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정수 Apr 25. 2025

파는 물건인데 설마... 가 사람 잡게 마련

효과 없는 데 버젓이 팔리는 카지노 게임들

1.오늘 살펴볼 주제는<파는 물건인데 효과가 없다고?입니다.우리는 많은 물건을 구입하면서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데요.시장에서 또는 가게에서 팔리는 물건은 마땅히 효과를 갖추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그런데 우리의 기대를 깨는 물건들이 많다고 하네요.첫 번째 짚어볼 건 숙취해소제입니다.효과 없는 카지노 게임이 많다면서요?

- 지난해 5월 기준 우리나라에서 유통된 숙취해소제는 모두 177종이었습니다. 그런데 식약처가 이 제품들의 숙취해소 효과에 대한 검증을 실시했습니다. 숙취해소제 제조·판매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체 적용 시험' 결과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건데요. 지난달 기준 177종 가운데 인체 적용 시험을 진행한 제품은 39개사의 81종에 불과했습니다. 전체의 약 54%에 달하는 96개 제품은 시험 참여를 포기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이런 숙취해소제는 일반 식품으로 분류돼 별다른 검증을 거치지 않고 시판돼 왔는데요. 2020년 12월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제도가 시행되면서 인체적용시험 등 과학적 자료를 갖춰야만 숙취해소 표시 광고가 가능하도록 바뀌었습니다. 다만 제조사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말까지 4년의 유예기간을 뒀고요. 오는 6월 30일까지 계도기간을 주고 실증자료를 갖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후부터는 실증자료를 갖추지 못할 경우 '숙취해소'라는 표시 광고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동안 숙취해소 음료라면서 팔던 카지노 게임 중 상당수는 인체실험을 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어렵다고 보고 포기한 셈이죠.


2.숙취는 사람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할 것 같은데요.어떻게 평가를 하나요?

- 숙취해소 표시·광고 실증 인체적용시험 평가지표는 ① 숙취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설문지 ② 혈중 알코올 농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를 측정해 알코올 섭취 후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 관찰 등이 포함됩니다. 시험 대상은 20~40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 체질량지수 18.5~25 사이, 과거 숙취 경험이 있는 사람 등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시험 대상자들은 시험 당일 저녁에 소집해 표준식으로 저녁을 제공하고 식사 2시간 후에 숙취해소제 또는 대조식품을 섭취하게 됩니다. 30분 뒤에 알코올 90g을 섭취하게 되는데요. 16도 소주 360ml 기준으로 1병 반 정도 분량이죠. 알코올을 섭취하는 동안에는 최소한의 안주만 섭취하도록 돼있고요. 예시는 새우깡 20개 수준으로 돼 있습니다. 이후 4시간 금식하고요. 알코올 섭취 전과 후에 채혈한 혈액을 검사하게 됩니다. 숙취해소 제품을 섭취한 사람과 대조군을 섭취한 사람의 혈중 알코올 농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를 측정해 효과를 비교하는 방식이죠.

이런 인체적용시험을 거쳐 숙취해소 효과가 있다고 인정이 돼야 숙취해소라는 표시 광고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3.그럼6월 이후에는 시판되는 숙취해소 카지노 게임은 모두 식약처의 검증을 마친 카지노 게임들만 남게 되는 것이군요?

- '숙취해소'라는 문구가 제품에 표시되고 숙취해소제라는 광고를 하려면 인체적용시험을 거쳐 효과가 있다고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다만, 인체적용시험을 거쳤는데 유의미한 결과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제품 판매가 아예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식품으로 판매할 수는 있는데 '숙취해소'라는 문구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전까지 숙취해소제로 판매해 왔던 유명제품이 만약 식약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판매 자체가 금지되는 건 아닙니다. 편의점 냉장고에 숙취해소제 모아놓는 곳에 식약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제품을 함께 진열하면 소비자가 헷갈릴 수 있죠. 이런 부분도 세심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4.식약처가 최근'탈모 예방'카지노 게임에 대한 단속 결과를 내놨더라고요.그런데 이 탈모예방 제품에 대한 단속은 거의 분기마다 이뤄지는 것 같은데요.왜 이렇게 위반 사례가 많은 거죠?

- 일단 탈모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인데요. 탈모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언론보도를 보면 우리나라 탈모 인구가 1000만 명이라는 내용을 전하는 기사가 눈에 많이 띕니다. 대부분 출처는 건강보험공단을 인용하고 있는데요. 이건 사실과 다른 인용이고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탈모로 인해 병원치료를 받은 환자는 연간 22만~24만 명 정도 수준입니다. 병원 진료를 안 받으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은 게 사실이니까 우리나라 탈모 인구가 굉장히 많은 것만은 사실이죠.

