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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el Jo Feb 04. 2025

6살 카지노 쿠폰의 협상, 동화책 한 권만 더

매일 밤, 카지노 쿠폰에게 알려주는 아쉬움이라는 감정


나는 위로 누나가 두 명 있다. 나이 터울이 적지도, 많지도 않은 터울이지만 성별이 다르기 때문에 누나 두 명은 자라면서 서로를 많이 의지했을지도 모르고, 모두가 결혼한 지금도 종종 서로 이런저런 삶의 정보를 많이 공유하며 지내는 것 같다. 물론, 두 명의 직업도 사는 곳도 거의 비슷한 것도 이유겠지만.


어렸을 적에 우리 집은 어느 시점 이전까지는 그렇게 부족함이 없는 집이었다. 결코 부자라고는 이야기할 수 없었겠지만, 나 또한 가정을 꾸리고 나니 아이 셋을 거느리고 그 정도의 가정을 유지했다면, 경제적으로 우리 부모님은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삶을 사셨다는 걸 이제야 어렴풋이 알게 된다.


지금 집들도 그렇겠지만, 우리가 모두 학생이 되었을 무렵 우리는 방 3개짜리 집에서 지냈고, 부모님의 안방, 누나들의 큰방, 나 혼자 쓰는 작은방으로 자연스럽게 나눠졌다. 그렇다곤 해도 나도 스스로 혼자 방을 갖고 떨어져 잤던 게 10살이나 더 되었을 때 처음 내 방을 갖게 된 거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는 특별히 지금의 내 자식들에게 언제부터 따로 잘 것인지를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냥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자기가 먼저 방에 가서 자겠다고 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고, 아마 초등학교를 들어가는 때 정도지 않나 하는 마음이었다.


그에 비해 아내는 이 부분에서는 꽤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미 아내는 첫째 카지노 쿠폰가 3살 정도부터 따로 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우크라이나인 아내에게 있어 카지노 쿠폰가 침대를 따로 쓰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고, 자기도 어릴 때 아버지나 어머니가 이불을 덮어 주고 잘 자라는 키스를 이마에 해주는 게 일상이라는 말이었다.


문화의 차이에 대해 누가 맞다고 얘기할 이유도 없고, 자식의 훈육은 절대적으로 아내의 방식을 따르기로 했다.그러다 보니 지금의 집에 이사하기 전에는 첫째 아이 방을 따로 꾸밀 수가 없었기에 안방에 아내 침대, 아이 침대, 아기 침대 3개가 들어서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했을 때 우리는 첫째에게 이제부터는 네 방이 생기고 거기서 혼자 잘 거라고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혼자 자기 무서우면 언제든 건너와도 괜찮고, 잠들기 전까지 재워 주겠지만 처음 잠드는 곳은 네 방 네 침대에서 시작할 거라고 강조했고, 카지노 쿠폰는 처음에는 자기 방을 갖는다는 사실에 몹시 기뻐하며 어떤 캐릭터로 방을 꾸밀지 좋아했었다.


이사를 마치고 자기 방을 갖게 된 첫째를 재우는 건 자연스럽게 내 몫이 되었다. 이제야 돌을 넘긴 둘째는 여전히 밤에 아내의 관심을 필요로 했기에, 아내는 나에게 첫째를 재워 달라고 부탁했고 그때부터 우리의 협상 테이블이 시작되었다.


첫째는 자기 혼자서 책을 읽는 것은 싫어하지만, 누군가 책을 같이 읽어주는 것은 아주 좋아한다. 아마 그냥 혼자 하는 것보다 항상 누군가와 같이 뭔가를 하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지만, 어쨌든 그래서 자기 전에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부탁을 했고, 그렇게 우리의 수면 루틴이 만들어졌다.


밤이 되면 먼저 양치를 하고, 내가 카지노 쿠폰에게 이제 책을 고르라고 얘기하면, 카지노 쿠폰가 되묻는다. "오늘은 몇 개?"


유치원생 카지노 쿠폰들 동화책이라는 게 아무리 글밥이 많다고 해도 한 권당 읽어주는 시간이 채 3분이 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보통 평일에는 네 권, 주말에는 다섯 권, 내가 컨디션이 좀 좋은 날은 최대 일곱 권 까지도 읽어주곤 하는데, 그 매일마다 한 권을 더 늘리기 위해 카지노 쿠폰는 책이 한두 권 남을 때 항상 자기가 가진 최고의 무기를 활용해 온다.


"아빠, 근데 나 할 말 있어"

"뭔데? 말해봐"

"나는 아빠가 너무 좋아서 책을 한 권만 더 읽어줬으면 좋겠어"


내가 대답할 겨를도 없이 카지노 쿠폰는 그렇게 말하며 내 품으로 뛰어들어 버리고 언제 어디서 뭘 어떻게 배웠는지 "한 번만~"이라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조르곤 한다.


물론, 결말은 대부분 내가 들어주지 않는 쪽으로 끝나게 된다. 대신 카지노 쿠폰에게 항상 이렇게 말해주며 설득 아닌 설득을 하게 된다.


"아빠도 책을 많이 읽어주고 싶지만 책을 많이 읽으면 네가 잠자기 쉽지 않고, 꿈에서 동화책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돼서 내일 유치원 친구들과 많이 못 놀게 될 거야. 주말에 한 권 더 읽어 줄게"


아이는 그때부터 '오늘 주말이야?'라고 물으며 유치원생임에도 벌써 주말을 세어가는 아이가 되었다. 매일 힘겹게 삶을 이겨내며 주말이 오기를 바라는 직장인처럼.


비록 어제는 바빠서 집에 늦게 들어가 책을 읽어줄 수 없었지만, 오늘은 퇴근하면 어제 읽어주지 못한 만큼을 보충할 각오를 해야겠지. 오늘도 늦으면, 내일 또 그만큼을 더해줘야 할 테니 협상을 잘 준비하지 않으면 일곱 권 기록을 깨버릴지도 모른다. 아쉬움이란 감정은 결코 즐겁지는 않지만, 아쉬움 뒤엔 항상 기대가 따라오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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