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 리뷰
중년의 사내가 나즈막한 목소리로 자신의 유년시절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그의 기억이 머문 곳은 2차 대전의 포화 속에 위치한 지중해의 작은 마을. 그는 13살 때 기억으로 멀찌감치 거슬러 올라간다. 이젠 먼지가 잔뜩 내려앉았을 오랜 기억을 다시 꺼내 펼쳐놓고 싶은 얘기란 게 도대체 뭘까? 영화는 당시에 어린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한 여자에 얽힌 기억들을 조금씩 펼쳐 놓고 있다. 넌지시 아주 특별한 여자였다면서 말이다.
주인공 카지노 게임 사이트토는 이제 13살 소년이다. 전쟁통에도 사내아이들은 사춘기의 징후를 자랑하며 성욕의 감관만 열어두기에 바쁘다. 팔딱거리는 성욕을 제외하고 그들 나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할까. 그렇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토는 전쟁과 상관없이 또래들과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조바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그들 앞을 또박또박 걸어 지나가는 여인이 있었다. 바로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리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토는 그녀를 향해 단번에 사랑의 맹세를 하게 된다. 대개는 그 사랑이란 게 상상 속에서 몇번이고 그녀의 옷을 벗기는 불순한 형태로 발현되지만 말이다. 그래서 줄곧 그녀의 주위를 맴돌며 전하지 못하는 연정만 가슴에서 키워나간다.
그러다 말레나 남편의 전사소식이 들리고 여자들은 말레나를 창녀 쯤으로 취급해 따돌린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창녀의 길을 선택하는 그녀. 전쟁이 끝나자 말레나는 여자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하고 도망가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그녀가 돌아온다.하긴 말레나의 모습을 본다면 어느 누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그녀를 보고 나면 이전의 이상형 따위는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다. 그땐 상상력의 부실함을 탓할 수밖에. 너무 완벽해서 비현실적인 미모, 그게 현실이라는 데 사랑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동안 시선을 결박당할 것은 분명하다. 육체적 매력이 전부는 아니어서 그밖에 가치 있는 무엇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 없는 사춘기 사내아이에겐 더욱 그럴 수밖에. 따지고 보면 말레나는 인물 값하는 그렇고 그런 여자도 아니다. 지순하다면 지순한 편. 하여튼 그 중 레나토가 가장 심각해서 이젠 그녀 말고는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그게 하도 집요해서 레나토의 시선을 통하지 않고선 말레나 혼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없을 정도이다. 레나토가 말레나의 주위를 맴돌며 벌이는 행동들은 너무 유쾌하고 엉뚱해서 시종 웃음을 거둘 수 없게 만든다. 추억의 낭만성이 적당히 결합되어 인물들은 과장된 모습을 보이며 영화에 희극성을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말레나를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이 극명하게 대립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선다. 그저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남자들의 시선과 질투와 증오로 대하는 여자들의 시선이 그것이다. 특히 말레나의 남편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이 두개의 시선은 노골적으로 그 강도를 높여간다. 원죄라면 그녀의 타고난 아름다움이다. 이제 그녀의 미모는 준엄한 공동체에 의해 재평가받아 사악한 것으로 간주된다. 한낱 남자를 유혹하는 밑천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말이다. 그래서 여자들은 말레나를 이유없이 미워하고 패대기 친다. 그리고 레나토는 자신의 여신이 한없이 몰락하는 것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다시 마을로 돌아온 말레나. 그녀 곁엔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있다. '미모는 여전하네' 하면서 그녀를 다시 포용할 수 있게 만든 그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해답은 영화를 보면 비교적 명확하게 밝혀진다. 그게 약간 씁쓸하다. 새로울 것 없이 익숙한 것이지만 그걸 사실로 인정했을 때 느끼는 쓸쓸함 같은 게 느껴지는 것이다. <말레나의 감독은 우리에게 <시네마 천국으로 잘 알려진 주세페 토르나토레다. 음악 역시 그의 오랜 파트너인 엔니오 모리코네가 맡고 있다. 말레나로 분한 모니카 벨루치는 그보다 더 제격인 캐스팅도 없을 듯 싶다. 토토가 영화 대신에 여인을 통해 인생을 배운 격이랄까. 혹은 관음으로 써내려간 여인잔혹사랄까. 영화는 그 중간 어디쯤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영화에서는 레나토의 시선뿐만 아니라, 말레나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말레나는 사람들을 의식하며 길을 걷는다. 미묘하지만, 아버지의 집에 들를 때조차 말레나의 시선은 감시를 받고 있는 듯, 두려움에 떨고 있다. 레나토의 시선과 말레나의 시선은 내면의 시선과 사회에 대한 시선으로 판단할 수 있다. 레나토는 말레나를 통해 자신의 두근거림과 솔직한 심정을 드러낸다. 말레나가 부당한 사회로부터 받는 고통에 대해 레나토는 개인의 감정을 넣어 표출한다. 말레나를 욕하는 여성의 가방에 방뇨를 하고, 말레나를 희롱하는 남성에게 침 뱉은 커피를 제공한다.
