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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브리나 Jan 29.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야기

뽀뽀를 제일 잘하는 물고기


세부 막탄, 샹스라는 마을의 꼰띠기 다이빙 포인트에는 뽀식이가 삽니다. 뽀식이는 크라운 아네모네피시, 한국말로는 <흰둥가리, 우리가 흔히 니모라고 부르는 물고기예요. 말미잘을 집 삼아 정착하여 사는 물고기이고, 보통 자웅동체입니다. 그래서 한 쌍을 이루거나 가족들과 함께 사는 귀여운 물고기예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직접 찍은 사진이라 흐릿하지만 그래도 귀엽다.


스쿠버 다이빙을 한다면 참으로 많이 만나게 되는 물고기입니다. 귀여운 생김새와는 다르게 가족 중에 대장을 담당하는 물고기는 덩치도 좀 크고, 공격하는 물고기예요. 가만히 지나가는 다이버를 공격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집 말미잘 가까이 가면 동동 떠올라서 살피다가 어느 순간 사람을 물어요. 큰 니모에게 물리면 살점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우리 뽀식이는 넓고 평화로운 바닥의 말미잘 대신에 절벽처럼 떨어지는 리프 한가운데 위태롭게 겨우 붙어있는 말미잘에 '혼자' 살고 있어요. 아무래도 내 집 마련은 니모에게도 힘든 일인가 봐요. 니모로 유명한 만화의 크라운 아네모네피시는 얼굴의 흰 얼룩이 참 순한 모양으로 생겼는데 우리의 뽀식이는 그 흰 문양이 양옆으로 쭉 올라가서 꼭 눈썹이 옆으로 쭉 올라간 심술궂은 표정으로 보입니다. 통통한 배는 엄지손가락 두 개 정도 크기라서 언뜻 보면 심술 맞게 생긴 금붕어처럼 생겼어요. 그래서 그런지 뽀식이는 늘 혼자 있어요. 물고기도 인상이 좋지 않으면 연애하기 힘든가 봐요. 독거 니모는 정말 흔하지 않아서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다이버들도 뽀식이를 뽀식이라고 부르는지, 그 아이의 존재를 아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있던 다이빙 샵에서는 뽀식이는 특별했어요.


꼰 띠 끼 포인트를 들어갈 때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인사를 하는데 언제나 그 심술궂은 표정으로 톡톡 공격하는 게여간 귀여운 게 아닙니다. 그리고 늘 말미잘 사이를 자세히 보면서 여자 친구가 생겼나 하고 살펴봤는데 늘 혼자였습니다. 딱 한 번 손톱만 한 여자 친구가 말미잘에 숨어있는 걸 보고 너무너무 축하하면서 애써 멀리서만 인사했었는데, 작은 말미잘 집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조류가 너무 세서 살기가 불편했는지 곧 사라졌더라고요. 불쌍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보통 니모들은 가장 큰 개체가 '대장' 역할을 하므로 다이버들이 가까이 가면 작은 니모들은 몸을 낮춰 말미잘 사이사이에 숨어버리고 '대장' 니모가 동동 떠올라 눈치를 보다가 위협이 된다 싶으면 공격해요. 그래서 보통은 사진을 빠르게 찍고 뒤로 물러납니다. 그런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아주 가까이 가야 공격을 해요. 말미잘에 얼굴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가면 그때 공격을 합니다. 그것도 동동 떠올라 여유롭게 살피는 게 아니라 총알처럼 튀어나와 톡 하고 공격합니다. 귀여워서 더 인사를 하고 싶지만,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갈 때마다 한 번 정도만 인사를 해요. 근데 그 공격하는 포인트가 특이합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특이하게 다이버들의 호흡기만 공격해요. 입에 물고 있는 호흡기에 톡 하고 공격을 날리고 바로 쪼르르 말미잘로 들어가기 때문에 꼭 뽀뽀하는 느낌이라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되어버렸습니다.


꼰 띠 끼 포인트에 갈 때마다 저는 매니저라는 특권으로 늘 뽀식이와 뽀뽀를 나누었는데요. 엄지손가락 두 개만 하던 뽀식이는 제가 세부에서 2년을 머무는 동안 손바닥만 하게 커졌어요. 늘 혼자였지만 늘 뽀뽀를 날려주던 귀요미였습니다. 뽀식이 입장에선 잊을만하면 나타나 말미잘에 얼굴을 들이미는 이상한 사람이었을지 모르겠지만, 혹시나 말미잘이 다칠까? 뽀식이네 집 주변 청소를 얼마나 열심히 해줬는지 모릅니다. 청량한 바닷속에 나풀거리는 말미잘의 모습을 생각하면 저는 뽀식이를 떠올립니다. 뽀식이는 협소한 말미잘 집을 잘 지키고 있겠죠? 여자 친구도 생기고 가족도 만들었으려나요? 다이빙이 자꾸만 그리워지는 요즘, 다음번휴가에는 세부로 가서 뽀식이를 좀 만나고 올까 싶어요. 우리 뽀식이 그대로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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