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류의 공통 과제, “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
나는 어딜 가서 무얼먹든 엄마 요리가 최고였던 아이다. 지금도 대부분의 요리들은 집에서 하기 번거로운 레시피를 제외한다면 여전히 유효하다. 이 복을 타고 난 일을 나는 언제부터 알았을까? 가장 먼저 인지한 건 아마 유치원 소풍 때 이 집 저 집 김밥을 맛본 뒤부터가 아닐까 짐작한다. 여하튼 엄마 덕분에 원하는 맛, 머리로 그리는 맛, 먹어본 맛에 도달하는 데에 나 역시 크게 어려움이 없다. 대략 이해하고 나면 꽤 그럴듯한 맛이 난다. 물론 요리의 종류, 경험치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입맛에는 늘 자부심이 있는 편.
오늘은 클라이언트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전화로 친한 셰프님과 수다를 떨었다. 흘러 흘러 대화의 주제는 "그래서 대관절 오늘 저녁은 무얼 먹을 것인가?"가 되었다.
"나는 음, 어젠 오토김밥 시켜 먹었어요. 김밥 세 알, 닭강정 두어 개 집어먹었는데, 아직 한참 남았어. 먹은 걸 다시 먹게 되진 않으니까.. 아침에 끓여 둔 된장국도 있고..." 이렇게 중얼거리다 이 얘기, 저 얘기를 했다. 산으로 간 대화의 고삐를 다시 끌어 와 저녁 메뉴 얘기를 하다가 고모가 김장김치 줬는데, 냉장고가 소박해서 큰 일 났다. 김치를 이렇게 줄 거면 냉장고도 사줘야 하는 거 아니냐 (적반하장) 날도 풀려서 내놓지도 못하고 냉장고에 들여놨는데, 김치 냄새가 대단하다. 비상이다. 하소연을 하던 끝에 나온 그녀의 어머니 레시피.
이름 하여 <지진(찌진) 카지노 가입 쿠폰
1. 카지노 가입 쿠폰 양념 최대한 씻어서 꼭 짜고
2. 멸치 똥 따서 10-20 마리정도 같이 넣고
3. 무쇠솥 냄비에 씻은 카지노 가입 쿠폰 깔고 멸치 넣고
멸치육수 자작하게 잠길 때까지 넣고
30분 약불에 끓여준다. (삶은 시래기 같은 식감이 나오면 완성!)
전화로 읊어주는데, '오, 카지노 가입 쿠폰 있지, 멸치 있지, 오 멸치 육수도 된장국 끓이다가 남긴 거 있고... 금방 되겠는데?' 하며 집에 들어와 카지노 가입 쿠폰를 씻어 짜두고 유튜브 들으며 멸치를 다듬었다. 왜 벌써 기분이 좋아지지? 무쇠솥 불 위에 올려놓고 쌀 씻어 오랜만에 출동한 가마도상에 갓 지은 밥도 했다. 보글보글 뚜껑을 들썩이는 무쇠솥 소리에, 밥 짓는 냄새에 소꿉놀이 하는 소녀마냥 한껏 들떴다.
뜸 들인 밥 퍼서 손으로 찢은 카지노 가입 쿠폰 올려, 멸치와 먹으니 꿀맛! 왜 꿀맛이지? 한 게 없는데 뭐지?
그저 좋은 멸치와 맛있는 남도 김치가 있었을 뿐이다. 거기에 지친 나를 위하는 나의 카지노 가입 쿠폰 한 스푼도 들어갔을까? 근래 대부분의 날들은 귀찮은데 뭔가는 먹어야 하고, 외주에 맡기자는 심정으로 먹는 것에 있어서는 최소한의 행위만을 추구했던 터라, 약간은 들뜨고 약간은 과하게 뿌듯함을 남긴 한 끼 식사가 되었다.
나는 내가 즐거워서 인스타에 사진 몇 장을 올렸는데, 이 얕은 흥분 같은 것이 전해진 것인지 이 화려하지 않은 음식에 반응이 뜨거워 레시피를 공유하니 해 먹어 보겠다는 사람이 벌써 셋이 되었다. 그녀 어머니의 이 클래식한 레시피를 널리 알리고자 글도 남겨본다.
배가 고픈 걸까, 카지노 가입 쿠폰이 고픈 걸까. 우리는 모두 이런 게 고프다. 저녁을 짓는 한 시간 남짓, 집 안이 따듯하게 음식이 뿜는 증기로 차오르고 그 온기에 맛이 한층 뜸 들여져 배도 채우고 카지노 가입 쿠폰도 채우는 것이겠지.
다종다양한 음식을 외주로 손쉽게 즐길 수 있어 우리의 식탁은 날마다 몹시 화려해졌지만, 그럴수록 카지노 가입 쿠폰은 어딘가 비어있다. 스스로를 돌보고 또 넓혀 주변을 함께 돌보는 행위는 그것이 빈도가 줄어들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일임을 경험적으로 깨닫게 되는 하루다. 오늘의 나를 다소 지치게 한(ㅎㅎ) 요즘의 프로젝트는 한식에 관한 것이니 이 깨달음은 더욱 의미가 있다.
*그나저나 이 레시피는 결코 실패가 없으니 반드시 해보시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