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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Jul 08. 2022

카지노 쿠폰 분명했지만 타이밍은 모호했다

영화 [나의 독재자] 리뷰

7.4 남북 공동선언 이후 남북은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 이를 위해 중앙정보부에서는 김일성과의 회담을 앞두고 리허설 성격으로 대통령과의 회담 예비 연습을 할 대역을 준비시킨다. 이에 뽑힌 무명 배우가 바로 김카지노 쿠폰이다.


다소 엉뚱한 발상에서 출발하지만 대역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은 잔혹하다. 중정의 탄압이 극도에 달하던 유신 시대, 주체 사상 대자보를 쓴 죄로 잡혀온 서울대생 이철주의 가르침과 유명 감독이던 허삼웅 교수의 지도하에, 그리고 이를 총 지휘한 중정 오계장의 관리감독하에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남북 대화는 무산되고 카지노 쿠폰의 출연 기회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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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카지노 쿠폰의 아들 태식은 아빠가 나오는 공연에 초대받아 가지만 아빠의 연극은 엉망이었다. 한 마디로 실망 그 자체 였다. 리어왕 대역으로 등장한 아빠의 첫 등장은 그야말로 준비안된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실망한 채 돌아온 태식, 실망하기는 카지노 쿠폰 역시 마찬가지 였다. 견습생 시절 대사를 달달 외울 정도로 열심이어서 발탁된 기회였지만 역시 설익은 것, 암기는 암기였을 뿐 훈련이 덜된 상태였기에 첫 데뷔에 대한 긴장으로 인해 대사는 꼬이고 공연은 대실패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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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흘러 태식은 다단계로 사업을 벌이고, 대출금 때문에 대부업체 백사장에게 쫓기는 신세다. 성근은 정신병원에서 보내고 있다. 중정의 탄압에 의한 자기체면에 빠져 뇌가 완전 김일성의 생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다시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것. 결국 아들 역시 떠나고 자신은 정신병원 신세로 전락한 것. 하지만 태식은 우연히 자신의 집이 분당 신도시로 편입된다는 사실을 신문을 통해 알게되고 카지노 쿠폰의 인감을 찾기 위해 정신병원에서 집으로 모셔오고, 대부업계 덩치와의 동거가 시작된다. 여기에 평소 태식이 좋아 쫓아다니던 손여정까지 파출부로 가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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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지나 다시 남북은 물꼬를 트고 대화가 재개되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성근은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를 기회가 온다. 20년 전 잃어버린 김일성 대역 기회가 온 것. 하지만 아들 앞에서 당당하지 못한 자신을 회한으로 여긴 성근은 아들 동석을 조건으로 대통령과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리허설이 진행된다. 결과는 대만족. 카지노 쿠폰는 아들 앞에서 누구보다도 영웅적인 모습으로 진짜와 다름없는 연기를 펼친다.

그리고 ‘나의 독재자’인 카지노 쿠폰는 김일성 사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따른다. 태식은 철거를 앞둔 현장에서 인감과 함께 숨겨둔 딱지 ‘광선을 발사하며’를 발견 오열한다. 나의 영웅, 카지노 쿠폰는 그렇게 오직 자식 앞에 당당한 영웅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평생을 바치셨던 걸 알게된 태식은 서럽게 운다. 그러는 한편, 임신한 채 자신을 떠난 손여정을 찾아 다시 한 번 대부업체를 찾는다.


영화 <나의 독재자는 어느 영화처럼 둘의 훈훈한 화해를 그려낸다. 그렇게 아들에게 멋진 배우로써 멋진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성근이 완벽하게 김일성과 리어왕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말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이 둘의 사에는 아버지는 결국 아들에게 자신의 부성애를 전달하고, 아들은 아버지의 진심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말이다. 이렇듯 감독이 생각하는 큰 그림을 보면 상당히 의미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다.

다만 나의 독재자 메가폰을 잡았던 이해준 감독은 단순히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자리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보다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꿈보다는 현실에 부딪혀 살아온 아버지상을 성근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그려냈다. 성근이라는 역을 통해 당시 가부장은 전적으로 경제적 책임을 도맡아야 했으며 강하고 든든한 아버지여야만 카지노 쿠폰는 그 무겁고도 슬픈 '자리'를 표현해냈다. 마치 성근이 자신의 부성애는 열심히 일해서 아이들에게 훌륭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처럼 말이다. 그것은 비록 실패한 독재가 되었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영화 <나의 독재자는 흥행 참패로 막을 내렸다. 감독이 담고 싶어했던 메시지는 진실되고 좋았다. 하지만 이 같은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진실성있게 전달되기에는 그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 다소 버거웠다고 생각한다. 좀 더 원초적으로 들어가보자. 그렇다면 영화는 어째서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했던 것일까? 어쩌면 영화는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군부시절과 현재라는 시대상황과 그 시절 아버지를 그려내야 했고, 그래서 캐릭터에 대해 공감이나 애착을 느낄만한 시간이 관객들에게는 부족했었던 듯 싶다.

그래서 영화의 시점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성근과 태식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몰입감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나아가 감독이 보여주는 성근과 태식의 사이, 아버지와 아들 사이 역시 공감하기엔 너무 패스트 푸드같은 느낌이었다. 여기에 더해 군부정권 고문 담당을 했던 윤제문이 몇 차례 대통령이 바뀐 90년대에서도 장관을 하고 있는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가 과연 진정한 민주주의의 모습인지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이렇게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자리를 그려내면서도 그 사이 사이에 다양한 메시지를 담으려다 보니, 무엇하나 정확히 감독이 뜻했던 메시지가 전달되기 힘들었다.

충분히 좋은 영화였지만 관객들에게 다가서기엔 다소 거리감이 있었던 영화 <나의 독재자. 감독의 전작이었던 <천하장사 마돈나, <김씨표류기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왔던 이해준 감독의 시도는 <나의 독재자에서도 유효했지만, 메시지가 너무 많아 다소 아쉬운 지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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