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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완 Apr 01. 2025

13. 우리 이별에는 이유가 없다


“제주도 다시는 안 올 것 같더니.”


선영이 렌터카에 올라타며 물었다. 뒷 트렁크에 짐을 싣고 선영의 옆자리에 탄 카지노 쿠폰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말했다.


“몇 년 전 일을 얘기하는 거니.”

“하긴, 벌써 4년 전 일이다.”


선영이 운전을 시작하고 제주 도심을 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안도로가 나왔고 카지노 쿠폰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자 창문을 살짝 열었다. 오랜만에 맞는 제주 바람이 시원했다.


“너야 말로 제주도로 괜찮아? 얼마 만에 나오는 자유 여행인데 해외로 가자니까.”


창문 밖 바다를 바라보던 카지노 쿠폰가 선영을 돌아보며 물었다. 재작년 결혼한 선영은 허니문 베이비를 가져 바로 출산을 했고, 육아휴직을 하고 아기를 키우고 있었다. 1년의 휴직을 끝내고 이제 복귀를 앞둔 시점에 남편이 아기는 자신이 볼 테니 놀다오라고 했고, 카지노 쿠폰와 함께 제주도를 온 것이었다.


“해외든 제주도든 다 좋아 나는. 그냥 조용히 내 시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어깨춤을 들썩이며 말하는 선영을 보며 카지노 쿠폰가 피식 웃었다. 두 사람은 함께 웃으며 블루투스로 음악을 틀었고 소리를 높이며 한참을 해안도로를 달렸다.


“와, 숙소 진짜 예쁘다.”


두 사람이 잡은 숙소는 애월 바닷가 앞에 있었다. 바다를 향해 있는 통 창이 매력적인 숙소였고, 통 창 앞에는 Bar 처럼 길다란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져 있어 바다를 보며 즐기기에 좋은 숙소였다. 바다를 향해 있는 그 사진 하나에 반해서 예약한 숙소이기도 했다.


“어서오세요, 예약하신 이카지노 쿠폰님?”

“네, 제가 이희… 주…”


두 사람이 숙소 앞에 서있자 곧 문을 열고 호스트가 나와 인사를 건넸다. 바다와 숙소를 번갈아보며 감탄을 하던 카지노 쿠폰 호스트와 눈이 마주치고는 그 자리에서 잠시 멈춰섰다. 단 한번 봤지만 잊을 수 없는 얼굴이었으니까.


“들어오세요, 숙소 안내 해드릴게요.”


하지만 그녀는 카지노 쿠폰를 전혀 알아보지 못한 듯 했다.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 호스트, 지니는 카지노 쿠폰와 선영에게 숙소 안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고는 들어갔다. 선영이 멈춰선 카지노 쿠폰를 이상하게 보다 캐리어를 들고 먼저 들어갔고 카지노 쿠폰도 정신을 차리고서는 뒤따라 들어갔다.


“여기가 방이고, 여기가 화장실이구요, 주방도 자유롭게 쓰시면 되구, 바비큐는 만약 하실 거면 오후 3시 전까지만 신청해주세요. 그럼 저희가 마당에 준비를 해드리구요,”


카지노 쿠폰 지니가 하는 말에 집중하려 애를 썼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벌서 몇 년 전 일인데,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지니의 얼굴을 보니 그 날 밤이 자꾸 떠올랐다.


“와, 이 테이블 실제로 보니까 더 예쁘네요. 여기 사진 보고 저희 예약 한 거예요.”


선영이 통창 앞의 테이블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선영의 말대로 테이블은 실제로 보니 훨씬 멋있었다. 흔히 보는 사각형의 다듬어진 테이블이 아니라 커다란 나무를 그대로 깎아 만든 듯 결이 살아있고 묵직한 멋이 있는 테이블이었다.


“멋있죠? 그거 제 남편이 만든 거예요. 남편이 목수거든요.”


