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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완 Mar 07. 2025

06. 메밀꽃 필 무렵


[메밀꽃 폈는데.]


희주가 그 메시지를 본 건 다행히 3분기 보고서를 다 작성하고 난 후였다. 4시까지 달라는 팀장의 말에 핸드폰도 뒤집어 놓고 PC카톡도 끄고 보고서에 집중하길 잘했다. 중간에 봤었다면 아마도 카지노 가입 쿠폰 보고서 완성을 못했을 수도 있었다. 팀장에게 보고서를 메일로 보냈다는 말을 한 후 카지노 가입 쿠폰 핸드폰을 들고 1층 카페로 향했다.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 자리에 앉아 한참동안 메시지를 바라봤다. 혹시 잘못 온건 아닌지, 혹시 다른 사람이 보낸 건 아닌지, 아니 이게 진짜가 맞는지.


한달 반 만에 온 연락이 메밀꽃 폈다는 연락이라니. 이걸 로맨틱하다고 해야 할 지, 뻔뻔하다고 해야 할 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걸 보냈을까.


“진짜 이건, 물어봐야겠다.”


이 뻔뻔한 인간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걸 이렇게 보냈는지, 이건 정말 알아야겠다. 카지노 가입 쿠폰 남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원샷하고, 얼음까지 하나 물었다. 와그작 와그작, 전투력 가득한 표정으로 얼음을 씹으며 카지노 가입 쿠폰 주말 제주도 비행기 티켓을 검색했다.


“내가 또 지금 뭐하는 짓인가.”


메시지를 확인하고 정확하게 60시간 후 캐리어를 든 희주가 위미 게스트하우스 앞에 서서 중얼거렸다. 여기만 오면 이 말을 하게 되고, 데자뷰처럼 펼쳐진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미 와버린 거 어떡하겠나, 카지노 가입 쿠폰 캐리어를 들고 마당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이번에는 들어가자마자 마당에서 빨래를 걷고 있는 민국이 보였다.


“희주씨! 일찍 왔네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민국이 빨래를 내려놓고 거실 문을 열어주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이제는 익숙해진 도미토리 방으로 들어가 늘 눕던 1층 침대 옆에 캐리어를 눕혀놓았다. 그런 희주를 보며 거실에 털썩 주저앉은 민국이 웃으며 말했다.


“재헌이 보러 왔어요?”

“네? 저요? 아니…”


맞는데, 맞다고 말하기가 싫다. 특히나 이 사람에게 말하면 분명 그의 귀에 들어갈 것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 말을 얼버부리며 민국의 시선을 피했다. 민국은 그런 희주를 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재헌이가 좀 그렇죠? 말도 막 하고. 연락도 잘 안되고. 근데 나쁜 애는 아니에요. 잘 몰라서 그래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을 거칠게 하니까, 그런 걸로 사람들하고 상처도 많았던 것 같고. 그래서 나는 희주씨랑 되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이 망나니 같은 놈을 희주씨같은 사람이 잘 챙겨주고 알려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랄까.”

“저보고 평강공주가 되라는 말 같네요.”

“부담 가지라는 뜻은 아니었어요. 그냥 둘이, 잘 어울린다구요.”


잘 어울린다, 정말 그런 어울리는 관계가 될 수 있을까. 카지노 가입 쿠폰 민국의 말에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말을 끝낸 민국은 다시 빨래를 걷으러 마당으로 나갔고, 카지노 가입 쿠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연락을 할까, 말까. 뭐라고 보낼까.


[메밀꽃 폈는데]


그의 메시지를 받고 카지노 가입 쿠폰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무작정 제주로 내려왔고, 이 게스트하우스로 왔다. 굳이 답장을 보내지 않아도 여기로 오면 그를 만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뭐라고 보내야 안 기다린 거 같고 쿨해보일까 …


“어이.”

“엄마야!!!!”


희주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핸드폰을 보며 한참을 고민에 빠져있던 그 때, 갑자기 도미토리 방문이 벌컥 열리며 재헌이 나타났다. 카지노 가입 쿠폰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고 그를 쳐다봤고, 재헌은 놀란 희주가 재밌다는 듯이 환하게 웃으며 바라봤다.


“미쳤어?! 여자방 문을 그렇게 갑자기 열면 어떡해? 노크 몰라??”

“니 밖에 없는 거 알고 열었는데.”

“옷이라도 벗고 있었으면 어쩔 뻔 했어!”

“그럼 더 좋은거지.”


미친놈. 재헌의 말에 카지노 가입 쿠폰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봤다. 내가 대체 저런 미친 놈을 왜 보러 온거지. 스스로가 한심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재헌은 그런 희주를 보며 계속 웃고 있을 뿐이었다.


“가자, 메밀꽃 보러.”


한참을 웃기만 하던 재헌이 고개를 까딱 하며 말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카지노 가입 쿠폰 그런 재헌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당에는 예전에 보았던 낡고 더러운 재헌의 SUV가 서있었고, 희주가 차를 타러 가자 민국이 잘 다녀오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근데 나 지금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고 왔어?”

“민국이 형이 알려주던데. 니 예약한 날부터 알고 있었어.”


일부러 연락 안하고 내려온 건데 내 개인 정보 이렇게 함부로 다뤄져도 되는 건가, 카지노 가입 쿠폰 차 창 너머 민국을 향해 눈을 한번 흘겼다. 그런 희주를 보고 피식 웃은 재헌은 바로 차에 시동을 걸었다.


