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흔히 ‘감정의 동물’이라 부른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감정을 겪으며 살아간다. 기쁨, 분노, 불안, 설렘 같은 감정이 삶 곳곳을 물들이지만, 정작 그것이 왜 필요한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지니고 있었기에,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감정이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자리한 것이라면,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삶 속에서 조화롭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감정은 단순히 순간의 기분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을 더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본질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감정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가 된다. 상대방의 표정이나 목소리, 눈빛을 통해 우리는 거리감을 조절하고, 친밀감을 느끼며, 관계를 시작하거나 유지해 나간다. 기쁜 얼굴에는 마음이 끌리고, 날 선 기운에는 조심스레 물러선다. 말보다 먼저 다가오는 감정은 인간관계 속에서 중요한 신호로 작용한다.
강렬한 감정은 판단에도 영향을 준다. 평소 같으면 망설였을 선택도, 분노 속에서는 충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기쁨에 휩싸인 순간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마음이 쏠리기도 한다. 감정의 요동은 고정된 사고의 틀을 흔들어놓고, 그 틈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스며든다. 머리로는 계산할 수 없는 순간, 감정은 직관이라는 이름으로 결정을 앞당긴다.
기억과 학습의 과정에서도 감정은 깊숙이 작용한다. 감정이 강하게 깃든 경험일수록 더 또렷하게 떠오른다. 첫 발표에서의 떨림, 실패 이후의 허탈함, 오랜 노력 끝에 맛본 성취의 벅참. 이런 순간들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감정을 통해 우리 안에 깊이 각인된다. 감정은 우리가 어떤 경험을 더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무엇을 기억하며 살아갈지에 대한 기준이다.
무엇보다 감정은 삶의 색채(色彩)를 결정짓는 요소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열정, 성취 이후의 기쁨, 사람 사이에서 피어나는 따뜻함은 모두 감정에서 비롯된다. 만약 감정이 없다면, 삶은 색을 잃은 풍경처럼 무채색으로 흐를 것이다. 우리는 감정을 통해 세상을 더 진하게 느끼고,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감정은 늘 편안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 때로는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흔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복잡함조차 인간다움의 한 부분이 아닐까. 감정은 인간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장 소중한 자산 중 하나이다.
그래서 감정을 억누르거나 외면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이해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스스로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 거기에서 우리는 더 건강하고, 의미 있는 일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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