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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Feb 12. 2025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린 카지노 게임 그리스도의 부활

석기자미술관(153) 칸옥션 제36회 미술품 경매 프리뷰

월전 장우성과 운보 김기창. 이당 김은호의 제자로 나란히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한국화의 두 대가에게는 아주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한국화가로는 이례적으로 성화(聖畫)라 불리는 기독교 종교화를 꽤 많이 남겼고, 그 작품들이 두 화가의 대표작으로 거론된다는 점이다. 운보 김기창이 그린 <카지노 게임 그리스도의 생애에 관해서는 2023년 12월, 이 작품을 소장한 서울미술관 전시를 자세히 보고 글을 쓴 바 있다.


운보 김기창이 그린 무료 카지노 게임 그리스도의


카지노 게임 장우성(月田 張遇聖, 1912~2005) 또한 많은 성화를 남겼다. 1950년 성모 마리아의 성년을 기념해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국제 성 미술전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한국의 성모와 순교복자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전통 한국화 기법으로 그린 세 폭 화다. 가운데 폭에 아기 카지노 게임를 품에 안은 채 성 요한의 손을 잡은 성모 마리아, 왼쪽에는 조선시대 가톨릭 여성 순교자 세 명, 오른쪽에는 조선시대 가톨릭 남성 순교자 세 명을 그렸다. 모든 인물을 서양인이 아닌 한국인의 모습과 옷차림으로 표현했다.


카지노 게임은 평생에 걸쳐 꾸준히 성화를 그려 로마 바티칸 교황청을 비롯해 서울대교구청 내 추기경 집무실, 절두산 순교 박물관, 여의도 성모병원, 성심여고 등에 작품이 남아 있다.


카지노 게임Lot 55.카지노 게임 장우성,기독부활상, 1985,종이에 수묵채색/가배접, 260×150cm



이번에 월전 표 성화의 진가를 확인하게 해주는 작품이 칸옥션 경매에 출품됐다. 월전의 1985년 작 <기독부활상이다. 무덤에서 부활한 카지노 게임 그리스도의 모습을 세로 260cm, 가로 150cm에 이르는 커다란 화면에 담아낸 보기 드문 대작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월전의 성화 가운데 가장 크다고 한다. 카지노 게임의 얼굴만큼은 영락없는 서양인의 모습이지만, 한쪽 어깨에 두른 붉은 천이나 손 모양은 불교 그림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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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말아서 보관해 온 탓에 군데군데 주름이 많지만, 나중에 제대로 펴는 작업을 하면 아무 문제 될 게 없다. 물감의 박락이나 변색이 전혀 보이지 정도로 작품 상태가 훌륭하다. 부활한 카지노 게임 그리스도를 향해 하늘에 쏟아져 내리는 찬란한 빛은 고운 금가루를 넓게 펴 발라 표현했다. 구석구석 화가의 정성이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로 인물화의 대가다운 월전의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뛰어난 작품이다. 추정가는 2천~5천만 원.

카지노 게임전남 순천시 향동에 세워진 청렴의 상징‘팔마비’.순천시의회 제공(사진출처:한국일보)



이번 경매에는 눈이 번쩍 뜨이는 좋은 글씨가 많이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소전 손재형(素荃 孫在馨,1902~1981)의 글씨 <팔마유풍이다. 팔마유풍(八馬遺風)은 고려 충렬왕(忠烈王) 때 순천 지역에서 승평부사(昇平府使)를 지낸 최석(崔碩)의 청렴함을 기려 1617년(광해군 8) 순천부사 이수광이 세운 <팔마비(八馬碑)에 근거한다.


당시 지방관이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주민들이 말 여덟 필을 선물로 바치는 관례가 있었는데, 최석은 이를 부당한 관행으로 보고 주민들이 바친 말 여덟 필과 자신의 말이 낳은 망아지까지 모두 아홉 필을 돌려줬다고 전한다. 그 덕분에 말 여덟 필을 바치는 적폐가 사라졌고, 주민들이 그의 덕을 기려 비석을 세웠다는 것. <팔마비는 13세기에 건립된 뒤 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됐다가 1617년 다시 건립돼 오늘에 이른다.


Lot 15.소전 손재형,팔마유풍(八馬遺風), 1961,종이에 먹/액자, 130.5×46.6cm



소전은 <팔마비를 보고 그 뜻을 기리고자 특유의 ‘소전체’로 八馬遺風 네 자를쓰고 양옆에 국한문(國漢文)으로 그 내력을 적었다. 소전은 일찍이 한글 고체의 조형성과 한문 필획의 장점과 조형에 주목해 현대적 조형 감각으로 자기만의 독특한 서체를 발전시켰다. 이 글씨 또한 전서가 지닌 장중함과 예서의 멋스러움을 과감하게 한글 고체에 녹여 낸 작품으로, 한 자 한 자의 조화로움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구도와 배치에도 중점을 둬 정갈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소전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다. 이 글씨는 1961년 제1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출품됐고, 이듬해인 1962년 제7회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받았다. 추정가는 8백~3천만 원.


