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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솔은정 Mar 10. 2025

"딱 좋아!" 삶을 가꾸는 말

윤서야.

우리 집 가훈이 뭐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 요즘은 학기 초에 이런 거 안내나?

학기 초에 항상 학교에서는 그걸 써오라고 했어. 중학교부터는 좌우명도 쓰라고 했지. 삶의 태도가 정확하지 않는 데다, 마루에 떡 하고 걸린 게 없으니 해년마다 부모님께 여쭤보고 써서 냈지.

엄마어릴 때 가훈은 "정직"이었고,

아빠는 어릴 때 "최선을 다하자!"를 써갔다고 알려줬어.

재미있게도 말이야. 외할아버지는 외할머니에게 거짓말을 잘하셨던 걸로 기억해.

놀러 다니시느라고 말이야. 낚시와 술 약속이 잦으셨던 외할아버지는 아마도 외할머니에게는 늘 상가와 친구를 위한 일들로 퇴근 후 바쁘셨을 거야. 가끔 엄마는 외할아버지에게 우리 집 가훈이 진짜"정직"이 맞냐고 물어보곤 했지. 결혼하고 아빠에게가훈이 마음에 들었냐고 물으니 한 번도 마음에 든 적이 없었다고 했어

할아버지는 효율성을 엄청 생각하는 분이라 최선보다도 최소의 노력으로 최고의 결과를 내고 싶어 하던분이신 알기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랑 아빠는 그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웃었거든.

1960년대의 삶의 가치는 성실, 근면이었을 거야. 그래야 좋은 삶이라고 생각했던 시대였을 테지.


그런데, 재경언니가 초등학교를 가게 되어 아빠에게 물었지.

"아빠. 우리 집 가훈이 뭐예요?"

아빠와 엄마는 좀 고민이 되었어.

"여보, 우리도 우리만의 가훈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 난 최선을 다한다 말이 싫어."

"난 정직이 싫어."

아빠는 ISTJ 성향이 가득한 성실, 근면인데 그걸 더하라 그랬으니 더 싫었을지도 몰라.

가훈에 정직, 성실, 근면, 이런 거 다 빼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제안한 가훈은

" 청소를 잘하자."라고 하니 재경언니가 싫대.

(너희 둘의 방을 보면 솔직히 지금이라도 이 가훈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쓰고 싶다. 진심으로)

"공공질서를 잘 지키자!" 있었어.질서를 잘 지키기만 해도 모범시민이 되는 거라 생각하기도 했고, 질서를 잘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분개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제안한 가훈이었는학교에 이런 가훈은 가져가고 싶지 않던 재경언니는 입이 댓 발은나와서 싫다고 했지.

그래서좀 그럴듯해 보이면서도, 무난하고, 기억하기 쉬운 가훈으로 정하기로 했지.

아빠와 재경언니와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정한 가훈은(학교에 제출해야만 하니까)

"감사하며 살자."였어. 새 학기마다 써서 내야 하는 가훈을 재경언니가 학교 가던 해에 정한 거지.

아빠와 엄마와 재경언니가 정한 가훈은 윤서가 정할 기회도 없이 그냥 그렇게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 거야.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가훈이그냥 흘러가버리기만 한 건 아닌 거 같아.

외할아버지가 말씀하셨던 정직과 할아버지가 강조하셨던 최선을 다하는 마음과 아빠와 함께 정한감사는

삶의 태도로 그래도 조금씩 엄마 마음에 남아 있다고 생각해( 그렇다고 하고 싶어)

영어로 Appreciate는 감사하다는 말이지만, 그 안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 누리고 향유한다는 뜻도 있지?

인식하다는 말도 되고 말이야. 삶을 제대로 바라보고 인식하고, 누리고 향유하는 것이 진정한 감사라는 걸 그 단어를 보면서 더 느끼게 돼.

후회는 과거에서 오는 거고, 불안은 미래에서 오는 거라면, 감사는 현재를 누릴 때 오는 거잖아.


윤서가 고등학교 생활을 잘 누리기를 원해.

동아리 활동도, 친구들과 즐겁게 대화하는 시간들도, 급식 시간도, 매점에 가는 시간도, 공부 시간도,

그 모든 시간들을 잘 누리기를 바라.

"감사하며 살자."

이 딱딱한 가훈이 아니더라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윤서가 아주 작은 일에도, 순간에도 감사하기를 바라는 거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중국말 중 좋아하는 말 "正好!(zheng hao)"기억나?

"딱 좋아!"라는 말이지. 내 삶에 어떤 일이 닥쳐올 때. 그때마다 외칠 수 있는 힘이 바로 "딱 좋아!" 거든

핑계 대지 않고, 변명하지 않고, 그냥 그 상황을 바라보고, 그 상황에서도 좋은 점을 찾아낼 수 있게 하는 말이니까.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말이라서 말이야.

아빠가 우리에게 남겨 준 가훈은

"감사하면서, 삶을 누리면서 살아!"라는 말이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윤서와 재경에게 남기고 싶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말은

"딱 좋아!"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시련이 닥쳐오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이 말은 스스로에게 말하곤 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다시 암에 걸렸다고 했을 때, 앞이 캄캄했지. 아빠와 동시에 같이 암에 걸린 그 상황이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일기에 쓴 건 "딱 좋아! 넷이서 같이 놀 시간이 생겼잖아. 왜냐하면 같이 놀 시간이 없었는데 이제 넷이서 실컷 시간 보낼 수 있으니까 말이야. 딱 좋아! 남편만 아프면 나를 못 돌보고 또 매달리게 생겼는데. 나 돌보라고 기회가 생긴 거잖아?"라는 말이었거든.

너무 힘든 일이 생길 때 엄마 일기장에는 일단 "딱 좋아!"라고 써보곤 해.

이유를 찾을 수 있으니까. 그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유를 대는 건 나 자신이거든.



고등학교 야자를 하고 온 첫날

너의 오늘은 어땠을까?

윤서가 늘 선택하고 그 시간을 채워가는 일들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응원해.

오늘 시간을 몰라 석식도 놓치고, 과제와 동아리와 학생회 면접으로 머리가 무거운 윤서에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해주고 싶은 말은

"쩡하오!" "딱 좋아!"


윤서가 윤서만의 이유로, 윤서만의 의미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채워갈 수 있는 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딱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엄마와 아빠가 너에게 남겨주는 삶의 태도를 가꾸는 말이야,

이제 윤서와 재경만의 삶의 태도를 만들어가는 말을 찾아내서 너희의 삶으로 채워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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