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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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tip Jan 03. 2025

카지노 게임 계단을 오르자

직장은 6 층, 헬스장은 7층.

이쯤 되면 헬스장 등록을 안 하는 게 더 이상한 상황이다. 어언 1년간 위층에서 쇠질을 하는 쇠 질러들의 무게 치기 소리를 꾸준히 듣고 살았는데 그럴 때마다 가끔씩 천장이 무너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보다는 내가 저들과 함께 해야 할 텐데 언제쯤이 될지 고민을 했었다.


주 1회 테니스를 치고 자이로토닉을 등록해서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하루에 8시간 이상을 앉아있는 나에겐 아무래도 카지노 게임시간이 턱없이 모자라는 게 사실이다. 그러다 불을 지핀 건 직장 동료의 점심카지노 게임. 점심시간 한 시간 동안 카지노 게임하고 샤워까지 하고 다시 일하는데 어랏. 뭔가 라인이 달라졌다. 식사만 하면 졸음이 밀려와 의자에서 졸던 그 사람은 어디 가고 생기가 돌았다. 오호 이건가.


그리하여 지난주 점심을 먹고 뒷짐을 진채 절대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헬스장을 둘러보았다. 헬스장의 경쾌한 음악소리, 땀 흘리는 뒷모습들을 보니 갑자기 활력이 넘쳤다. 분명 헬스장을 등록하고 나면 안 갈 것 같지만, 카지노 게임량은 늘려야겠고, 우선 시작이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결국 며칠 전 등록을 했다.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보다 한층 걸어 올라가는 시간이 빠른 위치에 있는 헬스장을 안 가는 건 죄악이라며 다른 직장 동료 한 명을 꼬셔서 같이 돈을 내고야 말았다.


시작이 반이니까, 카지노 게임복 대여, 락커룸 대여는 안 하고, 직장 유니폼 고대로 와서 땀나기 직전까지만 카지노 게임을 할 계획이라고 했더니 코치님들이 낄낄대면서 아니 그럼 왜 카지노 게임을 오시느냐며 반문했지만 어쨌든 앞으로 자주 보기를 원한다며 축복을 빌어주셨다.


최단시간에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 건 카지노 게임 계단뿐이다. 나는 딱 5분간 속도 6으로 미친 듯이 스텝밀을 밟고 땀이 나기 바로 전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다. 점심을 먹고 오늘도 고민하다가 헬스장에 갔더니 코치님들이 정말 의외라는 표정으로 다들 맞아주셨다.


작심일일일 줄 알았는데 정말 오시는 거냐며 두 손두발 들고 환영을 해주셨다. 조금 부끄럽지만 오늘도 천국의 계단이라도 오르려 헬스장에 간 이유는 이틀간 나름 5분 카지노 게임을 했더니만 아무도 모르게 나만 알 수 있을 정도의 라인이 조금 바뀐걸 꺠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단 5분의 천국의 계단이 정말 내 몸매를 천국의 라인으로 바꿔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이번 주말을 보내고 다음 주엔 카지노 게임복 대여비까지 결제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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