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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눈썹 Mar 14. 2025

[도쿄음악여행1]카지노 쿠폰 하고 먹고 살겠다

도쿄 라이브펍 stax fred

학교 계약은 불발되고, 공연지원서도 써야해서 마음이 바빴다. 그렇지만 2월이 아니면 장기로 쉴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일단 갔다. 내꿈씨가 숙소예약이나 교통편, 환전 등 전부 준비하고 나는 갈아입을 옷만 덜렁 챙겨서갔다.


일본에서 제일 궁금한 것은 아무래도 음악인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사람들의 수요는 어느정도인지 였다. 인디카지노 쿠폰공연장은 꼭 가보겠다고 생각했고, 한국에는 없는 큰 규모의 레코드샵도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짧게 다녀온 인상으로는도쿄는 음악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인 것 같다.


첫날 음악 공연장을 알아보다가 도쿄 내 음악공연 일정을 모아놓는 웹사이트를 발견했다. 이 사이트에 업로드 되어있는 공연장만 해도 약 950개가 되는데 실제로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건지!!! 매일 한 군데씩 돌아도 3년이 걸리는건가...!

https://www.tokyogigguide.com/en/gigs/calendar

수많은 공연 중에 가장 가고싶은 곳 하나를발견했다. STAX FRED이라는 공간에여성 솔로뮤지션 메구、사사히라 아야카와야마지의 공연이있었다.


일찍 도착해서 아티스트들과 잠깐 대화를 나누었는데 외국인이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 왔다는 것에 놀라고 반가운 눈치였다. 10여평 남짓되는소박한 이 공연장은 2003년 6월에 오픈해서 23년째 운영 중이라는 엄청난 역사를 갖고있다.

https://staxfred.jimdofree.com/


우선 사운드 밸런스가 너무 좋고 따뜻해서놀랐다. 출연자들의 음악도 좋았다.


사사히라 아야카상은 멋있게 보이려고 하거나 억지로 끼워 맞추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아티스트다. 기타와 노래가 한 몸처럼 잘 붙어서 편안하게 봤다. 솔로로 공연하면 그룹이 하는 것보다 아무래도 단조로울 수 밖에 없는데 사운드도 좋고,음악을 너무 잘 표현하니까 지루하게 느낄 틈이 없었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고 공연하고 있었는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N5gRSQfoL4

사사히라 아야카상이 도쿄 클럽 APIA40에서 공연한 영상. 방송국에서 찍은 것처럼 퀄리티가 엄청나다

야마지상은 기타 주자 아키라상과 함께 나왔다. 기타 두대와 보컬은 많이 보는 조합은 아닌데 저음부가 없어서 허전하다는 생각을 못하고 즐겁게 보았다. 누구나 밴드를 하고 싶어하지만 사실 멤버를 모으고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각자 의견도 다르고 생업과 병행하다보니 스케쥴 맞추기도 어렵다. 그래서 아쉬운 대로 혼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야마지상처럼 여건 될때마다 다양한 연주자 구성으로 공연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기 구성보다 중요한 건 멤버들 간의 호흡과 에너지라는 걸 느꼈다.

야마지 상과 해피바이러스 기타에 아키라상! 다음 도쿄갈 때는 나마비루 한잔 대접하고 싶네요

https://takazumiyamaji.bandcamp.com/album/total-entertainment


마치고 관객들과 뮤지션들이 다같이 섞여서 한참 대화를 나누었다. 음악을 하는 덕에 유쾌한 사람들과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음악하길 잘했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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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코엔지 역에 있는 STAX FRED에서는 사케를 마시면서 공연을 봅시다

이 곳의 또 다른 재미는 일본주(사케)를 판매한다는 것! 보통 한국클럽에서는 맥주나 칵테일, 위스키가 흔히 판매되는데. 맥주가 동양문화도 아니고, 클럽에서 사케를 먹으면 안되는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우리도 다른 손님들처럼 사케를 시켜먹었는데, 사케 먹으면서 공연을 보니 더 재미있었다.


성공적인 첫 방문 후 사장님께 가사집도 드릴 겸 해서 마지막 날 한 번 더 방문했다. 이 날은 20년 간 이곳에서 매달 라이브하고 있는畑崎大樹(hatazaki taiki)상의 one man show 가 열렸다. 유튜브로 미리 찾아보니13년 전 영상에서 레게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모습이었다.


늑장부리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공연이 막 시작할 무렵 들어갔는데흰 머리를 길게 기른 타이키 상이 음악에 흠뻑 젖어 노래하고 있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듯이 깊이몰입해 연주하는 그 모습을 그저 숨죽이고 바라보았다. 이 날 2시간을 내리 공연했는데, 앵콜요청이 들어오자 두 곡을 더 연주했다. 긴 시간 연주하며 끝까지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고 똑같은 에너지로 쭉 연주를 하셨다... 20년의 노련함이 느껴졌다.일렉기타와 통기타를 번갈아 가며 연주하고, 다양한 기물(링, 아이스크림 막대기?)을 이용해 사운드를 만드셨는데 MR도 없이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연습과 연구를 해오신 것이보였다.이 날 관객 중에는 14년째 팬도 있었다.아마 사장님이 대강 준비해주신 것 같은덮밥을드시고 있었는데 여기가 공연장인지 친구네 집인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졌다.

https://www.youtube.com/watch?v=njZsehfsvmY&list=PLRf1xuivDKhaLELNzd7RO7sPlA9aESuBo&index=2

타이키상 카지노 쿠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곡... 진짜 멋있었어요
타이키 상의 20년전 모습부터 현재모습... 가게 벽에 아직도 포스터가 붙어있다.
다음 도코에 올 때는 공연자로 무대에 서길 기원하며 사장님께 메모와 함께 가사집을 선물했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은 인디 가수들이 노래할 수 있는 공연장이 한 손에 꼽을 정도인 것에 비하면 도쿄는 음악인들에게 놀이동산 같다. 도쿄라고공연장 운영 상황이 특별히 더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부산보다는공연에 대한 수요, 다양한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음악하는 사람 입장에서는노래할 기회가 많다는 점, 내 음악이 주류에서 인기있는 음악이 아니라도 좋아해주는 팬층이 확보된다는 점이 마음 든든할 것 같다. 이곳에선 음악만 열중해도 어느정도는 생활할 수 있지 않겠나 싶었다. 20년 세월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신 클럽 사장님과 음악인들에게 존경을 보낸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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