그러나 말레나의 시선은 레나토의 시선과는 조금 다르다. 말레나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엿볼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말레나의 시선이라기보다는 말레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서이다. 말레나에 대한 여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영화의 앞부분에서 말레나는 그들에게 어떠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말레나는 묵묵히 자신의 길만을 걸을 뿐이다. 그런 말레나는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귀 따가운 험담을 듣게 된다. 보통 이럴 때, 우리는 길을 가다 그 사람들을 붙잡고 따져대야만 한다. 그러나 말레나에게서 이러한 행동을 엿볼 수 없다. 말레나는 이유 없는 눈치를 봐대야만 했다. 그녀는 사회와 그 구성원에 의한 피해자이다. 영화에서 말레나가 속한 사회집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존재는 바로 말레나이다. 결국 영화는 표면적 맥락에서 본다면 레나토가 말레나를 관음하며 말레나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되겠지만, 말레나라는 여성이 있었기 때문에 레나토가 성장과정에서 세상의 무질서를 보고 배울 수 있었던 것이다. 즉, 이 영화는 소년이 한 여성을 보면서 사회를 배워나가는 통과의례를 거치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그녀’를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광기와 폭력과 욕망으로 얼룩져 있다. 한 사람의 판단은 사회에 의해 결정된다. 파스칼은“인간은 본질적으로 광기에 걸려 있다.”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의 의미를 자해석 해보면 인간이 있는 곳, 즉 사회에서의 광기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광기는 인간의 본성이다. 광기, 폭력,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다. 마을 사람들은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자신의 본성을 행사한다. 그들은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폭력과 욕망을 행사함으로서 본성인 광기를 표출한다. 사람의 마음은 자신이 아니고서는 확답할 수 없다.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무언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창녀로 전락시킨다. 여자들은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빼어난 용모가 무척이나 부러웠다. 그러나 그것은 시기와 폭력으로 드러난다. 결국, 사람들은 인간의 본능인 광기를 토대로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바라본다. 관객들은 부당한 것들로 고통 받는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보며 마을 사람들을 욕하겠지만, 그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영화에서 우리는 사회 속 관계에 대하여 말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과 말레나는 진정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그들이 말레나에게 이웃으로서의 의무를 포기했다는 것은 말레나가 그들과 관계 맺기를 실패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사람들과 말레나가 나눈 대화는 고작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의 안부를 묻는 지극히 국소적인 부분에 불과하다. 유일하다고 할 수 있었던 말레나와 관계를 맺은 운명적 혈연인 아버지조차, 소문에 휩싸여 말레나와의 관계 맺기를 거부한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인간관계 속의 관계에 대하여 다시 한 번 회고할 수 있다. 모든 영화가 인간과 사회를 말하듯, 이 영화 역시 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인간과 사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