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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서영 Mar 13. 2020

펜은 칼보다 강하다. 그래서 더 아프다.


작년 말 즈음 굉장히 유명한 A 카지노 게임의 작품을 B카지노 게임가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었다.어디서 시작된 논란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의혹'은 삽시간에 퍼졌고자칭 A 카지노 게임의 작품의 독자라는 사람들은 우르르 B카지노 게임의 작품에 몰려가 그를 공격했다.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난 오늘, A 카지노 게임는 면밀히 살펴봐도 B카지노 게임의 작품은 표절로 볼 수 없다며 B카지노 게임에게 유감을 표하며 그를 응원했다. 하지만그때 B카지노 게임를 조롱하며 욕하던 자칭 독자들은말이 없다.

그리고 오늘,그 건과 전혀 상관없는 C카지노 게임가 표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남겼던 글을 언급하며 C카지노 게임에게 실망했다는 글을 남긴 독자를우연히보았다. 그 글을 발견한 C카지노 게임는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물었고, 그 독자라는 사람은 C카지노 게임가썼던글이 위의 사건과 시기가 겹친다며 B카지노 게임가 받았을 마음의 상처를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여기까지 보는데 숨이 턱 막혔다.
아니, B카지노 게임가 공격을 받은 것이 C카지노 게임의 잘못인가? 그저 지나가는 단어, 문장에 반응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그것에 멋대로 살을 붙인 건 대체 누구인가? 카지노 게임는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도 아니고, 눈에 불을 켠 채 모든 이슈에 반응하는 사람도 아니다. 성자도 아니고 영웅도 아니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며 카지노 게임가 그 롤을 해내지 못하거나, 거부하거나, 혹은 그냥 그런 롤을 행해야하는 것조차 몰랐다 해도 실망을 내비치는위의 '독자' 같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 잣대는 유독 여자카지노 게임들에게 더 심하게 드리워진다. 남자카지노 게임는 준범죄 혹은 그 이상의 짓을 저질러도 활동에 별 지장이 없지만 여자카지노 게임에게 그런 관용 따위는 없다.)

나 역시 나라는 사람을 드러낸 채로 연재하던 순간부터 이것에 시달려 왔다. 누군가는 자신의 글을 홍보하기 위해 멋대로 내 글을 가져다 썼고, 누군가는 말 그대로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내 만화를 멋대로 편집해 올렸다. 자신의 논리나 위치에 정당성을 얻고 싶어 타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 나는 그것을 도둑질, 아니 강도질이라고 말하고 싶다. 칼만 안 들었지, 아니지. 펜을 든 강도다. 팔게 없으니 남의 이름을 빼앗아 파는 강도들.

내 이름을 멋대로 자신들의 싸구려 매대에 올려놓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그 독자라는 사람은 끝까지 자신의 무례를 사과하지 않았다. 착잡하다. 그것보다는 억울하다. 아무리 타인은 나를 오해할 권리가 있고 나는 해명할 의무가 없다지만, 작정하고 악의적으로 짠 프레임은 너무도 해롭고 끈질기다.

그래서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늘 욕설과 루머에 시달린다. 피해를 호소하면 자신들의 주장은 정당한 비판이라며 이쪽을 몰아세운다. 대응을 하면 오히려 자신들을약자이자 피해자라 주장한다.

이런 사이버 폭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무리 모니터 뒤에 사람이 있다고 눈물로 읍소해봐야, 애초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뒤에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고, 무려 자신이 그 상처를 입혔다는 사실이 너무 좋아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무시를 하라고, 대응하지 말라고 참 쉽게들 말하지만 그럴수록 폭력은 점점 더 세질 뿐이다. 반응할 때까지 "죽어라"때리니까. 그 폭력을 막을 수 있는 건 아주 강한 처벌뿐이고 이미 생긴 상처를 위로할 수 있는 건 아주 많은 돈뿐이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만큼 모두가 나를 알지만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은 못 버는 직업없을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의 말을 기록(SNS)할 수 있는 이 시대에는 칼 대신 펜이 날아와 박힌다. 그러고 보면펜이 칼보다 강하다는말은 정말 누가 한 말인지 몰라도 정말 맞는 말 같다. 칼은 찔리면 그 자리에서 죽지만펜은, 문자는 영원히 그곳에 남아 서서히 나를 죽인다.

마음이 먹먹하다. 만약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었다면내 방 창문에 기대밤새도록 두 갑은 피웠을 것 같다. 무 많이 열면 확 뛰어내려버리고 싶을지도 모르니 딱 반 뼘만 열어두고 말이다.

내 카지노 게임 친구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밥도 잘 먹고 돈도 많이 벌고 즐겁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제발,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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