는 기간동안 마도를 잡고 한 프로젝트를 맡아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팀은 경력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무언가 압도적인(?) 선후배가 없다. 나와 비슷한 경력들을 가진 사람들 앞에 마도를 잡게 된 것이다. (마도를 잡다 : 일본어 마도구찌에서 나온 말로, 중심을 잡고 담당자로 일무료 카지노 게임 것을 의미한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까마득한 후배들이었다면 '형만 믿고 따라와잇!'하면서 리딩을 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보다 나이도 많고 학력도 높은 사람들 앞에서 마도를 잡는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보통 대한민국 회사에서는 연차가 높은 사람이 당연히 팀장을 단다. 그런데 우리처럼 경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면
'어떤 사람이 팀장을 해야할까?' 그리고 '어떤 사람이 팀장이 되는걸까?'
이 질문은 정말 짧은 2달이라는 시간동안 나를 한층 성장시켜줬고,
그래서 난 이 질문을 위대했다고 말하고 싶다.
(거 SH형 자뻑이 너무 심한거 아니오?)
두달동안 한 프로젝트 마도를 잡으며 리틀 팀장이라는 생각으로 일했던 후기. 지금 바로 시작한다.
이러나 저러나 팀장은 팀의 성과를 '잘' 만드는 사람일 것이다. 성과를 '잘' 만든다는 것은,
갖고 있는 input과 system, 그리고 제약 조건인 constraint 아래 output을 제일 잘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선 input 자체를 올릴 수 있고(팀원들의 사기 진작, 교육 훈련을 통한 역량 향상 등)
system을 개선할 수 있겠으며 (업무를 할 때 process 개선 등),
제약 조건인 constraint을 관리할 수 있으며 (다른 팀 협업이 안되서 우리 팀 업무 all stop 같은 일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위의 다양한 작업을 통해 output을 좋게 한다. (우리 팀의 성과를 좋게한다.)
처음 마도를 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하니, 계속 무언가 잘 못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게 정말 어려운게 내가 뭐가 부족하고 어떤게 잘 못 되어가고 있는지를 몰랐다는 사실이다.
나름의 먹물 기질을 발휘하여, 각종 리더십과 팀장 역할 책들을 읽었지만, 내가 이게 부족하구나! 하고 깨달음을 줬던 책들은 없었다. (대부분의 책들은 팀원과의 피드백, 팀 빌딩, 역할 분담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던 책들을 읽으며 지쳐갈때, 부족함을 느끼던 그 무언가를 깨달은 순간이 있었다. 그간 내가 읽었던 책들은 팀의 성과는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책을 썼다.팀의 성과를 무엇을 어떻게 정해야무료 카지노 게임지 설명했던 책은 없었던 것이다. (그건 당연히 있지? 하고 패스했던 것이다.)
나는 정말 쌩초보라서 우리 팀의 성과도 몰랐던 상태였다. 위에서 언급 했듯이, 우리의 궁극적인 goal은 output을 좋게 하는 것인데, 이 output을 무엇을 정해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야 했다.
그렇게 나는 정말 기초적으로 '우리 팀은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고민했고 정했다. 그렇게 output을 정하고 input을 보면 이제 system과 constriant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이기 시작한 것과 잘하는 것은 당연히 달랐다. 우리가 가진 input과 system을 어떻게 조합해야할까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메타인지 부족을 느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옛날에는 나만 잘하면 됐다. 그러니까 팀장님이 어떤 업무를 시키면 대충 내 능력과 일의 사이즈를 보고 아 이 정도면 요로캐 조로캐 하면 한 달 정도면 쌉가능!! 의 판단이 섰다.
즉, 너 할 수 있어 없어? Yes(1) or No(0)만 보면 됐다.
그런데 이제 팀 단위로 끌고 가려다보니, 다루는 숫자가 4,7 등 다양해졌다.
우리 팀의 능력으로 이 size의 일을 끝내려면 어떻게 해야하며, 얼마나 걸릴까를 봐야했다. 이 과정에서 정말 팀을 리딩한다는 것은, 나를 넘어서 타인들의 메타인지까지 가능해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는 꼭 이진법적으로 사고했던 내 방식을, 십진법으로 확장해야한다는 것을 느꼈다.
2달 동안 나에게 도움이 가장 많이 됐던 책들은, 기업 경영 철학서였다. (기업가들이 쓴 책들)
이 이유를 설명해보면,
나는 무엇을 해야무료 카지노 게임? - 우리 팀이 무엇을 해야무료 카지노 게임? - 우리 회사는 무엇을 해야무료 카지노 게임? - 우리 회사는 그것을 왜 해야무료 카지노 게임?
로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우리 회사는 왜 그것을 해야무료 카지노 게임? 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해야하며, 이는 나아가 기업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다.
팀원 중 가장 팀장 처럼 생각무료 카지노 게임 사람을 팀장 시키고,
팀장 중 가장 CTO처럼 생각무료 카지노 게임 사람을 CTO 시킨다.
이렇게 직책의 확장은, 결국 '누가 가장 기업가처럼 생각무료 카지노 게임' 에 따라 결정된다.
즉, 팀원 중 가장 기업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팀장이고, 팀장 중에 가장 기업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CTO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기업가적인 사람이 결국 CEO가 된다고 볼 수 있으니, 내가 설파한 논지가 그렇게 틀린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혹시라도 나처럼 초보 팀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경영 철학서를 읽어보자. 진짜 도움이 된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