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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사렌즈 Mar 10. 2025

[폭싹 속았수다 ] 후기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이 카지노 게임 꼭 봐야 해!"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를 켜고 1회부터 4회까지 단숨에 보게 되었다. 공부를 해야 하는데도 이 카지노 게임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경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제주도의 달빛 아래, 엄마와 딸이 손을 잡고 걷는 장면이 깊이 남았다. 그 장면이 두 번째 이야기였는데, 나는 울다가 웃다가 어느새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 카지노 게임가 나를 끌어당긴 건, 어쩌면 내 이야기와 닮아서였을지도 모른다. 남들이 내 이야기를 들으면 이런 기분일까? 슬프지만, 그 안에 따뜻한 재미가 있었다. 카지노 게임를 보면서 나는 엄마가 떠나던 그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천사의 섬이라 불리는 임자도에서 달빛을 따라 걷던 어린 나 자신이 떠올랐다. 그 달빛을 따라 걷다 보면 언젠가 엄마가 있는 곳에 닿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울면서도 계속 걸었고, 그렇게 걷는 것만이 내가 살아갈 힘이 되어 주었다.

카지노 게임 속 엄마는 스물아홉에 세상을 떠났다. 우리 아빠 나이도 서른이었으니, 얼마나 젊은 나이였을까. 꽃다운 시절에 떠난 엄마와 아빠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불행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가난 속에서도 사랑이 있었고, 그 사랑이 행복을 키웠다. 내가 태어난 날, 부모님은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셨을 것이다. 엄마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첫째 아들이 태어났을 때, 나와 남편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우리도 결혼을 결심했을 때 가진 것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하다 보면 잘 되겠지’라는 믿음이 있었다. 비록 지금은 가난하지만, 이 시간이 영원히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도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그 믿음은 더욱 커졌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웃는 모습을 볼 때마다 힘든 순간도 사라지고, 삶을 버티는 힘이 솟았다. 카지노 게임와 아빠라는 이름이 우리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된 것이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우리의 삶은 나아지고 있다. 카지노 게임은 그렇게 기적처럼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하고, 희망을 키워 준다. 때로는 힘든 현실에 주저앉고 싶은 순간도 많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때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엄습해 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보면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카지노 게임가 떠난 뒤에도 나는 달빛을 따라 걸으면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그 달빛을 따라 걷고 있는 것 같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힘든 현실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고, 조금씩 나아지는 삶에 대한 믿음을 지켜 준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우리의 삶은 괜찮아지고 있다. 카지노 게임은 그렇게 기적처럼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하고, 희망을 키워 준다. 지금 비록 어렵더라도, 우리는 언젠가 더 나아진 삶을 만날 것이다. 인생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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