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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Feb 15. 2025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미친 디테일

석기자미술관(155) 필(筆)과 묵(墨)의 세계, 3인의 거장

1742년 10월 15일. 경기도관찰사 홍경보(洪景輔)가 경기 북부 삭녕 지역을 순시하고 연천으로 내려가는데, 마침 임진강에 적벽(赤璧)이 있고 때는 임술년(1742년) 10월 보름이었다. 소동파(蘇東坡)가 지은 『후적벽부(後赤壁賦)』의 첫머리가 ‘이해 10월 15일(是歲十月之望)’로 시작하는 것과 같았다. 소동파가 적벽에서 벗들과 뱃놀이하며 글을 지었듯 홍경보는 연천군수이자 시인이었던 신유한(申維翰)과 양천현령이자 화가였던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을 임진강 적벽으로 불러 뱃놀이를 즐겼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겸재 정선<연강임술첩(漣江壬戌帖)표지와 발문, 1742,종이에 먹,각49.5×43.5cm



세 사람은 이날의 모임을 기념해 신유한이 시를 짓고 겸재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그린 화첩 세 벌을 만들어 하나씩 나눠 가졌다. 이 화첩을 <연강임술첩(漣江壬戌帖)이라 한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두 폭과 표지, 발문(跋文)이 실려 있다. 발문은 겸재가 썼다.


是歲十月之望,同漣倅申周伯,陪觀察洪公,游於羽化亭下,盖用雪堂故事也.周伯以觀察公命作賦記之,余又畵以繼之,各藏一本于家,是爲漣江壬戌帖云.陽川縣令鄭敾書.


이해10월 보름,연천군수 신주백과 함께 관찰사 홍(경보)공을 모시고 우화정 아래에서 노닐었으니,이는 소동파의 설당고사(雪堂故事)를 따른 것이다.신주백은 관찰사의 명을 받아 부를 짓고 나는 또 카지노 게임 사이트으로 이어서 각각 집에 한 본씩 소장했다.이를〈연강임술첩〉이라 일컫는다.양천현령 정선이 쓰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겸재 정선<우화등선(羽化登船), 1742,종이에 수묵담채, 34.5×95.7cm
카지노 게임 사이트겸재 정선<웅연계람(熊淵繫纜), 1742,종이에 수묵담채, 34.5×95.7cm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임진강 우화정에서 배를 타고 타는 <우화등선(羽化登船)과 웅연에서 닻을 내리는 <웅연계람(熊淵繫纜)이다. <연강임술첩 세 벌 가운데 한동안은 경기도관찰사 홍경보의 소장본만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다가 2011년 동산방화랑이 연 《조선후기 산수화-옛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담긴 봄 여름 가을 겨울》 전에서 겸재 소장본이 처음으로 공개돼 주목받았다.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한 수집가가 되찾아와 보관하다가 공개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10년 만에 다시 대중에게 선보이는 <연강임술첩이 바로 그 겸재 소장본이다. 나머지 하나, 신유한 소장본은 지금까지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다.



경기도관찰사에 연천군수까지 떴으니, 그날의 뱃놀이가 얼마나 성대했겠는가. 이날의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배와 나루터에 꽤 많은 인원이 모여 있다. 심지어 이 장면을 먼발치에서 구경하는 백성들의 모습도 보인다. 대략 등장인물의 수를 세어보니 <우화등선은 90명이 넘고 <웅연계람은 100명에 이른다. 가로 길이가 95cm가 넘을 정도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작지 않지만, 최대한 넓은 시야로 펼쳐진 풍경에서 사람은 아주 작게 그려졌다. 그래서 어떤 인물들인지 알려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바짝 붙어서 두 눈을 부릅뜨고 고도로 집중해서 관찰해야 한다. 눈을 크게 뜨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잘 안 보이는 인물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화등선의 화면 한가운데에서 왼쪽에 놓인 다리 위의 두 사람이다. 진짜 깨알 같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만큼 너무나 작아서, 두 눈에 힘을 잔뜩 주고 노려봐도 뭐가 뭔지 식별이 잘 안된다. 이럴 때 유용한 것이 바로 스마트폰 카메라. 배율을 한껏 높여서 찍으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다리 위 두 사람을 바짝 당겨서 찍었더니, 세상에나, 두 사람의 표정까지는 아니어도 어디로 가는지, 어디를 보는지 정도는 비교적 분명하게 확인된다.


두 사람의 크기는 거짓말 안 보태고 각각 쌀 한 톨만 하다. 도대체 저 작은 인물을 어찌 그리고 채색까지 했단 말인가. 정말 미친 디테일이다.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그릴 당시 겸재의 나이 66살. 아니, 이제 갓 50대에 들어선 나는 눈으로 보는 것도 쉽지가 않은데, 66살이라는 적지 않은 연배에 저렇게 작게 그렸다? 겸재는 나이 들어서까지 시력이 무지하게 좋았나 보다. 만약 실제로 그랬다면 화가에게 그보다 더 큰 복이 어디 있겠는가.



내 주변에는 <연강임술첩을 2011년 동산방 전시에서 본 분들이 꽤 많다. 세상에 없던 겸재의 귀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나왔으니, 장안의 화제가 되고도 남았으리라. 그때 아직 햇병아리 미술기자였던 나는 물론 동산방화랑을 가본 적도, 그런 전시가 있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 그만큼 좋은 기회라 여겨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구멍이 나도록 꼼꼼하게 살피고 또 살폈다.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나만으로도 전시를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것과 별개로 전시장 입구의 첫 공간에 들어서면 정면에 윤형근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중심으로 겸재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추사의 글씨가 사이좋게 마주 보고 있다. 이 공간의 느낌이 아주 좋다. 세 예술가를 연결하는 미감이 뭔지는 직접 보고 느끼고 판단해 보시길.


전시 정보

제목:()과 묵()의 세계, 3인의 거장

기간: 2025322일까지

장소: S2A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325에스타워(S-Tower) 1

문의: 02-6252-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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