“안전벨트 매. 운전도 험하게 하면서 왜 안 해.”

“여기서 진짜 금방이야. 매는 동안에 도착해.”


재헌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더니바로 출발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그런 재헌을 노려보며, 하지만 걱정을 담아 바라봤다. 얼굴이 조금 더 탄 것 같기도 하고, 손에는 잔 상처가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고, 그만큼 일은 열심히 한 것 같기도 하고.


재헌의 말대로 차는 금방 메밀 밭에 도착 했고 눈 앞에 펼쳐진 하얀 눈꽃 같은 메밀 밭을 보며 카지노 가입 쿠폰 금새 기분이 좋아졌다. 핸드폰 카메라를 꺼내 가까이 다가가자 프레임 가득 안개처럼 하얀 꽃이 하늘하늘 흔들렸다. 아래에는 하얀 메밀꽃밭이, 위로는 제주의 푸른 하늘이 반반씩 어우러졌다.어디를 잡아도 예쁘고, 어떻게 찍어도 예쁜 메밀 밭이었다.


“이희주.”

"왜?"


메밀밭 앞에 쪼그리고 앉아 정신없이 사진 찍는 희주의 뒷모습을 향해 재헌이 불렀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만들고 있던 카지노 가입 쿠폰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


“보고싶었다.”


또, 저렇게 말을 툭 던진다.

그제야 희주가 재헌을 뒤돌아보았다. 그러고보니 재헌은 오늘도 JEJU 라고 쓰여진 빨간색 티셔츠에 반바지였다. 그리고 처음 봤던 그 날 미친년, 이라고 불렀던 것처럼 말을 툭 던지고서는 희주를 빤히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그런 재헌을 같이 바라보다가 웃으며 대답했다.


“미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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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헌은 더이상 컨테이너 박스에 살지 않았다. 일을 구하기에는 시내가 더 좋아서 제주시 쪽에 월세를 구했다고 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메밀 밭 앞 텅 빈 컨테이너 박스를 바라보며 의자에 앉았다. 다행히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아직 그대로 있었다.


“육지는 언제 가는데?”

“월요일 아침 7시 비행기. 늦게 사서 그거 밖에 없었어.”

“여기서 아침 7시 비행기를 어떻게 탈라고.”


위미리에서 제주 공항까지 가려면 1시간 반은 잡아야 하는데, 아침 7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선 위미리에서 새벽 4시에 차를 타야 했다. 그래도 첫차는 다닐 시간이니까,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고 카지노 가입 쿠폰 생각했다.


“내일 우리집에서 자. 내가 태워다 줄게.”


재헌의 말에 희주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봤다. 이 남자 오늘 여러번 놀라게 한다.


“내일 제주시에서 같이 저녁 먹고, 우리집에서 자고 가.”


게스트하우스에 내일 비용까지 냈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 말하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재헌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차로 향하고, 희주에게 타라는 손짓을 했다.


“어디가게?”

“너 게하 데려다 줘야지.”

“오늘 저녁은 같이 안 먹어?”

“나 오늘 일 있어.”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데려다 준다는 재헌의 말에 희주의 눈이 다시 황당함으로 찼다. 아니 이렇게 금방 되돌려 놓을 거면 뭐 하러 데리러 왔담? 게다가 토요일 저녁에 일이 있다니, 대체 무슨 일?


“내일 저녁에 제주시 터미널 앞에서 만나. 한 6시쯤? 놀다가 넘어와.”


묻고 싶은 말은 잔뜩이었지만 결국 카지노 가입 쿠폰 아무것도 묻지 못한 채 재헌의 차에서 내렸다. 게스트하우스 앞에 희주를 내려 준 재헌은 이번에는 멀리 가는 게 맞는 지 안전벨트를 하고서는 손을 한번 쓱 흔들고 떠났고, 떠나가는 차를 보며 카지노 가입 쿠폰 작게 칫, 하고 내뱉었다.


“오늘은 다 여자 손님이네요...?”


재헌이 떠난 후 카지노 가입 쿠폰 바로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민국에게 신청했다. 이제는 제법 파티가 능숙해진 희주가 민국을 도와 사람들을 안내했고,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에게 막걸리도 권했다. 그 중 한명이 막걸리 잔을 받아 들며 민국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카지노 가입 쿠폰 질문을 한 여자를 바라보았다. 20대 초반이나 중반, 풀메이크업 그대로 바베큐장에 온 걸로 봐서 기대한 바가 있었나본데, 아쉽게 됐네.


“아, 남자손님 문의가 있긴 했는데 … 여자 많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런 질문 하는 사람치고 괜찮았던 적이 없어서 그 예약 안 받았더니 오늘은 남자가 아무도 없네요.”

“어머, 그걸 대놓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꽤 있어요. 남자 손님들은 특히나.”

“하긴, 게스트하우스 파티만 쫓아다니면서 여자 꼬시는 남자들도 있다잖아요.”


순간 여자의 말에 희주의 마음이 뜨끔 찔렸다. 상추쌈을 한가득 쌌던 카지노 가입 쿠폰 쌈을 내려놓은 채 앞에 놓인 막걸리를 그대로 들이켰다.처음 보는 저 여자는 아무 의도도 악의도 없이 한 말일텐데, 희주 귀에만 주어가 들리는 듯 했다. 그에 대한 생각은 정말 하루에 몇 번, 몇 십 번 왔다 갔다 한다. 좋은 놈인지, 나쁜 놈인지, 미친 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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