탈모는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두피의 성모(굵고 검은 머리털)가 빠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정량의 머리카락(매일 약 50~70개)이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나 머리를 감을 때 100개 이상 많이 빠진다면 병적인 원인에 의한 탈모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탈모의 종류에는 대표적으로 남성형 탈모, 원형탈모 등이 있습니다. 치료 방법으로는 바르는 약제(미녹시딜)를 사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사이클로스포린 등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탈모의 직접적인 예방 방법은 없지만 모발·두피관리와 함께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5.예방 방법이 없다고요.그런데 수많은 제품이 탈모를 예방한다고 광고하고 있잖아요?

- 식약처 입장을 그대로 말씀드려 볼게요. "식품(건강기능식품) 중 탈모 예방·치료 또는 탈모 증상 개선 효능·효과가 인정된 제품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서는 ‘탈모 예방’, ‘탈모에 좋은’, ‘탈모 개선’ 등으로 광고하며 판매하는 사례가 있다" 그래서 식약처가 자주 단속을 하는 건데요. 약으로 허가받은 탈모치료제만 탈모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식품인데 탈모를 예방하는 그런 건 없습니다.


6.마트에 가면 진열대에 탈모 샴푸들이 엄청나게 많은데요.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식약처는 기능성화장품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탈모 증상의 완화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 기능성화장품 심사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요. 탈모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머리카락이 덜 빠지게 한다는 뜻이란 겁니다. 제품을 사용한 실험대상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을 비교해서 머리카락이 덜 빠지면 탈모 관련 기능성화장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화장품인 샴푸는 화장품의 효능·효과를 벗어나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할 수 있는 ‘탈모 치료’, ‘탈모 방지’, ‘발모·육모·양모’, ‘모발 성장’, ‘모발 두께 증가’ 등의 표현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실제로 머리카락이 더 많이 생기거나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게 아니니까요. 덜 빠질 뿐입니다.


7.얼마 전에 맥주효모와 비오틴이라는 성분이 탈모에 효과 없다는 소식도 전해졌죠?

-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1일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모발 건강 표방 식품 30개 제품의 안전성, 비오틴 함량, 표시ㆍ광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전 제품이 표시ㆍ광고에 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맥주효모는 맥주를 발효시킨 후 걸러낸 효모를 건조한 일반식품의 원료이고 비오틴은 비타민(B7)의 일종으로 체내 대사 및 에너지 생성 기능성만 인정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원료를 함유한 제품이더라도 모발 관리 효과와는 무관하다는 게 소비자원의 입장입니다.

일부 제품은 맥주효모와 관련해서 이렇게 광고를 하고 있는데요. <맥주효모는 1970년대 독일 맥주공장 노동자들의 풍성한 머리숱의 비결로 밝혀지면서 국내외 많은 연구를 통해 슈퍼푸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소비자원의 입장은 <맥주를 발효시킨 후 걸러낸 효모(Saccaromyces)를 건조한 것으로 주로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나 모발, 두피, 손톱 건강의 연관성에 대해 과학적으로 확인된 바 없음이라고 하네요.

<우리 제품 먹고 탈모 고민 해결하세요라고 광고하는 식품은 100% 허위광고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8.다음 주제는<인체에 무해한 살충제는 없다인데요.맥락을 먼저 좀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일 에이스침대가 침대용 소독·방충제 포장에 ‘인체에 무해한 원료’를 사용하여 제조되었다는 문구를 기재한 거짓, 과장 표시 행위에 대하여 시정명령을 부과했습니다. 에이스침대는 자사 매트리스 옆면에 장착해 세균, 곰팡이 번식과 진드기 서식 예방하는 장치인 ‘마이크로가드’(이하, ‘마이크로가드’)를 판매했는데요. 카지노 게임 포장에 ‘인체에 무해한 원료’를 사용해 제조했다고 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카지노 게임에 사용된 디에틸톨루아마이드(DEET), 클로록실레놀(Chloroxylenol)이 인체에 무해한 게 아니라 눈, 피부, 경구 등 신체의 접촉 경로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독성 및 건강 유해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물질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살충제, 소독제는 생물 또는 미생물을 죽이기 위해 만든 화학제품입니다. 관련 법령에선 제품에 해로움이 없는 것으로 인식하게 하여 제품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하거나 잘못된 사용방법을 유도할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인체에 영향이 없는, 안심, 유해물질 없음, 착한, 아이에게 안전, 아이 보호 이런 문구들입니다. "착한 살충제는 없다"는 점 꼭 기억해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