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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촌 순댓국 Apr 20. 2025

장로님 딸인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싫어서

호주에서 가장 오래 생각한 주제는 ‘행복은 무엇인가?‘였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면, 일단 불행부터 정의를 해봐야 한다. 불행은 보통 시키지 않았는데도 주기적으로 찾아와 고장 난 녹음기처럼 지 할 말만 하고 가는, 그래서 내 기분을 거지같이 만드는 눈치 없는 친구와 같았다. 걔를 손절하고 싶은 충동이 가득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봐 왔고 힘들 때 나를 도와준 친구라 참 관계를 끊기가 애매한 그런 친구 하나씩 있지 않은가. 그런데 걔가 왔다 가고 나면 며칠간 그 애가 한 말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울적했다. 그건 대부분 ’ 내가 끊임없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어떤 믿음’이었다. 기질적인 우울을 제외하곤, 사람들이 가지는 우울함은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믿는 편이라 오랜 시간 그 이유를 찾아 탐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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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그것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








짧은 인생이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 탈출을 기점으로 내 인생이 다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정으로 나의 존재를 긍정하게 되었다. 대단하게 뭔가를 이루지 못해도, 그저 하루하루 감사하며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 만으로 인생이 충분히 가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타인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아도, 늘 스스로를 인정해 줄 것이며 인생에 어떤 위기가 와서 모든 사람이 나를 비난해도, 나만은 나를 보호할 것이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좋은 생활 습관, 어느 정도의 수입, 넓진 않지만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향유하고 있음에도 자꾸만 인생이 불행하고 부족한 것 같다면 내가 왜 그렇게 느끼도록 wired 되었는지, 가지고 있는 코어 믿음들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근데 항상 우울했는데?’라고 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운동장에서 열심히 흙 파고, 잠자리 잡으러 뛰어다니던 미취학 아동 때는 그렇게 안 느꼈지 않은가? 분명히 이런 두려움과, 불안을 영혼 깊숙이 느끼게 된 계기가 있다.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불행의 이유는 ‘( ) 해야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 ‘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이 괄호에 대기업 취업을 넣든, 연인을 넣든, 사회적 인정이든, 결혼을 넣든, 건강을 넣든 간에 내가 ‘( )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는 대상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아무리 뭔가를 해도 채워지지 않는 구멍을 갖고 있던 나의 괄호 속의 답은 이러했다, 결국에는신이 시키는 대로 살지 않으면 나에게 벌을 주지 않을까 노심초사했고, 인생에서 어떤 성공을 거둬도 결국 종교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 실패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하는 깊은 두려움.몇 년 동안 내면을 성찰하면서 이 구멍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가르침에서 왔음을 깨닫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기준에 맞게 나를 고치느라 좌절하는 걸 관두고, 역으로 날 판단하는 대상을 찾아 제거하기로 하고 종교를 떠났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다.








이 글은 신이 있나 없나에 대한 논박글이 아닌, 그냥 내가 경험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대한 글이다. 어디서 그러더라. 중동에서 건너온 기독교가 유럽에선 문화가 되었고, 미국에선 기업이 되었으며, 한국에선 대기업이 되었다고. 내가 이해한 한국 기독교는 기본 기독교 정신에 유교문화 + 기복신앙이 결합된 형태를 띠고 있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는 많지만 몇 가지만 얘기해보려고 한다.







일단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서 인정받는 성도의 자격은 매우 조건적이다.







K-온라인 카지노 게임에서 인정을 받기란 흡사 결혼시장에서 육각형 남자가 되는 것보다 빡세다. 안 그래도 조건적인 세상에서 무조건적인 애정을 찾아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간다고 하면 당신은 필패할 것이다. 아 혹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서 '하나님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배웠는가? 하나님은 그럴지 몰라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안 그렇다. 그건 초신자 때 얘기다. 그땐 뭘 하든 예쁨 받는다. 다단계랑 비슷하달까. 다단계는 나중에 상위 계급이라도 가면 일하지 않아도 인센티브를 받는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책임이 더 늘어난다. 실제로 고등학생 때 이미 주 6일을 학교에서 보냈지만, 그 나머지 하루도 성가대 연습과 주보 제작으로 써야했다.






한국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서 이상적인 신도가 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







노동 시간 전 세계 1,2위를 다투는 한국에서 어찌 됐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밖의 성공도 이루고

주일 성수, 새벽기도, 부흥회를 꼬박꼬박 참석하고, 봉사도 많이 하되 내세우지 않고

헌금도 넘치게 하고 십일조를 억대로 하는 목표를 갖고 있고

가정도 살뜰히 챙기면서, 번아웃과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 이런 신도.

이런 엄격한 기준을 다 통과한 사람이 있다면 정말 마음껏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그래도 어디 해외 선교 한번 안 나가셨으면 최고는 아닐 테니 우쭐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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