Lot 24.백범 김구,시종여일(始終如一), 1948,종이에 먹/액자, 32.4×131cm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白凡 金九, 1876~1949) 선생의 글씨 <시종여일(始終如一). 이 구절은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한결같음을 뜻한다. 힘이 넘치면서도 거침없이 흐르는 글씨를 보고 있노라니 백범 선생의 삶을 그대로 빼다 박은 글씨로구나 싶었다. 내가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지켜온 일관성(一貫性)이라는 가치를 생각하게 했다. 그런 분이었기에 지금까지도 백범은 많은 이의 사표가 되고 있다. 내 글씨에 어둡고 견식이 짧긴 하나, 지금까지 본 백범의 글씨 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았다. 추정가는 1천~2천5백만 원.

Lot 10.평보 서희환,보람, 1988,종이에 먹/액자, 33.2×61.4cm



또 하나, 한글 서예로 한 시대를 풍미한 평보 서희환의 글씨 <보람을 소개한다. 당연히 오른쪽에서 왼쪽카지노 게임 읽어야 한다. 그런데 보이는 대로 읽으면? 그렇다. 베트남 전쟁의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던 아메리카의 고독한 영웅 람보. 총질하는 적들을 향해 중세에서 뿅 하고 튀어나온 전사처럼 활을 쏴대는 것도 모자라, 터질 듯한 근육이 솟아 오른 한 팔로 기관단총을 사정없이 갈겨대는 특수전의 제왕 람보. 그 람보가 생각났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이 글씨를 읽으라고 하면 뭐라고 대답할까?


Lot 23.위창 오세창,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초고,종이에 먹/가배접, 24×16.1cm



미술 자료로는 위창 오세창(葦滄 吳世昌, 1864~1953) 선생이 펴낸 우리나라 역대 서화가 인명록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의 초고가 단연 눈길을 끈다. 「근역서화보槿域書畵譜」라는 제목이 적힌 장에 신라의 ‘솔거’부터 정리를 시작한 것으로 보이나 그 뒷장은 소실됐다. 중간중간 인물을 추가·삭제하거나 순서를 바꾸는 등 교정을 본 흔적이 있으며, 별도의 종이에 추가할 인물이나 정보를 적어 끼워두기도 했다.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미처 수록하지 못한 인물들을 따로 정리한 「대고록(待考錄)」과 1917년탈고한 뒤 1928년 간행하기까지 수집된 서화가들을 정리한 「증록(增錄)」의 초고도 함께 남아 있다. 완전한 형태의 초고가 아니라 일부가 드문드문 섞인 채로 경매에 나오긴 했지만,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의 편찬 과정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임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위창의 평소 글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사료로서의 가치도 크다. 추정가는 1천5백~3천만 원.


Lot 71.미기타 토시히데,김옥균의 횡사, 1895,종이에 목판화/가배접, 36.8×25cm



마지막으로 일본 화가의 그림 두 점을 소개한다. 하나는 미기타 토시히데(右田年英, 1863~1925)라는 일본 화가의 우키요에 목판화 <김옥균의 횡사. 제목 그대로 1894년 홍종우가 일본으로 건너가 김옥균을 암살한 사건을 담았다. 홍종우는 평소에 입던 양복 대신 갓 쓰고 흰 도포를 입은 채 김옥균을 암살하러 갔는데, 암살 당시 실제로 침대에서 쉬고 있던 김옥균이 읽고 있다가 떨어뜨린 책이 『통감(通鑑)』이라는 것까지 그대로 재현했을 정도로 사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해 놀라움을 준다. 역시 일본답다.


Lot 121.가토 쇼린,조선 풍속,종이에 수묵담채/가배접, 30×39.5cm



또 하나는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활동한 일본인 화가 가토 쇼린(加藤松林, 1898~1983)의 <조선 풍속이다. 가토 쇼린의 행적에 관해서는 미술사가 황정수 선생이 정리한 내용이 적실하다. 가토 쇼린은 누구보다 조선을 좋아했던 화가다. 일본인으로 한국에 와서 그림을 배웠고, 경성에서 제주까지 안 가 본 데 없이 전국을 다니며 조선의 유적과 풍경, 풍속을 주로 그렸다. 이 그림은 꽃 팔러 다니는 장사꾼의 지게에 가득 담긴 각양각색 꽃 더미에서 마음에 드는 꽃을 고르는 조선 여인들의 모습을 잔잔하고 소박한 필치로 담았다. 식민지의 현실과는 전혀 딴판이지만, 그림에 담긴 화가의 마음은 따뜻하다.


경매 및 전시 정보

제목:칸옥션 제36회 미술품 경매

경매: 2025220()오후4

전시: 2025219()까지

장소:칸옥션 전시장(서울시 종로구 인사동417건국빌딩 건국관1)

문의: 02-730-8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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