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함없이 살아가는 중입니다 # 제8화
정말 간만의 외출 계획이었다.일정을 적기 위해 다이어리를 펼치자 한 줄 메모 없이 깨끗했다. 순간 쓸 칸이 모자라 여러 장 스케쥴러를 사용했던 지난 기억이 떠올랐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군’아직도 과거를 빠져나오지 못한 나 자신이 한심하다 여겨졌다.
출판사 기획자와 만나기로 한 뒤로는 하늘에 붕 떠 있는 기분이었다.잠도 오지 카지노 게임. 만날 때 어떤 옷을 입을까, 어떤 말을 할까, 근심 반 설렘 반으로 행복한 공상에 빠져 들었다. 깊이 있는 대화를 위해 출판사의 연혁과 그간의 베스트셀러를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자칫 무식이라도 드러나면 큰일이었다.
약속 당일, 출판사 건물에는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늦을까 봐 일찌감치 길을 나섰는데 그날따라 갈아타는 교통편이 기차게 맞아떨어졌다. 여유가 있어 거리에서 한참 배회하려니 콧물이 나왔다. 한겨울 날씨가 매서웠지만 춥지가 카지노 게임. 첫인사를 나눌 때 발음이 꼬이지 않도록 입술을 연신 씰룩거렸다.
출판사 로비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수많은 책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수천 권은 돼 보였다. 분명 모두 그 출판사에서 엮은 책들이리라. 순간 꿈인 듯싶었다. 내가 이렇게 대단한 회사와 카지노 게임 계약을 맺게 되다니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기획자와 인사를 나누는데 너무 떨렸다. 그가 상냥한 자세로 나를 맞아 주었지만 내 맘은 편치 않았다. 흡사 면접관 앞에 선 취준생 같았다. 일초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계약서에 사인을 카지노 게임데도 손이 떨렸다. 계약금 액수 같은 자세한 내용이 하나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출판 계약을 마친 후로는 본격적인 글쓰기 작업에 들어갔다. 초고 완성까지 내게 주어진 시간은 약 석 달이었다. 일주일에 서너 편의 글을 쓴 후 2주 치 원고를 기획자에게 전달해야 했다. 다 된 원고를 보내고 나면 어떤 피드백이 올까 조마조마했다. 긍정적인 코멘트를 받으면 뛸 듯이 기뻤고 수정 요청을 받으면 침울하다 못해 좌절하였다. 혹여나 내가 출판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중도에 계약이 해지될까 걱정스러웠다.
원고 작성을 카지노 게임 동안에는 모든 개인사를 뒤로 미루었다. 먹고 자기 외엔 아무것도 하지 카지노 게임. 글 쓰느라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지만 오직 책에만 몰입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다시 못 올 기회라 생각하고 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활동량이 적어 체력은 급속도로 떨어졌어도 마냥 행복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그토록 고대했던 카지노 게임 드디어 세상에 나왔지만 속은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카지노 게임 거의 팔리지 않았다. 가끔 기획자에게 판매 동향을 물어보면 잘 될 거라고만 대답했다. 그래서 더 답답했다. 대놓고 안 팔린다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내 속이 불편했다.
한 달여가 지나도 분위기는 여전했다.좀 더 두고 보자는 편집자의 목소리도 힘이 빠진 지 오래였다.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전부 다 내 잘못 같았다. 내가 괜히 투고를 해서 기획자를 사지로 몰아넣었나 싶었다. 출판사도 회사인지라 당연히 실적이 중요할 텐데 능력 없는 나를 만나 애꿎은 기획자만 피해를 보는 듯하여 미안했다.
그럴 때면 나는 늘 서점에 갔다.아무도 내 책을 안 사주면 나라도 사야 했다. 처음에는 집 근처로 나중에는 광화문으로 책 한 권을 사기 위해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가끔은 온라인 매장을 이용하기도 했다. 하나둘 책이 쌓이면 주변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대놓고 자랑할 만한 내용이 못되는데도 그렇게라도 해야 미안함이 가셨다. 카지노 게임 후 실패가 어제오늘이 아니건만 그중 애가 타기로는 단연코 최고였다.
나는 대형 출판사에서 카지노 게임 나오면 곧바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줄 알았다.돈도 많이 벌고 금세 유명세를 얻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 나오고 나서도 내 생활에는 조금도 변화가 없었다.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혼신을 다한 결과가 형편없어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내가 주제넘게 과한 기대를 했던 것일까. 실패와 상심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내 인생이 정말 싫었다.
카지노 게임 후에는 매번 산을 넘고 나면 더 큰 산이 가로막혀 있었다. 익숙해지기라도 하면 차라리 나으련만 더욱더 예민해지기만 했다.
※ 이번 매거진에는 저의 '카지노 게임 후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