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시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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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환 Mar 26. 2025

Cannibalism

전화가 끝날 때까지

서로가 긴장을 풀지 않는다.

눈치를 보며

내 생각과

당신의 생각이

혹여 달라서

마음 쓰이지 않게

정치이야기,

종교이야기를 하지 말자

어디 출신인지 묻지도 말고

알아도 알은척 말고

몰라도 알은척

뉴스에 안 나오는 이야기를

찾기도 힘든데

그러고 나면

뜬 구름 같은

사는 이야기

돈이야기들,


돈이란 게

점점 시시해져서

몇 푼으로

무얼 하나 바꿀 게 없다.


친구에게

앓는 소리만 하다가

한 번 얼굴 보자고

밥 한 번, 술 한 잔 하자고

말을 못 하고

주저하다 그냥 전화를 끊었다.


하루에 얼마

한 달에 얼마

써야 할 돈은 늘 그대로였고

만나야 할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그대로였는데

서로가 치사해진다.


티끌 하나라도

서로 달라서

다채로움이란 게

두려움이 되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언제부터였는지

서로 만나지 않는다.

더 대화하지 않는다.


많은 것을 가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더 많은 욕망에 취해있고

가진 게 없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많은 것을 가진 온라인 카지노 게임처럼

될 거라고

믿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먼저라는 말은

돈은 빼고 하는 말이겠지

각자가 만든

알고리즘 속을 헤매다

서로가 들어주지 않는

혼잣말을 한다.


유튜브에 나오는

저기 강건너에 아파트가

엄청 비싸다던데,

사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없어도 가격이 오른다

금값이 진짜 금값이고

주식이, 코인이

자고 나면 오르내린다.

내 것이 하나도 없는데

떨어져도

올라도

가슴이 콩닥거린다.


뉴스에는

뭐가 뭔지 모르게 정신이 없다

법은 어겨도 죄가 안되기도 하고

죄가 없어도 법을 어긴이도 된다.


한 푼이 아쉬운 청년을

커다란 구덩이가

집어삼켰다고 한다

돈이 시시해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목숨도 시시해져 버렸다.


남쪽의 산들에는

봄꽃 대신 불꽃이 번지자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마음에

분노와 절망이 따라 퍼졌다.


비어있는

투명한

쇼윈도가

거리를 둘러싸고 있다.

몰려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이로

벽이 세워진다.


달라도 다른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서로가 같은 종이

아닐 거라는 말이

귓가에 떠돈다


누가

호모사피엔스이고

네안데르탈인인지

누가 누구를 잡아먹었는지


벽과 벽사이로

익숙한 얼굴들이

낯설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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