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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랑 Apr 28. 2025

한국어의 정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중 주어(?)문

영상을 찾지 못했지만, 언젠가 유명한 한 축구해설자가 한 멘트이다.


"손흥민 선수가, 자주 사용하는 기술이 오늘따라 잘 안 먹히고 있어요."


쉼표는 이 부분에서 휴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자연스럽다고 느끼기 어렵다면 아래와 같은 멘트를 떠올려보면 자연스러운 문장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손흥민 선수가 오늘따라평소 자주 사용하는 기술들이 거의 안 먹히고 있어요.


그럼, 다시 원래의 멘트로 돌아가자. 이 멘트의 문장 구조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a.단일 주어 구문

[[손흥민 선수가 자주 사용하는]DP 기술]이 오늘따라 잘 안 먹히고 있어요.

cf) [흥민이의 다리]가 아프다.

b. 이중 주어 구문 / 주제-평언 구문

[[손흥민 선수가]TP [자주 사용하는 기술이 오늘따라 잘 안 먹히]VP]고 있어요.

cf) [ [흥민이가] [다리가 아프] ]다.


대체로 이런 정도로 분석한다. 최근 대세는 b 방식인데, 이를 이중 주어로 보느냐 주제-평언 구조로 보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문법적으로는 '손흥민의 기술'이라고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문장이 된다. 학교에서 문장 교육을 할 때에는 a 형식을 사용하도록 가르칠 법하다. 문어의 정제된 문장 형식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구어에서는 'NP가 NP가 V' 구문이 심심찮게 관찰된다.소쉬르 이후의 언어학 이론적 관점에서 언어학자들이 근본적으로 연구해야 할 대상은 일단 구어라고 할 수 있다. 극도로 정제된 형식인 문어의 문법은 인간 언어의 문법 현상 중 정제된 일부만을 함의할 뿐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b와 같은 분석이 주를 이룬다.'기술이 안 먹히'는 상황이 손흥민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이 문제를 주제-평언 구조의 도입으로 해결하고자 한 셈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안 먹히는 상황'보다는 '(평소?) 자주 사용하는 기술'이 '손흥민'과 보다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이런 연결 강도를 두뇌영상이나 신경망으로 검증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 우리의 지식구조(world knowledge)도 그럴 것이다. 안 먹히는 기술을 손흥민의 기술로 체계화할 리 만무하니까. 그렇다면 아래와 같은 c의 방식을 생각해 볼 여지는 없는 것일까?


c. [제시어 - 주어 - 서술어]

[[손흥민 선수가] [자주 사용하는 기술이] [오늘따라 잘 안 먹히] ]고 있어요.

cf) [ [흥민이가] [다리가] [아프] ]다.


제시어와 주어는 명사로 실현되는데 둘 다 서술어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언어 처리 과정에서 통사 버퍼가 있다고 가정하면 이런 구조 분석이 불가능할 것도 없어 보인다.굳이 2분지의 결합구조를 고수할 필요가 있을까?(존재구문은 이런 제시어 구문의 고빈도 유형일 뿐인 것 같다. 존재 구문이 아닌 경우, 즉 일반적인 경우 제시어는 대체로 주제에 해당한다. 물론 초점 성분이 제시어가 되는 도치문들도 있다. 이 모든 문장 구조는 즉 제시어화는 '이/가, 은/는'과 같은 표지나 도치를 이용해서 표상된다고 보면 이론적 일반화도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제시어의 표지로는 '이/가'와 '은/는'이 사용되는데 전자는 신정보(초점성)를 후자는 구정보(한정성/화제성)를 표지한다. 제시어가 신정보 표지인 '이/가'로 실현되면 전체 문장은 존재구문처럼 전체 문장을 신정보 내지는 초점으로 표상한다. 제시어가 구정보 표지인 '은/는'으로 실현되면 전체 문장은 주제-평언 구조가 되고 '평언' 부분이 '초점'의 성격을 띠게 된다. 실제로"손흥민 선수가, 자주 사용하는 기술이 오늘따라 잘 안 먹히고 있어요."라는 문장에서 '가'를 '는'으로 바꾸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손흥민 선수는, 자주 사용하는 기술이 오늘따라 잘 안 먹히고 있어요.


그런데 '손흥민 선수기술이 잘 안 먹히고 홍길동 선수기술이 잘 먹히고 있어요.'처럼 구카지노 게임 사이트 두 개가 대조되는 상황에서는 아주 자연스럽다.


한국어의 '이/가, 은/는'이 통사 층위를 넘어 담화 맥락 속에서 논항의 정보적 지위까지 고려한 독특한 문법 기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도, 만, 조차, 까지, 마저' 등도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면 한국어의 특수성이 파악된다. 한국어 통사 구조 분석은 문장을 구성하는 관점에서의 통사 구조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문장 성분의 담화맥락적 정보성도 고려되는 독특한 층위를 기저로 두는 방향으로 연구되어야 할 것 같다.'한국어는 주제 중심적인 언어'라는 설명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논항의 생략이 빈번한 이유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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