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었던 오늘도 기록할만한 카지노 쿠폰 날
나는 몇 년 전부터 안 쓰던 일기를 쓰고, 엑셀에 30분 단위로 시간을 기록해보기도 하고, 영상을 찍어 보기도하고 하여간 카지노 쿠폰 증거를 남기는 일에 열심이었다. 그동안 아침일기, 독서일기, 칭찬일기, 꿈일기, 감정일기, 주간 일기 등 안 써본 일기가 없는 것 같다. 한 번은 시간을 기록하는 노트를 만들어서 팔고 싶은데 제작비는 없고 언젠간 해야지 하고 무턱대고 사업자를 낸 적도 있다. (사실은 앱을 만들고 싶었는데 만들 줄 몰랐다. 대신 노트를 디자인 하고 손으로 제본해서 주변에 써보라고 나눠줬다. 그때 장난반 진심반 노동절에 세무서에 가서 발급받았던 사업자는 지금 다른 용도로 잘 쓰고있다. 생각해보니 지금 사용하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의 로고도 그 노트를 위해 만든거였다.)
왜 이렇게 기록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아마 혼자인 시간이 길었기 때문일 거다. 1인 가구, 프리랜서, 재택근무자. 혼자 일하고 혼자 지내다보면 아무 일도 없는 하루가 자주 있다. 지나고 나면 내가 뭘했지 싶은 날들이 대부분인데, 목격가 없으니 내가 기억하지 못하면 그대로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프리랜서에게 경력은 결과물이지 시간이 경력이 되지 못한다. 내가 일에 바친 시간이 나의 사회적 지위나(내가 나의 사회적 위치를 확인하는 곳은 금융기관이다) 임금을 높여주지 못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서글픈것도 사실이다.
사회에서 인정해주지 않는 시간을 나는 카지노 쿠폰식으로든 나에게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긴 프리랜서 생활의 부작용이라고 해야할까 만성적으로 쌓여버린 초조함과 허무감을 기록으로 달래보려는 시도. 누구에게나 자신만 알고 있는 시간, 혼자인 시간이 있고 그런 시간을 기록으로 달래보는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닐거다.
컴퓨터에서는 여느 날 처럼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평소 즐겨 듣는 노래인 어떤날의 '출발'. 아무생각 없이 익숙한 노래를 듣다가 '별 것 없이 심심한 하루도 그려볼만한 <카지노 쿠폰 날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일 없었던 것 같은 하루도 뭔가가 있지 않았을까? 그 뭔가를 그려보면 어떨까?
초등학생의 그림일기장을 보는 것 처럼 단순하고 분명하게 한 눈에 보이는 하루를 기록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때였다. <프리랜서의 살아가는 일이라는 제목을 달고 평소 끄적였던 글을 만화로 그려보았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던 참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만화가가 아니기때문에 만화로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 매일 그림일기라도 그려볼까싶어 무작정 생각나는대로 오늘을 그리고 어제를 그려봤다. 내 기준에서 특별했던 경험이나 인상적이었던 일을 그림과 글로 옮겨보면 생각만큼 특별해 보이지 않아서 시무룩해질 때가 많았다. 그런데 딱히 이야기할만한 것이 없었 던 것 같은 하루를 네컷에 담아보니 작게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내 눈에만 보이는 작은 반짝임이라해도 기대 없었던 카지노 쿠폰 작은 발견이 기분좋았다.
매일 아침 자신의 변해가는 얼굴을 기록한 누군가의 셀프카메라처럼 별 일 없이 비슷한 나날의 짧은 기록 속에 조금씩 변해가는 내 모습도 담기길 바라면서 <카지노 쿠폰 날들의 작은 반짝임을 차곡차곡 모아본다.
어쩌면 처음했어야할 이야기를 이제야 쓴다. <혼자라는 주제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기 때문에 카지노 쿠폰 형태로든 프리랜서나 혼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지만 목적에 맞춰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게 지금은 일처럼 느껴져서 당분간은 그림일기만이라도 꾸준히 그려보고 싶다. 의뢰를 받아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게 아니기 때문에 진지한 취미 정도로 생각하고 과정을 즐겨보고 싶은 바램이다. 그림그리기와 글쓰기는 내가 일을 하면서 소모되고 결핍되는 부분을 채워보고자 시작한 활동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