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적 카지노 게임과 정성적 카지노 게임의 콜라보레이션
취업난이다. 부인할 것 없이 취업난이다. 현 정권은 청년 실업률을 낮추는 것을 제1공약으로 삼고, 관련 추경 예산까지 편성할 정도로 이 문제 해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저성장의 기세가 당장 꺾일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등쌀에 못 이겨 사람을 뽑는다는 공고를 내고 있지만, 많은 사람을 뽑지 않을 거란 것은 누구나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나 전문대, 대학을 졸업한 우리 모두는 월급을 받고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하는 사회인이 되어야 하기에 이 좁은 관문을 뚫어야 한다.
앞으로 꾸준히 연재할 칼럼의 주제는 “자기소개서”이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란 영역은 취업을 위한 여러 요소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채용비리 이슈로 인해 기업 인사의 도덕적 해이가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블라인드 채용이 일시적 사회 현상이 아닌 당분간 신입 채용을 정의하는 키워드가 될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취준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잘 쓰면 취업에 좀 더 가까워지리란 희망을 품는 것 같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주지시켜 줘야 자기소개서를 쓰더라도 좀 더 신중하게 글을 쓸 거라 판단되는 바, 오늘 칼럼 이후 3부작에 걸쳐 취준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 먼저 자가 검증해야 할 요소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그 첫 시작으로 내가 다루고 싶은 것은 카지노 게임이다. 카지노 게임이란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아는가? 취준생들에게 내가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하나 있는데, 그대들이 흔히 아는 단어의 정의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보기를 바란다.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의미에 근거해 글을 서술해 가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는 글을 쓰는 요소가 될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카지노 게임의 정의를 찾아보겠다.
직장을구하는사람들사이에서,학력학점토익점수따위를합한 것
라고 카지노 게임의 정의가 네이버 국어사전에 친절하게 나와 있다.
그런데 이 정의에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이 정의에 나와 있는 카지노 게임은 우리가 말하는 정량적 카지노 게임이란 것이다. 즉, 수치화 혹은 점수화가 가능한 카지노 게임이란 의미이다. 그런데 블라인드 채용이란 것은 여기서 말하는 이 정량적 카지노 게임을 최대한 배제한 채 지원자의 성향, 특성, 가치관 등만 보고 뽑겠다는 것이다. 수치화가 어려운 정성 카지노 게임이 결국 서류 당락의 키워드가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는 정량 카지노 게임과 정성 카지노 게임의 비중을 되짚어 보면서 정성 카지노 게임의 상대적 중요도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정량 카지노 게임이란 무엇인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 들어가 있는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 리스트는 저의 생각과는 무관합니다.) 성별, 학교, 학과, 학점, 영어, 제2외국어, 공모전, 인턴 등이 대표적 정량 카지노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성 카지노 게임이란 무엇인가? 사람들마다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보는 정성 카지노 게임은 결국 “경험”이다. 경험을 인사 담당자들이 볼 수 있는 창(窓)은 사실상 자기소개서 하나에 불과하다. 우리는 자기소개서 안에 몇 개 되지 않는 항목 안에 나의 경험, 나의 정성적 카지노 게임을 매력적으로 녹여내야 한다. 그리고 기업들마다 비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정량 카지노 게임과 정성 카지노 게임은 대개 50:50의 비율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이 어우러진 정량 카지노 게임보단 내가 해 온 경험을 깔끔하게 정리해 자소서를 잘 쓰는 50%의 정성 카지노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나를 더 잘 어필하는 길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이 글을 통해 내가 얘기하고 싶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정량 카지노 게임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간혹 일부 취업 강사들 중에 “기적을 부르는 자소서”, “합격의 자소서” 등 자기소개서 한 방이 서류 합격을 이끈다는 자극적 제목의 책으로 취준생들에게 잘못된 착각을 심어준다.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어느 하나 잘 한다고 해서 그것이 합격에 직결되지는 않다. 취업이란 건 당신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리 회사의 직원으로 쓸지 말지를 정하는 과정이다. 그 점을 유념해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길 바란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아마도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했을 것이다. 상대적 비중으로 봐서나 현재 사회 트렌드로 봐서나 자기소개서의 무게감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커질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려면 그 다음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 바로 경험이다. 다음엔 그 경험에 대해 심도있게 다뤄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