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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에부는바람 Apr 15. 2025

아멜리 노통 《카지노 쿠폰 옷》

직관에 대한 신비롭지 않은 해석...

카지노 쿠폰

나는 직관을 좋아한다. 그래서 멋진 직관을 피력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그런데 직관은 정말 아름답고 풍부하며 위대한 결과를 낳는 걸까? 아멜리 노통의 작품을 보노라니 딱히 그렇지도 않은가보다.


작중의 주인공은 소설가이다. 그녀는 어느날 서기 79년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과 이로 인해 잿더미에 파묻혀 고스란히 자신을 현대까지 간직할 수 있었던 폼페이에 대하여 의구심을 피력한다.


“정리해 볼게. 미래의 과학자들이 타임머신을 발명한다. 그 과학자들이 서기 79년도에 일어난 베수비오 화산 분출을 일으켰다. 범죄의 동기는 바로 고대의 아름다운 도시를 잿더미와 용암으로 덮어 보존하려는 것이었다. 더욱 훌륭한 것은 폼페이가 살아 있는 사람이나 동물들의 모습도 그대로 보여 주는 역사의 보물이라는 것이다 - 어떻게 생각해?”


이렇게 친구와 대화를 나눈 이후 약한 뇌수술을 받는데 다음날 깨어보니 그녀는 60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2679년에 도착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주인공은 베수비오 화산의 분출을 주도한 26카지노 쿠폰의 엘리트인 셀시우스를 만나게 된다.


환상과 상상력이 동원된 그녀의 직관이 아뿔싸, 실제로 존재하게 될 셀시우스의 계획과 실행,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사건(직관은 논리를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인 베수비오 화산 폭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염려한 미래 사회에서 그녀를 소환한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20세기와 26세기라는 카지노 쿠폰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하여 혹은 20세기의 소설가가 바라보는 26세기의 엘리트 지식인, 26세기의 엘리트 지식인이 바라보는 20세기의 소설가라는 첨예한 대립과 갈등 속에서 대화를 나눈다.


한 치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는 이들은 하지만 20카지노 쿠폰 소설가를 견딜 수 없는 26카지노 쿠폰 지식인(역시 20카지노 쿠폰의 소설가 또한 26카지노 쿠폰의 지식인을 견딜 수 없었으므로)의 결단으로 다시금 20카지노 쿠폰로 되돌려진다.


직관과 이성, 감성과 합리... 직관에 의한 감상적 통찰이 여섯 세기를 건너뛰어 냉혹한 합리주의와 어마어마한 과학을 만났을 때 벌어지는 일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시종일관의 대화체 소설을 통해 차분하게 정리되고 있다.


“환상과 상상력은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마음의 긴장을 풀어 주는 데 도움을 준다.”


작중에 피력된 작가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기존에 카지노 쿠폰 노통이 보여주던 일상에 기반을 둔 일탈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는 소설이다.


아멜리 노통 / 함유선 역 / 카지노 쿠폰 옷 (Péplum) / 열린책들 / 188쪽 / 2003 (1996)


ps. 제목만은 압권이다. 원제인『페플로스』(고전 그리스 시대에 여자들이 입던 소매가 없는 웃옷)대신『카지노 쿠폰 옷』을 선택한 것은 탁월해 보인다. 벌거벗은 시간에 옷을 입히는(직접 재단한) 작업을 하는 소설가(작중의 주인공이 또한 소설가이므로)를 적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제목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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