선영과 함께 테이블을 살펴보던 카지노 쿠폰 고개를 들어 지니를 바라보았다. 역시 그랬구나, 갑자기 뭔가 다 이해되는 느낌이었다. 이제 와서 상처입을 것도 아닌데 괜스레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말을 듣고서 다시 바라보니 테이블에서 그 사람이 보이는 듯 했다. 울퉁불퉁하고 제멋대로이지만 그 멋이 살아있는 테이블. 그 때는 거칠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많이 부드러워졌나 보네, 카지노 쿠폰 매끄러운 테이블을 만지며 생각했다.


“진짜 멋있네요. 남편은 목수하면서 가구 만들고, 부인은 숙소 운영 하시고 하는 거예요?”

“네, 남편은 이 근처에서 공방 하면서 주문 받은 가구 만들고 하구요, 제가 숙소 운영 하구요. 바비큐 신청하시면 저희 남편이 와서 셋팅 해주고 불 피워줄거예요. 아, 혹시 바비큐 하실 거면 고기는 …”


선영의 질문에 대답하는 지니의 말을 들으며 바비큐는 절대 신청하지 말아야지, 하고 카지노 쿠폰 생각했다. 아무리 괜찮아 졌다고 해도 굳이 그 사람이 피워주는 불 위에서 바비큐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바비큐에 대해서 설명하는 지니를 뒤로 하고 카지노 쿠폰 방으로 들어갔다. 한쪽 구석에 캐리어를 놓고 보니 역시나 직접 만든 듯한 침대가 보였다. 이 것도 그가 만들었을까.


“어, 저기 지금 문 열고 들어오는 분이 남편 분이예요? “

“아, 맞아요! 멋있죠? 제가 엄청 쫓아다녔어요.“

"진짜요?"


그 때 거실에서 선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말에 카지노 쿠폰 순간 덜컹, 하고 가슴이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아니, 제주도가 얼마나 큰데 이렇게 오자마자 다시 만날 수가 있지, 일부러 옛날에 살던 동네와 다른 동네로 오기까지 했는데 이게 무슨 인연이란 말인가. 아니지, 이미 결혼한 사람인데 인연은 아니다. 그런데 대체 왜 갑자기 이렇게 만나서 사람을 혼란스럽게 하는지!


“오빠, 갑자기 왜 왔어?”


지니가 현관문을 열며 사람을 맞이하는 소리가 들렸다. 카지노 쿠폰 심장이 쿵쾅쿵쾅 뛰어서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았다. 방 밖으로 나가기 싫고 그 사람을 마주치기 싫으면서도 궁금하고 보고 싶었다. 카지노 쿠폰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고는 고개만 슬쩍 내밀어 몰래 바라보았다.


“테이블에 의자, 흔들린다고 했었잖아. 그래서 새 걸로 만들어 왔지.”


현관 문을 열고 의자 하나를 들고 오는 익숙한 남자를 보고서 카지노 쿠폰 그 자리에 멈추고 말았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카지노 쿠폰 그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고, 의자를 바꾸어 놓고서 다시 나가려던 남자도 방 문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희주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카지노 쿠폰씨?”

“어라..?"


지니의 남편은 위미리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장이었던 민국이었다. 민국이 카지노 쿠폰를 알아보고서는 반가워 하며 성큼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카지노 쿠폰가 얼떨떨해 하며 손을 맞잡자 크게 휘두르며 악수를 한 민국은 카지노 쿠폰를 방 밖으로 끌고 나와 지니에게 소개를 시켰다.


“자기야, 옛날에 나 게스트 하우스 할 때 단골 손님. 카지노 쿠폰씨 이름 보고 설마 했는데, 진짜 그 카지노 쿠폰씨였네요.”

“단골손님 카지노 쿠폰씨면 ... 혹시 그…?”


주인장에게 소개 받은 지니는 뭔가 깨달은 듯 카지노 쿠폰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는 카지노 쿠폰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그제야 생각난 듯 박수를 짝 하고 쳤다.


“맞네! 저희 서울에서 만났었죠?”

"아... 네..."

"카지노 쿠폰씨를 만난 적이 있어?"

"예전에 재헌오빠 서울 있을 때. 내가 그 때 재헌오빠 엄청 괴롭혔잖아. 오빠랑 이어지게 해달라구."

