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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K Apr 26. 2025

위고비 쓰면 정말 "너또다?"카지노 게임 추천 해방될까?

요한 하리, <매직필 서평


작업실 근처 철학서점 소요서가(https://www.instagram.com/soyoseoga/)카지노 게임 추천 매달 금요일 하루 신간을 다루는 모임을 연다. 다양한 분야의 모임이 있지만 모임마다의 정원이 많지 않고 고정 멤버가 있는 듯 신청이 쉽지 않았는데, 우연히 자리가 있어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 없이 바로 신청했다. 독서모임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주로 혼자 책을 읽는 일이 많아 생각을 나누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시도해 보는 요즘이다.


*앞으로 모임 참여가 꾸준할 것이라는 다소 불안한 전제로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서평 형태의 글쓰기를 연습해 볼 생각으로 쓴 글이다.


요한 하리는 <도둑맞은 집중력을 대표작으로 현대인의 내면과 사회 문제를 정교하게 탐구하는 작가다. 그의 신작 <매직필 또한 통찰과 분석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책에서 하리는 비만치료제 오젬픽을 직접 체험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부작용을 탐색하고 비만의 사회적 맥락과 심리적 배경을 깊게 파고든다. 그는 단순히 비만이라는 현상을 의료적 관점에서만 접근하지 않고, 현대인의 내면을 둘러싼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저자는 책 초반 음식 소비와 관련된 사회적 변화를 다룬다. 가정에서의 음식 조리와 식습관이 외주화 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초가공 식품의 일상화, 그리고 그것이 초래한 건강 문제를 체계적으로 짚는다. 이 과정에서 책의 말미에 그는 비만율이 가장 낮은 국가 일본의 식습관을 대안적 모델로 제안하기도 하는데, 다소 이상적으로 묘사된 경향이 없지 않다. 일본의 식문화가 상대적으로 건강한 측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도 달고 짠 음식의 간, 디저트 문화 등 역시 큰 비중으로 존재한다는 점은 다루지 않았다.


책에서 특별히 주목할 부분은, 비만을 단순한 칼로리 과잉 섭취가 아니라 정서적, 심리적 결핍과의 관계 속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부분이다. 하리는 음식 섭취가 어떤 이에게는 정서적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했으며, 비만치료제가 인위적으로 포만감을 조정함으로써 이 위안의 수단을 제거해 버리는 역설을 지적한다. 결과적으로 무쾌락증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고통이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하며, 비만치료제의 사용이 정서적, 심리적 차원에서 초래할 수 있는 공허와 결핍을 매우 세심하게 짚어낸다.


최근 들어 비만치료제가 급속히 확산되는 현상을 바라보는 하리의 관점은 복합적이다. 그는 약물이 제공하는 단기적인 해법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새로운 문제를 낳을 가능성을 암시하며, 자기애와 신체적 건강을 어떻게 조화롭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당사자로 함께 한다.


책에서 저자가 던지는 질문을 덧붙이며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리는, 우리 문화는 짧은 기간 왜 이렇게 엄청나게 뚱뚱해졌을까? (62)
"우리 뇌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만약 이들 신약을 비만 치료제로 생각한 것이 약의 성격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면? 만약 이들 신약이 주로 체중이 아니라 보상 시스템에 작용하는 것이라면? 그래서 전반적으로 우리에게 안 좋은 무언가에 대한 갈망을 줄여주고 있는 것이라면?"(202)
"건강에는 도움을 주지만 외모를 망쳐놓는다면 내가 그 약을 쓸까?" (287)
"내 아이에게도 이 약을 권할 수 있을까?"(366)
"우리는 내 몸이 어떻든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최대한 내 몸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건강한 몸을 만드는 법도 배워야 한다. 둘은 충돌하지 않는다. 둘 다 자기애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322)


<매직필은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남긴다.




"위고비 쓰면 정말 너또다?(너 또 다이어트? 의 준말)에서 해방될까?"


이대로라면 해방되는 건 정말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앞으로도 출시 예정인 비만치료제 약들은 줄을 선 상태다. "해방이 된다면 어떤 세상에 살게 된다는 걸까."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비만치료제는 제조사들의 “답변을 거절하는” 침묵 덕에 현재까지는 분명 즉각적이고 확실한 효과를 약속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삶의 근본적인 결핍과 불안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근본적인 해결 없이 일단 몸의 부피만 어찌어찌 해결한다면 더 문제다. 더 이상 우리는 몸이 보내는 다양한 방식의 시그널을 듣지 못할 수도 있다.


비만이 우리 삶의 중심으로 들어온 이유는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다양한 감정들, 우리가 선택하는 음식, 수면, 그리고 사회적 유대감들.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럽고 지지하는 방향이면 좋겠지만 현실은 대부분 그 반대다. '자기애'라는 말이 너무 흔해져서 진부하게 느껴지고, 알고 있음에도 우리는 매일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간다. 자신을 채찍질하는 그 마음으로 상대도 그대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결국, 이 책 한 권의 무게는 “그래서 위고비 써도 된다고?” 와 같은 다급한 질문에 대해 명확하고 실용적인 결론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가 미처 바라보지 않았던 거대하고 무거운 것을 조용히 응시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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