"그... 이제 게스트 하우스는 이제 안하세요?”


지니의 질문에 당황한 카지노 쿠폰 말을 돌리며 민국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는 웃으며 지니의 한쪽 어깨를 안으며 대답했다.


“장사 안되서 접은 거죠 뭐. 코로나 때문이기도 했고, 어차피 오래 할 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게스트하우스 접고 재헌이한테 목수 일 배웠어요. “

“아, 그러셨구나 …”

“지금은 재헌이랑 같이 공방해요, 저.”


주인장의 마지막 말에 카지노 쿠폰가 그를 쳐다보았다. 카지노 쿠폰의 눈빛에 그는 뭔가를 더 말해주고 싶은 듯 했지만 고개를 돌려 통창 앞의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 저 테이블 재헌이가 만든 거예요.”

“아까 저거 남편 분이 만드신 거라고…”

“저도 같이 만들긴 했죠. 사포질 몇 번 정도? 그 외에는 다 재헌이가 만든 테이블이예요.”


주인장의 말에 지니가 어깨를 으쓱하며 ‘그럼 오빠가 만든 거지 뭐’ 하고 중얼거렸다. 울퉁불퉁한 테이블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었다.


“저희 공방 여기서 안 멀어요. 카지노 쿠폰씨 구경 한번 와요.”

“네 …”


민국은 희주에게 본인의 명함 하나를 건네주고서는 떠났다. 명함에 써있는 주소는 지금 이 숙소의 주소와 숫자 차이가 몇 개 나지 않았다. 아마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듯 했다. 두 사람이 간 후 선영이 눈을 가늘게 뜨고 다가왔고 카지노 쿠폰 멍하니 명함만 바라보았다. 희주의 상태를 보고 선영은 오늘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숙소 앞 마트로 나가서 막걸리를 사왔고, 통 창 앞 테이블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영은 모든 것을 털어놓으라며 말했지만 특별히 이야기를 할 것이 없었다. 지니의 머리채를 잡은 적도 없고 그 걸 재헌에게 물어본 적도 없었고, 아무 사건도 없었다. 그저 저녁을 먹다 카지노 쿠폰 집에 들어왔고 재헌은 들어오지 않았다. 두 사람이 만나고 헤어졌지만 이렇다 할 이유도 사건도 없었다, 아니 없어졌다.


“니가 그 때 한번이라도 지니에 대해서 물어봤으면 달라졌을까?”

“… 아니.”


아마도 다른 무언가 또 있었겠지. 그 때의 카지노 쿠폰 재헌을 온전히 믿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무언가를 또 찾고 불안해하고 떨었을 것이다. 처음으로 만난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이 재미있으면서도 그 사람에게 헤어나올 수 없이 빠져든 내가 두려웠으니까.


“나 도저히 잠이 와서 버틸 수가 없다 … 먼저 잘게.”


육아에 지친 육체가 정신을 따라주지 않는다며, 선영은 먼저 침실로 들어가 버렸다. 선영이 들어간 후에도 카지노 쿠폰 혼자 테이블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남은 막걸리를 마셨다. 재헌과 만날 때는 늘 이 막걸리를 마셨는데 여전히 그는 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을까.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일까.


“막걸리가 맛있긴 해.”


사실 그 때의 카지노 쿠폰 재헌을 못 믿었던 게 아니다, 스스로를 못 믿었던 거다. 나와 너무 다른 그 남자에게 빠져드는 스스로를 못 믿었고 그래서 불안했고, 그래서 다 털어놓지도 못했다. 카지노 쿠폰 씁쓸하게 웃으며 막걸리를 한잔 더 들이켰다. 하얀 막걸리가 빛나고 바다가 보이고, 예전 추억들이 하나씩 계속 떠오르는 밤이었다.

그리고 희주 역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을 때 쯤, 희주의 핸드폰이 반짝 하고 울렸다. 카지노 쿠폰 그 자리에서 잠들어버려서 아침에나 그 메시지를 확인했지만.


[우리 집 마당에 수국 폈는데.]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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